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 칼럼리스트】 다시 와인으로 돌아가자. 데스트톱 PC에서 모바일로 주 이용 도구가 바뀌면서 2010년을 전후하여 와인앱이라는 것이 등장했다.

비비노(Vivino), 디택터블(Detactable) 등 다양한 앱이 등장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 비비노가 세계적인 강자로 떠오르는 것 같다.

그런데 이들 앱이나 사이트들을 이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와인 정보와 가격 검색에서 정보의 정확도에 대해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작정 믿다가는 낭패를 당하거나 괜시리 불쾌해지는 상황을 겪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와인 가격과 관련해서는 더더욱 그렇다.

Vivino 앱.
Vivino 앱.

와인닷컴은 자신들이 직접 전자상거래를 하기에 와인 가격이 자신들의 실판매가격이니 정확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사이트나 앱은 와인 구색이 세계 최대라고는 하지만 자신들이 판매하지 않는 와인은 정보 제공을 거의 하지 않기에 검색되지 않는 와인들이 더 많다는 단점이 있다.

와인서쳐닷컴은 검색 엔진으로서 전세계 와인 소매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들에서 정보를 수집하기에 자신들이 판매하지 않는 상품도 검색이 되고 가격의 정확도도 높은 편이기는 하나 실제 구매하려고 시도해보면 해당 소매점들에서 일부러 가격을 낮추어 올려놓은 경우가 많아 실제 구매가 그 가격으로는 안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최저가로는 구매가 거의 불가능하고(이 최저가를 믿었다가는 국내가와 너무 차이가 나서 괜히 기분만 나빠질 수도 있다.) 최소한 평균가 이상의 사이트에 구매발주를 의뢰해야 하는데 여기서도 주의할 것이 표시된 가격이 소비세나 부가세 같은 세금과 배송비가 포함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와인서쳐 모바일 버전.
와인서쳐 모바일 버전.

따라서 와인서쳐의 검색 가격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소매점의 와인 가격과 비교하면 그 차이에 입이 떡 벌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국내 수입사나 소매점들이 지나치게 마진을 많이 보기 때문이 결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고객 유인을 위해 일부러 낮은 가격을 제시했을 수도 있고 기타 세금(소비세가 나라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5%~25%가 된다.)이나 운송비가 고려되지 않은 가격일 확률이 아주 높다.

더구나 세금도 우리의 경우 국내에서 구매하려면 FTA 체결국일 경우 약 55% 수준, 미체결국일 경우 약 70%에 해당하는 주세나 관세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기에 이것을 포함하여 국내 가격과 비교를 해도 해야 한다.

해외 직구로 와인을 구매할 경우 1년에 개인이 구매할 수 있는 총량과 총금액이 정해져 있고 그 양을 넘으면 세금을 내야 한다.

따라서 어쩌다 한두 번은 모르지만 지속적으로 해외해서 구매한다고 가정할 경우 정상적으로 세금을 내야 하는데 일단 해외 사이트를 검색하여 비교할 경우 그 검색 가격 중에서도 평균가 이상의 가격에 2~2.5배 정도를 곱해야 해외 직구를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국내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 된다.

그리고 해외 소매점 사이트에 따라서는 해외 수출이 불가능하여 주문해도 우리나라에서 구매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비비노(Vivino)는 운영방식이 처음에는 앱 이용자들이 와인 상품 정보를 검색해보고 없으면 라벨 사진을 찍어서 올려 놓으면 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능에서 이용자들이 직접 구매(가격) 정보와 평가정보를 올리도록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구조로 발전하더니 지금은 자신들이 와인을 직접 판매하는 상거래 기능까지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는데 문제는 소비자들이 올리는 와인 정보이기에 사실에 가깝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상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미 국내 맛집 검색 사이트 등을 통해 경험한 것과 같은 허수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비노가 직접 판매하는 와인 이외의 와인의 가격 정보는 신빙도가 많이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많이 판매되는 와인이 아닌 경우에는 와인 생산자나 마케터가 소비자를 가장하여 가격을 일부러 높게 형성시켜 놓는 경우도 있고 역으로 경쟁사가 상대방 와인의 가격이나 평점을 터무니없이 낮게 올려놓아 소비자가 구매하지 않게 유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비노 검색을 할 때는 평가한 사람 수가 얼마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모수가 너무 낮으면 정보가 왜곡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구정에 와인 소매점을 운영하는 지인이 300병이나 되는 와인을 판매했다가 비비노 때문에 반품받았다고 한다.

이유는 국내에서 소매가가 3만 원 안팎에 판매하는 와인이지만 대량 구매인 데다가 고객 확보 차원에서 선물포장까지 해서 대폭 할인해서 납품을 했는데 비비노에서 2000원 안팎으로 검색이 되었기 때문이란다.

현지 수출가만해도 그보다 훨씬 높은데도 불구하고 졸지에 이 소매상은 소비자를 속인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선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선물 받는 사람이 행여 비비노에서 검색을 해서 선물의 가격을 알게 되면 선물하는 사람의 성의와 상관없이 형편없는 와인을 선물한 셈이 되니 당연히 반품을 할 수밖에 없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문명의 이기가 오히려 왜곡된 정보로 인해 해악을 끼치는 사례가 되어 버린 사례다.

유기농에 비건 와인인 이 와인의 경우 해외 현지에서도 그 가격대로는 도저히 구매할 수는 없는데도 비비노는 소비자들이 올린 정보를 기반으로 한다는 믿음이 일부 와인 소비자들에게 있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 와인을 블라인드로 테이스팅해 보면 와인전문가들이나 애호가들이 최소한 3만원대 와인이라고 평가하는데도 비비노 정보가 그렇게 검색이 되니 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왜곡 정보를 올린 사람 말고 누구도 탓할 수가 없지만 이런 현상이 자꾸 발생하게 되면 세상에 첫 출시되거나 크게 알려지지 않은 와인들은 생산회사가 일부러 사람들을 동원하여 와인 가격을 높게 올려 놓을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와인이 수입국에서 현지 파트너들을 통해 잘 판매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수입사들은 자꾸 검색이 되지 않는 와인들을 찾아 수입하게 되는데 그러면 그 와인의 품질이 반드시 좋다는 확률은 역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왜곡된 정보를 믿고 소비하는 행태가 반복될 경우 생산자와 수입사들은 이에 대응하여 정상적이지 않은 수단을 발휘하게 되고 이는 결국 그 폐해가 소비자들에게 가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소비자 불신이 증폭되면서 시장 전체의 실패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소비자도 제대로 알고 판단을 필요가 있다.

시장 참여자로서 소비자의 올바른 판단은 권리이자 의무일 수 있다.

무작정 온라인 정보를 과신하면 안 되고 그 진실성 여부를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온라인 정보는 참고사항일 뿐 거기에 부가되는 나라별 상황이나 배경 조건들을 감안하여 현명한 판단을 소비자는 해야 하고 생산자나 유통업자들은 최대한 정직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세를 가질 때 가성비 좋은 와인을 즐기는 와인 소비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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