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분석한 책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유시민의 삶을 온전하게 담아내는 평전이자 한국 현대사 60년을 담아낸 역사서 '유시민 스토리'가 출간됐다.

5·16쿠데타, 1980년 민주화의 봄, 6월민주항쟁과, IMF 사태,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꿈과 좌절, 촛불혁명 그리고 ‘조국 전쟁’에 이르기까지, 1959년에 태어난 유시민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은 대한민국의 현대사 60년의 가장 극적인 사건들과 함께 했다.

이 책은 정치판이라는 광장의‘검투사’로 살아온 유시민의 삶, 1959년생인 그가 꿈꾸었던 세상과 그의 투쟁과 실수와 전망을 통해서,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평전이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에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유시민이 걸어왔던 정치 여정을 통해 그 방향을 모색한다.

이 책은 유시민이 살아온 인생을 7개의 주제어를 가지고서 분석한다.

첫째로 출생의 행운-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의 모습을 동시에 가진 출생은 행운이었을까?

둘째 민중 경험과 혁명에 대한 풍문-날카로운 첫키스와 같았던 야학과 민중경험은 그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셋째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하여-노무현과의 만남과 헤어짐.

넷째 냉정과 열정 사이-‘싸가지’의 근원은? 합리주의가 계몽주의에 빠질 때.

다섯째 어떻게 살 것인가?-책임과 욕망 사이의 생존 전략, 그는 ‘피리 부는 사나이’가 되기로 한다.

여섯째 촛불혁명의 파도 속에서-다시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의 문제, 잘못 꿰인 단추들과 조국 전쟁.

일곱째 다시 광장에 서서-슬픔과 노여움은 사회적 자본이 될 수 있을까?

이책은 지난 60년의 한국 현대사를 유시민이라는 인물에 투영해서 정리했다.

단순한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쾌하고 삐딱하고 열정이 넘치는 유시민이라는‘문제적 개인’이 가지는 사회적·역사적인 긍부정의 의미를 폭넓은 자료 수집과 통찰력이 넘치는 분석으로 입체적으로 추적한다.

다음은 이 책에서 뽑은 핵심 대목들이다.

--- 유시민은 출생이라는 제비뽑기에서 운이 좋게도 ‘행운’을 뽑았다고 했다.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었기에 보수 진영으로부터 ‘극좌 양아치’로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고, 또 원칙을 고집하는 지조를 가졌기에 진보 진영으로부터는 ‘극우 꼴통’으로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는 특성을 출생과 함께 동시에 가지게 된 것을 ‘출생의 행운’이라고 표현한 셈이다. (본문 48쪽)

--- 유시민에게 야학 활동을 통한 민중 경험은 짜릿하게 떨리던 첫사랑이었다. 이 첫사랑이야말로 우리네 인생에서 가장 본질적인 의미가 있다고 유시민은 말한다. 그는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인 소설 <죄와 벌>에서 이어지는 이 첫사랑을 통해서 약자에 대한 배려라는 진보주의의 미덕을 가슴 깊이 새겼다. 그리고 이렇게 새겨진 첫사랑의 순정은 장차 그가 살아갈 인생의 갈림길마다 중요한 지침으로 작동한다. (본문 68쪽)

--- 그러나 그 어떤 것보다도 큰 시련 하나가 가장 빠르게,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무섭게, 슬프게, 분노하게, 그렇게 그에게 닥쳤다. 그에게 ‘단 하나였던 사람’이 죽었다. 누군가는 그랬다. 슬픔이라는 경험에서 가장 좋은 건 미처 알지 못했던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라고. 과연 유시민은 이 슬픔 속에서 무엇을 배울까? (본문 150쪽)

--- 계몽주의의 함정은 자기가 틀렸음을 인정하지 않을 때 치명적으로 작동한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자기 주변에는 고양이가 없다는 믿음을 고집하는 쥐는 언젠가 고양이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본문 197쪽)

--- 유시민이 인터넷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아이디)은 ‘처음 마음(초심)’을 줄인 ‘첨맘’이다. 그는 ‘첨맘’이라는 닉네임을 노사모 활동 때부터 사용했는데, 그 뒤로 줄곧 ‘첨맘’을 자기 이름으로 내걸었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지키기 위해서 ‘화염병을 들고 바리케이트 앞으로’ 뛰어들었던 개혁국민정당 때에도 그랬고, 그의 팬클럽 카페인 ‘시민광장’에서도 그랬으며, 또 노무현이 멀리 떠난 뒤 국민참여당에 참여하면서도 그랬다. (본문 216쪽)

--- ‘언제나 웃는 멋쟁이 피리 부는 사나이로 살려면, 작가인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슨 내용을 책에 담아야 할까? 나의 어떤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야 할까?’ 이것은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해할 것인가, 그래서 다른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하는 질문이기도 했다. (본문 221쪽)

--- 아무리 피리를 불며 웃는다 하더라도, 또 낚시를 하며 머릿속을 비운다 하더라도, 평생 슬픔과 분노를 누르며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계속 불어나기만 하는 강물은 언젠가는 강둑을 넘는다. 슬픔도 마찬가지다. 슬픔이 목구멍으로 치밀어 바깥으로 나올 때, 그 슬픔은 분노가 되고, 분노는 행동이 된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행동은 운동이고, 운동은 힘이 세서 때로는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뉴턴의 운동법칙과 역사가 증명했듯이. (본문 259쪽)

--- 머리를 처박고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말할 때의 세상과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바라볼 때의 세상은 다르다. 전혀 다른 두 개의 세상이다. 술래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세상에 산다. 밀실에서 상상하는 광장과 광장에서 보는 광장은 왜 다를까? 또 광장에서 상상하는 밀실과 밀실에서 느끼는 밀실은 왜 다를까? 이 두 세상이 하나로 합쳐질 수 없을까? 합쳐지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사는 방법은 없을까? 다시 광장에 서는 유시민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본문 318쪽)

--- 길은 문명이다. (...)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생명의 물이 흐르는 곳으로 나아가는 길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 한국 사회의 지도자가 할 일은 이 ‘길 만들기’를 이끄는 것이다. (...) 이 ‘길 만들기’가 유시민이 이루고자 하는 ‘사람 사는 세상’의 꿈과 어떻게 겹쳐질지, 어떤 정치인 못지않은 장점과 실패의 경험과

사회적 자본을 가진 유시민이 이 ‘길 만들기’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일지, 드넓은 지평선을 앞에 둔 우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또 유시민에게 질문할 자유가 있다. (본문 341쪽)

저자 이경식은 『이건희 스토리』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은 전기작가이자 번역가다.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경영학과와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0년대 초에 대학교에 다녔으며, 연극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사회운동에 눈떴고, 졸업후에도 문화운동을 했다.

그 기간은 전체 인생에서 그다지 길지 않았지만 나머지 인생의 큰 방향을 결정했던 것 같다.

연극과 영화를 하기도 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고, 번역 작업으로 가정경제를 꾸리는 가운데 틈틈이 책을 쓰면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고 노력했다.

연극 <동팔이의 꿈>·<춤추는 시간여행>,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나에게 오라>, 드라마 <선감도>, 칸타타 <금강>, 오페라 <독도 인 더 헤이그> 등의 대본을 썼으며 6월민주항쟁 30주년 기념음악극 <6월의 노래, 다시 광장에서>의 대본과 가사를 썼다.

펴낸 책으로는 에세이집 <치맥과 양아치>·<1960년생 이경식>·<나는 아버지다>·<대한민국 깡통경제학>·<미쳐서 살고 정신 들어 죽다>·<청춘아 세상을 욕해라>, 역사소설 <상인의 전쟁>, 평전 <이건희 스토리> 등이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 <소음과 신호>, <전략의 역사>, 안데르센 자서전 <내 인생의 동화>, 카사노바 자서전 <불멸의 유혹>, 오바마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워런 버핏 자서전 <스노볼> 등 13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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