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건위서 공원화 지정...올해 말까지 매각 내년초 대금 지급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올해 9월 1일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의 올해 9월 1일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대한항공이 한옥호텔을 짓겠다며 매입했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가 우여곡절 끝에 결국 서울시로 넘어가 공원으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제3자 매입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으로, LH가 송현동 땅을 확보하면 시유지와 맞바꾼다는 계획이다.

김학진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7일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도건위) 회의에서 송현동 땅을 공원으로 지정하는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3자 매각방안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올해 말까지 해당 토지를 매각해 내년 초까지 대금을 회수하기를 희망하는 점을 고려해, 대한항공이 일단 LH에 토지를 매각하는 방안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단 LH가 부지를 매입하고 대금을 대한항공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에 맞춰 서울시·대한항공·LH공사는 부지매입과 교환절차를 세부적으로 논의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전에 해당 부지를 수용할 경우 보상금액을 4670억원으로 산정해 제시한 바 있으나, 3자 간 협의를 계기로 가격은 재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감정평가 방식에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인데, 이 과정에서 가격이 4670억원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한때 서울시는 불가피하다면 국토교통부 소속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신청을 내는 방식으로 강제수용을 추진할 수도 있음을 시사해왔으나, 이날 제3자 매각방식의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힘에 따라 강제수용 검토는 일단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소송 등으로 지연될 우려가 큰 강제수용 방식이 아니라 3자 매각방식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어, 합의안이 도출되면 공원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전액 현금을 내고 송현동 땅을 LH공사로부터 넘겨받는 게 아니라, 이 땅과 가치가 비슷한 유휴 시유지를 넘겨 맞바꾸고 차액만 정산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이렇게 되면 시유지가 LH로 넘어간 후 개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개발이 가능하도록 해당 부지의 지목이나 도시계획 등을 변경하는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해 서울시가 다각도로 후보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시 도건위 회의에서는 구체적으로 '문화공원'을 신설하는 안이 상정됐으나, 원안이 그대로 통과되지는 않고 공원을 조성해 공적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으로 수정 가결됐다.

또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이 결정의 고시를 미루기로 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협의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이번 방안을 통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서울 도심의 땅을 공공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켜냈다는 명분과 함께, 원래 계획대로 해당 부지의 공원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실리도 얻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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