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과거 방북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평양과 지방 지역을 돌아보며 생겼던 의문 중 하나는 ‘왜 북한의 소는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 있을까’ 하는 점이었다.숫자가 많지 않아 드물게 보이지만 평양 근교나 농촌의 들판에 묶인 소들이 하나같이 야윈 모습으로 힘없이 풀을 뜯고 있는 걸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북한 최고의 호텔이라는 고려호텔 로비에는 불고기와 평양냉면을 주 메뉴로 하는 한식당이 있는데, 그곳에서 내놓는 불고기나 숯불구이는 정말 형편이 없는 수준이었다.기름기가 전혀 없어 맛이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북한 노동신문의 선전·선동성 문구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는 ‘총폭탄 정신’이다.주로 ‘수령 결사 옹위’ 운운하는 표현과 함께 사용되는 데, 쉽게 풀어쓰자면 김일성과 김정일·김정은 3대와 그 세습권력을 위해 한목숨 바치자는 얘기다.최고지도자를 위해 스스로 총과 폭탄이 되겠다는 의미라 할 수 있으니 그 비장감이나 결연함은 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소학교(우리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런 사상교양에 세뇌되고 체질화 하다 보니 특히 군 복무 등을 통해서는 절대적이고 무조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의 정치・사회를 지배하는 게 주체사상이라면 경제에선 ‘자력갱생’이 최고의 화두다.오랜 경제난에 시달리다보니 원료부터 생산까지 모든 걸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얘기가 당연한 원리처럼 굳어진 것이다.북한 관영 선전매체에는 “알아서 대주면 좋고 아니라도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난관을 돌파해 나가자”는 격문이나 구호가 단골로 등장한다.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노동당이 경제 기관이나 공장・기업소 등을 비판할 때 자주 쓰는 표현도 “스스로 알아서 할 생각은 않고 위만 바라보면 조건타발이나 하고 있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북한 노동당 부부장인 김여정의 디올 명품백이 논란으로 떠올랐다.그가 7000달러(약 925만원 상당)에 팔리는 고가의 가방을 들고 나선 걸 두고 대북제재 위반이란 지적이 제기된 때문이다.언론 등에서 비판되는 수준을 넘어 유엔까지 정색을 하고 나서면서 예상보다 상황이 더 번지는 모양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의 대북제재위원회는 “북한 지도층이 금지된 고급 승용차와 명품 가방 등 사치품을 반입했다는 점이 포착됐고 제 3국을 우회해 구입하는 경우도 나타났다”고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지난 13일 북한군 탱크부대 훈련장을 찾은 김정은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앞서 6일 서부전선을 찾아 북한군 특수부대 훈련을 참관하고, 이튿날 포병부대 사격 모습을 지켜볼 때와는 판이했다.한미 합동군사연습(3월4~14일)에 대한 대응으로 부심하고 있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이날 하루 웃음 짓도록 만든 건 ‘땅크’(탱크의 북한식 표기)였다.김정은은 대연합부대 간 대항 방식으로 진행된 탱크 기동훈련을 지켜본 뒤 “오늘 땅크병 대항경기에서 처음으로 자기의 놀라운 전투적 성능을 과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이 지난 6일 참관한 북한군 특수부대의 훈련 현장에서 우리 최전방 GP(감시초소)에 대한 기습 타격과 점거를 상정한 전투 장면이 포착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국가정보원 등 정부 부처와 기관에서 잇달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는데다, 미국・일본 등의 전문가 그룹에서도 올 봄 김정은이 심각한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시점에 노골적인 대남 도발 훈련을 벌이고 이를 관영 매체로 공개했다는 점 때문이다.특히 북한은 전투헬기와 로켓포(RPG-7)은 물론 대전차미사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미국 CNN방송의 이슨 조단 국제담당 사장은 북한과의 사업 협의를 위해 지난 1999년 8월 평양을 방문했다.방북 일정을 마친 그는 기자들이 소감을 묻자 “정말 환상적이고 멋진 여정을 가졌다”고 말했다.철저한 통제를 가하는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 당국이 외국 인사나 관광객에게까지 얼마나 깐깐하게 대하는지를 알고 있는 이들은 그의 말에 어리둥절해 했다.조단 사장의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전화와 회의, 업무 일정에 하루 종일 정신없고 심지어 휴가에 가서도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지난해 9월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센터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렸다.북러 무기 밀거래와 대북 위성기술 제공 등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 회담장 나타난 김정은은 긴장한 빛이 역력했다.그런데 그가 활짝 웃는 장면이 연출됐다.푸틴의 제안으로 함께 전용차량인 ‘아우루스’(Aurus)의 뒷자리에 올랐을 때다.김정은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신기해하며 이것 저것 궁금한 것을 물었다.그의 얼굴에는 부러워하는 표정이 드러났다.북러 정상회담이 열리고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의 딸 주애 챙기기는 각별하다. 10살 안팎의 어린 아이를 미사일 시험발사장과 군 퍼레이드 행사에 동행시킨다. 북한 선전매체는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지칭하며 한껏 치켜세운다.이런 모습은 자신의 대를 이어 4대 세습 권력자로 주애를 자리하게 하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올해 40세를 맞은 김정은이 굳이 어린 딸에게 후계수업을 시키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걸 두고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지만 속마음은 김정은만이 알법하다.김주애가 함께하는 김정은의 오・만찬 행사장에서는 눈길을 끄는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해 벽두부터 대남대립각을 바짝 세우고 있다.7차 핵 실험 가능성이 거론되고 극초음속미사일과 신형 순항미사일, 최전방 지역의 방사포(다연장로켓, MLRS)를 동원한 군사도발과 위협이 긴장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아예 남한과는 담을 쌓고 살겠다는 작심인 듯 남북관계를 ‘대적(對敵)’으로 가져가겠다고 공언하고 ‘국가 대(對) 국가’로 지내자고 나서고 있다.북한은 지난해 7월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비난 담화 때부터 그동안 ‘남조선’으로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북한의 통계수치 발표를 접할 때는 정신줄을 놓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자칫 한 눈 팔거나 딴생각을 하다가는 경제실상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경이로운 세상’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지난 연말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노동당 제8기 9차 전원회의(12월 26~30일)에서 2023년 한 해 동안의 ‘경제 성과’를 밝히는 연설에서는 놀라운 수치들이 제시됐다.북한 관영 선전매체들은 “인민경제 전반에서 이룩한 괄목할 만한 성과들이 개괄됐다”고 전하면서 알곡생산 103%, 전력・석탄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과거 방북 취재길에 북한 당국이 제공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며칠간 타 본 적이 있다.단장급 인사라며 나름 좋은 걸 골랐다고 하지만 30년 이상 된 낡은 차량이었다.자주색으로 다시 도색은 한 건 물론이고 실내에는 예전 시골 장판과 같은 것으로 매트를 대신하고 있었다.문제는 노후가 심해 배기가스가 차량 내부로 스며드는 것이었다.쌀쌀한 겨울 날씨에 문을 열 수도 없는 상황이라 매운 눈을 겨우 참아내고 있었는데, 기사와 안내원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태연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올 한해 가장 관심을 끈 북한 관련 이슈는 김정은의 딸 주애가 과연 후계자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핵과 미사일 도발 등으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불러 모았지만 10살 김주애가 모든 걸 삼켜버린 블랙홀이자 신-스틸러(scene-stealer)로 자리한 것이다.지난해 11월 18일 아버지의 손을 잡고 평양 순안공항 활주로에 등장하면서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주애는 1년 만에 북한 4대세습의 후계자로 자리 잡아 가는 형국이다.당시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 했는데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미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고 있는가’라는 칼럼을 통해 한국의 출산율 저하로 인구 감소를 우려하면서 “한국이 유능한 야전군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출산율 1.8명을 기록하고 있는 북한이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뜬금없는 남침 이야기지만 해외 칼럼니스트가 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한국의 인구 위기가 심각한 건 사실이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의 3분기 합계 출산율은 0.7명으로 1년 전에 0.1명 줄어들 정도로 감소세가 크다.한국의 출산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북한 김정은이 군사정찰위성 발사 성공에 살맛나는 나날을 보내는 모습이다.지난 21일 밤 전격적으로 쏘아올린 정찰위성이 궤도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도 평가하는 상황이 전개되자 북한은 연일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 듯하다.그 중심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있다.그는 발사 이튿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산하 평양종합관제소를 찾아 “공화국 무력이 이제는 만 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 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쥐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핵과 그 투발수단인 대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평양의 광복거리상업중심은 북한의 대표적인 쇼핑센터다. 옛 광복백화점의 명성을 잇고 있는 이곳에선 식품류와 먹거리부터 전자제품과 화장품・의류까지 웬만한 물건은 다 살 수 있다.노동당 고위 간부나 군부 장성급 등 특권층의 경우 별도의 특별공급(배급)이나 외화상점 이용 등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김정은 체제 들어 새롭게 등장하거나 리모델링한 백화점, 또는 대형 슈퍼마켓 형태의 쇼핑센터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매한다.물론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방 거주 주민의 경우 이동의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 동지께서 압록강 다이야공장을 현지지도 하시고 생산 정상화에 대한 말씀을 주시었다.”북한 조선중앙TV의 간판급 아나운서 이춘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정 보도를 전담한다. 늘 톱뉴스를 장식하는 김정은 관련 소식은 주로 ‘현지지도’라 불리는 공장・기업소와 군부대 등의 현장방문이 비중 있게 다뤄진다.그런데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접하다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표현이나 단어가 적지 않게 등장한다. 꽤 오랜 기간 익숙해진 경우가 아니면 잘못 이해하거나 실수를 하는 일도 벌어진다.김정은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김정은의 지난달 러시아 방문은 코로나로 중단됐던 북한의 정상외교가 ‘정상화’ 됐음을 보여준다. 오랜만의 외유인 만큼 러시아 현지 언론뿐 아니라 외신들의 관심이 한꺼번에 쏠렸다.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나 보스토치니 우주센터 방문 등 일정 못지않게 주목받은 건 김정은이 탄 전용열차와 방탄차량이다.짙은 녹색을 띠는 전용열차는 김정은의 이동수단으로 만이 아니라 업무와 회의, 침식을 하는 공간으로 화제를 모았다. 실제 김정은은 러시아 체류 기간 중 호텔이나 초대소를 이용 않고 열차 내에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한여름 된서리를 맞은 북한 총리 김덕훈이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정은 앞에서도 기세 좋게 행동하던 그가 초췌한 행색에 극도로 움추린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김덕훈 총리는 지난달 21일 태풍 피해로 제방 둑이 터진 안석 간석지 침수 때문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최근 몇 년 어간에 김덕훈 내각의 행정경제 규율이 점점 더 극심하게 문란해졌다”는 질책을 받았다. “틀려먹은 것들”이란 거친 말도 들었다.이 정도로 김정은이 화를 냈다면 북한에서는 ‘철직’(보직해임)은 물론
【뉴스퀘스트=이영종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북한연구센터장 】 김정은이 폭발했다. 태풍 카눈으로 인한 피해 등 연이은 재난을 인재(人災)라고 규정한 뒤 핵심 측근인 노동당 간부들에게까지 막말성 비판을 가하고 나선 것이다.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분노를 그대로 드러낸 건 지난 21일 서해 남포 지역 안석간석지를 방문한 자리에서다. 우리의 인천에 해당하는 최대 항구도시인 이 곳은 제방을 막아 농경지를 조성했는데 둑이 터지면서 넓은 논이 침수됐다.북한 관영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에는 허벅지까지 물이 들어찬 침수지점에 들어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상황을 살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