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서 유출사고 7명 중경상
중대재해법 국회통과, 산안법 양형 확대 후 발생

13일 오후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해 119 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3일 오후 경기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화학물질 유출 사고가 발생해 119 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호일 기자】 LG그룹의 주력계열사인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13일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유출사고는 이날 오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LG 디스플레이 R&D 센터를 방문했고 중대재해처벌법의 국회 통과와 법원의 산업안전법 양형기준 확대방침 이후 발생한 사고였기에 이목이 집중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이날 오후 2시10분쯤 화학물질이 유출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LG디스플레이 8공장 3층에서 암모늄 계열의 유해 화학물질이 누출돼 근로자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된 것.

누출된 것은 염기성의 독성물질인 수산화 테트라 메틸 암모늄(TMAH)으로 흡입할 경우 후두부 두통, 구토 등의 증세가 발현되고 증상이 악화할 경우 신경·근육 마비로 이어진다.

반도체 가공 공정에서 세척제 등으로 사용하는 TMAH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무색의 액체로 치명적인 독성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방당국은 장비 12대와 인력 38명을 투입해 사고현장을 수습했으며 오후 2시 45분께 가스 누출 차단 작업을 완료했다.

이 사고로 2명은 한때 심정지 상태에 빠졌지만 회복해 중상 2명과 경상 5명 등 총 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이에 앞서 6년 전인 2015년 1월 12일 이 공장에서 질소 가스가 누출돼 30대 근로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난 적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입장문을 내고 "인명피해가 발생한 부분에 대해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부상당한 임직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사고수습 대책본부를 즉각 설치하고, 유관기관과 적극 협조해 원인 규명 및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예기치 않은 화학물질 유출사고였지만 다행히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아 회사측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특히 이날 오전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최초로 온라인으로 개최되는 CES 2021 참가기업을 격려하고 OLED 최대실적 달성에 기여한 기업을 격려하기 LG 디스플레이 R&D 센터를 방문한 날 터진 사고였기에 당혹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R&D 센터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해 사고가 발생한 파주 공장과는 거리상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장관이 방문한 당일 인명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진다.

중대재해법의 국회 통과로 회사 대표가 구속될 수 있다.

올해부터 50인 이상 사업체에서 1명 이상이 숨지거나 석 달 이상의 요양이 필요한 부상자가 동시에 2명 이상 발생하는 등 중대 재해가 나면 기업과 경영자도 처벌받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대법원도 양형기준을 상향조정해 처벌수위를 높여 산업재해에 대한 엄벌의지를 보였다. 법원이 12일 공개한 양형기준에 따르면 유사 사고를 내거나 다수의 피해자를 발생시킨 경우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엄격히한 것.

산안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의 양형기준은 전반적으로 기존보다 1~2년가량 늘었다.

기본 양형기준은 징역 1년~2년 6개월로 정해졌지만 감경·가중 요인에 따라 징역 6개월~1년 6개월, 2~5년으로 줄이거나 늘릴 수 있도록 한 것.

아무튼 산업현장에서 노동자들은 안전해야 한다.  다치지 말고 죽어서도 안된다.  이번 LG디스플레이  유출사고는 사망자 없이 수습되고 있지만 산업재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앙과 지방, 장소와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발생해 보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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