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부담에 각종 특혜 사라져, 미일독 기업들 미련없이 바이바이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중국은 지난 세기 말까지만 해도 외국 자본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중국에 진출하지 않는 기업의 경영진은 바보로 통할 정도였다.

하기야 중국에 진출할 경우 당장 눈에 보이는 이점만 해도 엄청나게 저렴한 인건비와 각종 특혜 등이 있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 금세기 들어 쾌속 경제 발전을 이룩하면서 마침내 G1을 목전에 두게 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언제 그랬나 싶게 상황이 변하고 있다.

영화 ‘영광의 탈출’을 생각나게 만들 만큼 외자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다.

‘차이나 엑소더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인건비가 엄청나게 올랐다.

여기에 각종 특혜는 완전 ‘여름철의 얼음 녹듯’ 사라져버렸다.

중국 때리기에 여념이 없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미 행정부의 압박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한몫 이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차이나 엑소더스’의 분위기에 불을 단단히 지피고 있다.

이익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들이 중국에 머무를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중국 내 외국계 기업들의 탈출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경제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만큼은 이런 현상과는 무관한 듯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그랬다.

하지만 용빼는 재주 없다고 요즘 들어서는 선전에서마저도 ‘차이나 엑소더스’가 일상이 되고 있는 느낌이 없지 않다.

마지막 보루가 흔들리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진짜 그런지는 최근 몇 개월 동안의 엑소더스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광둥성 선전의 한 외자계 기업의 공장 전경. 최근 외자 기업들의 선전 엑소더스로 미뤄볼 때 이 공장의 미래도 밝다고 하기는 어렵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베이징 경제 소식통의 8일 전언에 따르면 우선 미국의 유명한 공구회사인 스탠리 블랙 엔 데커의 행보를 꼽아야 할 것 같다.

선전에서 10여년 이상 공장을 운영했으나 지난해 10월 미련 없이 엑소더스에 나섰다.

그동안은 치솟는 인건비에도 수익이 상당히 나면서 버텼으나 최근 경영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황급히 ‘영광의 탈출’에 나섰다.

미국 당국의 압박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무라타(村田)제작소의 탈출 역시 꼽아야 할 것 같다.

지난 15년 동안 자회사인 성룽커지(升龍科技)를 통해 매년 나름 상당한 매출액을 올렸음에도 향후 비전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사업을 접었다.

올해 들어서는 해닝(Hanning) 브랜드로 유명한 독일의 해닝 모터스가 가볍게 짐을 쌌다.

해닝의 경우 선전 내 상징적인 독일 브랜드였다는 점에서 유럽연합(EU) 기업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탠리 블랙 엔 데커 이전에도 적지 않은 외국계 기업들이 선전을 떠난 바 있다.

이를테면 올림푸스, 필립스, 삼성전자, 엡슨 등을 더 꼽을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나 같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선전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 입장에서 놓치기 아까운 기업들이라고 해도 좋다.

이처럼 외국계 기업들이 선전 엑소더스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원가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

특히 전 대륙에서 가장 높은 인건비에 따른 부담은 거의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온갖 혜택이 다 없어진 상황인 점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선전을 떠나는 외국계 기업들이 눈을 돌리는 새로운 투자처로는 단연 인도와 베트남 등이 급속하게 떠오르고 있다.

해닝 모터스와 삼성전자 등이 예상대로 둥지를 틀었다.

이제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선전도 외국계 기업의 파라다이스가 아니라고 단언해도 틀리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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