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흰소리 그만하고 이 부회장의 탄탄한 인맥 활용해 백신 도입하면 어떨까?

【뉴스퀘스트=박민수 대표이사】 ‘K방역 좋아하시네! 백신 수급은 거의 르완다 수준이다.’

최근 저녁 자리에 모인 지인들은 정부의 백신 수급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실제로 백신 수급을 둘러싸고 불안한 뉴스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올 2분기에 도입 예정이라던 모더나 백신 2000만명 분도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다.

미국이 얀센 백신 접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정부의 백신 수급은 더 꼬일 가능성이 커졌다.

자고나면 차질을 빚고 있는 백신 도입에 백신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치면서 백신 접종 속도는 거의 굼벵이 기어가는 수준이다.

‘K방역’을 자랑하던 정부의 백신 수급과 접종 성적은 세계 100위권 밖이라는 조롱과 평가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15일 24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수는 137만9000여명, 하루 접종자수는 9만여명이다.

대한민국 인구가 현재 대략 5180여만명이라 치면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2.6%에 불과하다.

이 상태로라면 전 국민이 모두 백신을 맞는 데는 무려 560여일, 2년여 가까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심지어 일부 외신은 한국의 집단면역이 앞으로 6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했다.

이처럼 백신 접종 속도가 완행열차처럼 더딘 이유는 정부가 제때 백신을 구하지 못한 게 근본적인 원인이다.

다른 나라들이 발 빠르게 백신을 찾아다닐 때, 우리는 K방역만 앞세운 채 넋을 놓고 있었다.

이에 반해 정보기관 모사드까지 동원, 가장 먼저 백신 확보에 나섰던 이스라엘은 백신 접종률이 60%를 훌쩍 넘었다.

덕분인지 이스라엘은 18일부터 야외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는 소식이다.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긴 영국도 최근 마스크를 벗고 일상으로 복귀한 시민들의 모습을 전했다.

이처럼 선진국들이 백신 접종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전 세계가 달라붙은 ‘코로나19 백신 전쟁’에서 한국은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고 패전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 가면 느린 접종 속도만큼이나 일상으로의 복귀는커녕 경제 회복 시점도 경쟁국들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 전대미문의 코로나19 사태를 끝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백신 접종 밖에 없다.

백신 접종을 외면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만으로는 늘어나는 확진자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없다는 점은 지난 1년여 동안 충분히 증명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 이상 지속됐지만 확진자수가 감소하기는 커녕 최근 하루 600~700명대로 느는 등 국민들의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는 코리아를 못 이긴다’, ‘백신 수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는 등의 ‘흰소리’는 그만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백신확보를 위한 국가적 총력체계를 구축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듣기 좋은 말만 듣지 말고 의료계, 학계의 전문가는 물론 야당까지 포함하는 민관 합동의 ‘한미백신협력대표단’ 파견과 ‘백신 스와프’ 추진 등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 풀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민관이 합동으로 나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지난해 고인이 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굴지의 글로벌 기업 회장이면서 IOC 문화위원과 재정위원으로 활동한 이 회장은 동료 IOC 위원과 쌓은 친분을 활용, 강원도 평창이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공을 세웠다.

이 회장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1년 남아공 더반 IOC 총회까지 1년 6개월여 남은 기간에 170일이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명분으로 이 회장만 ‘원포인트’의 특별사면을 단행해 여론의 눈총을 받기도 했지만.

이에 앞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역시 정부가 아쉬울 때 적극적으로 나서 엄청난 일을 해낸 적이 있다.

1981년 당시 전경련 회장이었던 정 회장은 일본이 ‘따 놓은 당상’이나 다름없었던 88서울올림픽 유치의 주인공이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정 회장은 ‘체육계의 협력을 얻어서 전경련 주도로, 우리 경제인들이 88서울 올림픽을 유치했다고 말해도 크게 잘못된 얘기는 아니다’고 회상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가 다급한 일에 부닥쳤을 때 경제계 인사들에게 손을 내미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말인데 백신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정부가 모양새는 좀 빠지겠지만 현재 수감중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사면하고 ‘백신 대사’로 임명하라는 것은 것은 발칙한 주문일까?

글로벌 기업 삼성의 이 부회장은 모더나와 화이자 등 세계 유수의 제약사 CEO들과 친밀함을 넘어 '빵빵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인맥을 최대한 활용할 경우 정부의 백신 수급에 숨통이 틔일 수도 있지는 않을까?

박민수 뉴스퀘스트 대표이사.
박민수 뉴스퀘스트 대표이사.

그러나 현 정부가 연일 백신 수급을 장담하고 있는 마당에 이 부회장의 원 포인트 사면 후 백신 대사로 활용할리는 만무하다.                                                    

스스로 백신 수급 전쟁에서 패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눈에 빤히 보이는 데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해온 정부다. 

이 와중에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은 하세월이고 심란한 경제에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언제나 그러했듯이 이래저래 죽어나는 것은 돈없고 힘없는 서민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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