【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강연을 하러 다니다 보면 많이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보통 실험이 소규모로 진행되는데 이 결과를 실제 큰 단위의 돈이 걸린 선택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냐는 것이다.사실, 행동경제학에서 나오는 실험이 그대로 현실에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강력한 의문들이 있다.괴짜 경제학으로 널리 알려진 시카고대학의 경제학자 스티븐 레빗은 2007년 실험실에서의 연구결과가 현장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해 연구를 한 바 있는데, (steven D. Levitt, Viewpoint: On t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우리나라는 유독 유행을 많이 타는 듯하다.트렌드에 민감한 민족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유행에 얼마나 민감한지에 대해 국가 간 비교연구를 한다고 하면 아마 앞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다.명품을 포함한 각종 상품에서도 그렇지만 정부 정책 또한 그러하다.최근에 수행하고 있는 정부 용역을 위해 창업 관련한 전문가들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는 육성하고자 하는 산업에 대한 정부정책이 너무 트렌드를 쫓아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예를 들면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대세였던 2~3년 전에는 메타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우리 집은 내가 스포츠를 좋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온 가족이 실제 스포츠를 하는 것을 좋아한다.종목 중에서는 특히 구기 종목을 좋아하는데 세 자녀 모두 가장 좋아하는 종목 첫 번째는 농구이다.이번에 막내 딸이 다니는 학교에서 취미로 농구를 즐기는 학생들로 한팀을 꾸려 엘리트가 아닌 실제 순수한 유소년 여자 초등학교 농구대회에 나간다고 하니, 우리 딸의 열정이 장난이 아니다.대회 출전을 맡은 선생님께서 아직 팀 소집도 안 했고, 선수 모집만 한 상태인데 우리 딸은 벌써 수소문해서 팀 집합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다른 나라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보통 보수와 진보의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는 게 있다.정치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이런 저런 기사를 읽다보면 대선, 총선 등의 굵직한 선거 현장에서는 절대 변하지 않는 양쪽 콘크리트 지지율이 있다.이에 따라 중도층이 어디에 손을 들어주느냐가 승패가 가르게 된다.그런데, 중도층이 어디 손을 들어줄까 고민할 때, 영향을 끼치고자 하는 세력이 있다.바로 언론이다.실제로, 우리나라 언론 중 일부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사실을 보도하기보다는 좌우로 나뉘어서 각자 당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지난 주 프로야구가 개막한 이후, 온갖 자극적이고 희망적인 기사가 쏟아져 나온다.어느 팀이건 갑자기 툭 튀어나온 신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마치 그 팀을 구해 줄 구세주인양 자극적인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고, 여기에 감동 받은 팀의 골수팬들은 커뮤니티에서 넘쳐나는 환희를 주체 못하고 이런저런 다양한 말들을 쏟아낸다.대략 서너 경기를 뛰었을 뿐인데 이런 냄비 근성을 보이는 것은 간절히 팀의 승리를 바라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간절한 희망 때문에 아닌 줄 알면서도 설레발을 치는 모습일 수도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90년대는 우리나라 가요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훗날 후배 가수들에게 영감을 주는 가수들이 튀어나왔던 때이기도 하다.대표적으로 대부분 ‘서태지와 아이들’을 꼽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뮤지션인 신해철이 88년에 데뷔한 이후 본격적으로 자기 음악을 펼치기 시작한 시대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이후 한국 흑인음악과 힙합에 큰 영향을 주었던 듀스가 등장했던 시기이기도 하다.정확히 듀스가 1993년에 데뷔했으니 바로 올해가 데뷔 30주년이다.사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듀스로부터 시작된다.나는 이미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지난 주 면접에서 좋은 사람을 뽑지 못하는 이유가 신뢰성이 매우 낮은 정보를 기반으로 예측할 때, 극단적으로 잘못 예측하는 ‘비회귀 예측’이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얘기를 했었다.이 용어 자체가 이해하기 쉽지가 않은지라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현상 위주로 다시 설명해볼까 한다.비회귀예측의 기본 전제 조건은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그런데, 정보가 거의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사실 심리학에서 이때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키는 몇 가지 편향과 관련된 용어가 있다.그 중 대표적인 것이 초두효과(Pr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최근 내가 운영하는 컨설팅 회사에 아주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채용되었던 두 명의 직원이 일주일만에 바로 퇴사를 했던 적이 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MZ 세대의 특성을 지닌 것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성격은 매우 진중하고 책임감 있게까지 보였다.이유를 들어보니 지금 시작한 일에 대해 앞으로 잘할 자신이 없으며, 오히려 당분간 회사에 피해만 줄 것 같아 그만둔다는 것이었는데 사실 거기에 대해 별로 반박할 말을 떠올릴 수도 없었고 이왕이면 그 직원도 빨리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게 옳을 것 같아서 앞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새 감독에 독일의 스타 출신 클린스만이 선임됐다.이 소식에 많은 축구 팬들이 강한 불만을 가졌으나 한편으로는 우리의 예산과, 한국축구의 위상을 고려할 때 클린스만 감독 정도가 우리가 임명할 수 있는 감독이지 더 명성이 높거나 실력 있는 감독을 모셔오기는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의견도 나왔다.이번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을 보면서 갑자기 ‘다이버시티 파워’ (The Power of Diverse Thinking)에서 소개된 영국 축구협회의 기술자문위원회 (Techn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요새 우리가 흔히 하거나 듣는 소리가 있다.‘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데이터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하다면 데이터를 숫자로 바꿔도 똑같이 말을 할 수 있다.‘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우리는 숫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정확’, ‘정밀’, ‘과학’ 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연상하며, 보다 신중하고 보다 근거가 명확하여 우리가 신뢰할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아마도, 숫자=과학이라는 프레임이 적용하는 것이리라.또 숫자는 말에 대한 대척점에 서 있다.말과 언어는 분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행동경제학 강의를 하면서 내가 이 주제로 계속 하는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다.나의 강의는 행동경제학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고 휴리스틱, 닻내림효과, 소유효과, 각종 편향 등 가장 많이 쓰이는 개념들을 각종 연구결과와 사례들을 통해 자세하게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각종 연구는 주로 미국과 유럽의 행동경제학자들이 행하기 때문에 그 연구, 실험 대상 역시 미국 명문대학교의 대학생, 대학원생이 대부분이다.바로 여기서 나는 시쳇말로 ‘현타’가 오기도 한다.한국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희대의 헛소리를 들었다.‘대장동 일당에 조력한 대가로 아들을 통해 약 50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상도 전 의원이 1심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라고 여기저기에서 기사로 나왔다.50억원을 아들이 대신 받았는데 무죄라고?무죄의 이유는 “아들 계좌로 입금된 성과급 중 일부라도 피고인에게 지급되는 등 사정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 증거만으로 아들에게 지급된 돈을 피고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이다.대한민국에서 50억 정도까지는 뇌물이 될 수 없고 그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사회에 나와 첫 직업을 컨설턴트로 택한지 벌써 20년이 넘은 지 오래다.여전히 정부 프로젝트 위주로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과제를 진행하고 있으니, 이미 인이 박혔을 만도 한데 여전히 발주처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떨린다.특히 중요한 보고를 할 때는 그런 기분이 더욱 들기도 하는데 많은 자리에서 박수를 받고 끝내기도 하지만, 가끔씩 혹독하고 쓴 소리를 들을 때가 있곤 한데 미팅을 갈 때는 혹시 오늘이 그런 날이 아닐까 싶어서 떨린다.그런데 대부분 클라이언트는 논리적으로 허점을 지적하는데, 아주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2주 전 글에서 스포츠 선수를 가진 부모들, 그리고 통계 이야기를 일부 언급했었는데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보도록 하자.사실 프로스포츠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의 경기들은 항상 똑같은 장소에서 치르는 경기도 있지만, 대다수의 경기들은 홈구장 하나와 여타 다른 다양한 어웨이 구장들을 돌아다니면서 치르게 되어 있다.우리네 아이들이 치르는 중고등학교 경기도 매 대회때마다 각기 다른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치르고 있다.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을 만족시킬 수 있으므로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연말연시 정치권을 보면 ‘낙인의 정치’가 판을 치고 있다.물론, 아주 이전부터 ‘누구가 어떤 사람이다’라고 하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거나, 거짓 누명을 만들어내는 일은 쭉 있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낙인을 찍어버리고 우루루 달려가서 린치를 가하는 그런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누누이 말해왔듯이, 이는 온라인 상에서 알고리즘이 강화시키는 확증편향의 결과라고 볼 수 있는데 정치권에서 이를 악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현상이 빈번하게 벌어지게 된다.이렇게 ‘A라는 인물은 이런 사람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행동경제학의 시발점은 누가 뭐라해도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 이 두 사람이다.이 두 사람이 같이 연구하며 행동경제학을 세상에 알리다가 ‘생각에 관한 생각 (원제: Think Fast and Slow)’을 출간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그런데 이 두 사람의 행동경제학 여정을 마치 소설처럼 그려낸 책이 하나 또 있는데, 바로 마이클 루이스의 ‘생각에 관한 생각 프로젝트 (원제: Undoing Project)’이다.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마이클 루이스는 미국에서 꽤 잘나가는 논픽션 분야 스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2023년, 또 새해가 밝았다.예전 같았으면 12지지의 동물만 가리키면서 토끼 해가 밝았다고 했을텐데 언제부터인가 색을 나타내는 10천간을 앞에 붙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검은 토끼’의 해가 밝았다고 떠들어댄다.각설하고, 매년 비슷한 주제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떠들어대도 고객을 끄덕일 만한 주제는 뭐니뭐니해도 작심삼일이다.우리는 새해가 되면서 몇 가지 그럴듯한 목표를 세우지만 역시나 얼마 못 가 두 손 들고 포기하며 원래 생활로 돌아가곤 한다.왜 이런 일이 일어날지 역시 학문적으로 풀어야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2022년 마지막 글을 쓰면서 조금은 거시적인 주제를 다뤄보리라 마음먹고 무엇을 주제로 할 것인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다가 전쟁에 관한 의사결정 얘기를 해 보고 싶었다.행동경제학에서 관심을 가지고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전쟁의 효용성, 참혹함 등이 아니라 의사결정에 관한 부분이기에 ‘트롤리 딜레마’에 관한 얘기를 구체적으로 다뤄보고자 결심했다.그런데, 마침 모 방송국에서 ‘트롤리’라는 드라마를 시작했다고 하여 그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꼼꼼하게 읽어보니 ‘트롤리 (전기기관차에 전기를 공급할 수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날은 추워지고 눈은 펑펑 쏟아지고 있어서 빙판길 조심하라는 안내 문자가 하루가 멀다하고 나오는 지금, 12월은 인사평가 시즌이기에 더욱 춥게 느껴지는 시간이다.인사평가를 받는 직원은 ‘과연 저 사람이 나를 제대로 평가할까’라는 불안감 속에서도 이번에는 누구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동시에 가지곤 한다.인사평가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보다 공정하게 심사를 하고자 할텐데 과연 공정할지, 그리고 본인이 내린 판단에 대해 직원들이 대부분 수용할지에 대해서도 궁금할 수 밖에 없다.평
【뉴스퀘스트=정태성 행동경제학연구소 대표】 대한민국 대표팀의 월드컵은 끝났다.물론 축구라는 종목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월드컵 결승 경기까지 챙겨보겠지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초점을 맞춰서 경기를 보았던 사람들은 잠을 설쳐가면서까지 경기중계를 보지는 않을 것이다.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보였던 극적인 승리, 그리고 부상 투혼을 펼쳤던 여러 선수들과 하나된 모습을 보여줬던 우리 팀은 말 그대로 극찬을 해도 아깝지가 않다.이런 집단적인 감정을 제외하더라도 축구라는 경기는 그 자체로 관중들에게 재미를 주게 되는데 왜 그런지에 대해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