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적 차별 여전히 엄존
정부나 금융기관 되레 더 심한 편

자료=연합뉴스
올해 국감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차별을 뜻하는 '유리천장' 여전하다는 지적이 다양하게 제기됐다.(자료=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여성의 사회적 차별을 의미하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엄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특히 이번 국정감사 기간 중 정부 부처와 공기업, 금융기관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그간 정부가 외쳐온 양성평등은 사실상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기울어진 운동장’ 모습이다.

국감을 통해 드러난 유리천장의 민낯을 들여다 봤다

먼저 정부 부처, 고위직일수록 여성차별이 심한 편이다.

대표적 권력기관인 검찰청·법무부에 근무하는 여성 고위공무원은 각각 1명과 2명(2019년 연말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사혁신처로부터 제출받은 ‘여성 고위공무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검찰청은 24명 중 1명(4.2%), 법무부는 42명 중 2명(4.8%)으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검찰청 소속 24명의 고위공무원 중 1명(4.2%)이 여성이었고, 법무부는 38명 중 1명(2.6%)이었다. 법무부 고위공무원은 1년 사이 4명 증가했으나, 여성 고위공무원은 단 1명 증가에 그쳤다.

최 의원은 “검찰청, 법무부가 여성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데 있어 높은 유리천장이 걸림돌이 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여성 임원 진급이 여전히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소속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혁신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고위공무원의 여성 임용 비율은 6.9%(29명 중 2명)로 목표치(7.2%)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의 '유리천장'은 좀 심한 편이다. 2017년 이후 3급이상 여성승진자는 ‘0’(제로)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이래 3급 이상으로 승진한 여성이 2016년 1명 이후 단 한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지자체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경북도청이 좋은 사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기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광명을)이 경상북도로부터 제출받은 '경북도 및 산하기관 직급별 남녀 현황' 국감자료에 따르면 경북도청은 전체 직원 2031명 중 여성직원이 702명으로 31%의 비율을 나타냈다.

그러나 4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 104명 중엔 여성이 4명(3.8%) 뿐이었다. 양 의원은 "고위직에는 여전히 유리천장이 상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국내 116개 금융사 임원 중 여성은 단 5.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23일 8개 금융업권 116개 금융사에서 받은 `2019년 임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금융사 임원 1630명 중 남성 임원은 1544명, 여성 임원은 86명이었다.

업권별로 보면 상호금융은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저축은행의 경우 189명 중 4명으로 2.1%, 증권사는 460명 중 11명으로 2.4%, 손해보험사는 232명 중 11명으로 4.7였다.

대부업은 5.1%였고, 카드사와 은행이 각각 7.4%와 은행 7.8%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생명보험은 11% 높은 편이었다.

민 의원은 "금융업권에 여성 임원 비중이 적다고 늘상 지적되지만 개선이 잘 되지 않고 있다"며 "남녀간 임금격차, 상대적 박탈감 등 문제해결을 위해 스위스의 `임금분포공시제` 등 정책적으로 금융사의 유리천장을 깨는 방안 마련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유리천장을 깨겠다고 누차 강조했다. 특히 국정과제로 2022년까지 여성·이공계 관리자 임용목표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2018년 7월 인사혁신처는 2022년까지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고위공무원단 여성 비율을 10%까지 확대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사실 여성의 공직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2018년 국가직 공무원 여성비율은 50.6%까지 올랐지만 고위직 여성 비율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우리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여성의 사회적 차별을 의미하는 '유리천장'이 없어져 더이상 '양성평등'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에 회자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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