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속 배우 윤여정. [사진=판씨네마 제공/연합뉴스]
영화 '미나리' 속 배우 윤여정. [사진=판씨네마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오광수 대중문화전문기자】 영화 ‘미나리’가 골든 글로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 아이작 정 감독(한국명 정이삭 · 43)이 연출한 이 영화가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그것도 모자라 4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도 점쳐지고 있다.

할리우드 외신들은 골든 글로브의 수상으로 순자로 열연한 윤여정의 여우조연상을 비롯하여 스티븐 연의 남우주연상, 한예리의 여우주연상 후보 지명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 아칸소 주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민2세인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에 유년시절의 경험을 녹여내서 미국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는 197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제이컵’(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 부부와 두 자녀, 그리고 딸 모니카를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할머니 ‘순자’(윤여정)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 영화에서 너무나 자연스런 어머니이자 할머니 역으로 열연한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현재까지 윤여정이 받은 여우조연상은 전미비평가협회상, LA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총 26개에 이른다.

정말 늘그막하게 상복이 터진 것이다.

사실 그동안 윤여정이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가진 배우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소위 ‘김수현 사단’으로 분류되면서 많은 드라마에 출연해왔지만 영화배우로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물론 몇몇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연기력을 펼쳐보이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생활인으로서의 연기자라는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윤여정은 ‘미나리’를 통해 새로운 어머니상을 정립했다.

과거 김혜자나 김혜숙 등이 국민 엄마로서 자리를 굳건히 해왔다면 윤여정은 또 다른 이미지를 가진 국민엄마다.

지적이면서도 냉철한 현대적인 국민엄마의 모습이랄까.

윤여정은 여러 편의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진일보한 국민 엄마로서 새로운 경지를 열었다.

그리고 ‘미나리’를 통해서 그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번 영화에 캐스팅 된 여러 가지 이유 중에서 그녀가 능통한 영어구사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오광수 대중문화전문기자.
오광수 대중문화전문기자.

극중에서 유창한 영어구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를 찍으면서 영어소통 능력은 필수였다.

그녀의 영어능력은 조영남과의 결혼 이후 13년간에 걸친 미국생활의 결과물이다.

우리 사회가 70~80년대 산업화 시대와 높은 학구열의 결과물로 선진국 대열에 오르면서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 역시 고학력과 지적인 능력을 갖춘 어머니들로 빠르게 세대교체를 이뤘다.

그런 이유로 윤여정은 전세대와 구별되는 현대적인 국민 엄마로 등극한 것이다.

70대의 노배우가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여주조연상을 수상할 것인가?

영화 ‘미나리’에서 펼쳐 보이는 윤여정의 자연스럽고도 깊이있는 연기를 보면 반드시 그럴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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