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브레이브걸스. [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걸그룹 브레이브걸스. [사진=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연합뉴스]

【뉴스퀘스트=오광수 대중문화전문기자】 해체 직전에 있던 걸그룹 ‘브레이브걸스’가 기적적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인기 걸그룹으로 부활했다.

그들이 새로운 신곡을 냈거나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친 결과가 아니었다.

일부 열성 팬을 자처한 군제대 예비역들이 SNS 등을 이용하여 이슈 메이킹을 해서 되살린 것이다.

가요계에서는 이를 역주행이라고 부른다.

브레이브걸스의 노래 ‘롤린’이 역주행을 시작한 건 올해 봄이었다.

아이돌 댓글 모음 전문 유튜버가 올린 ‘롤린’이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노출된 것이다.

이 알고리즘을 통해 벅스차트 1위를 기록했고, 3일 뒤에는 모든 음원 순위 1위를 석권했다.

이 여파로 활동을 재개한 뒤 1주 차 만에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 그룹이 왕년에 군 위문 공연에 가서 몸을 아끼지 않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올라오면서 네티즌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과거 위문 공연 현장에 있던 군 장병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 “아등바등 살아온 브레이브걸스를 보면서 나 자신이 투영돼 공감된다”는 응원이 이어졌다.

덕분에 이들은 ‘역주행 신화의 주인공’이자 ‘존버의 상징’으로 각광받고 있다. 2016년 출발하여 4년 넘게 활동하면서 정상 근처에 가본 적이 없어서 해체를 준비하던 민영, 유정, 은지, 유나는 요즘 눈코뜰 새가 없다.

가요계에서 역주행은 심심치 않게 있어 왔다.

역주행은 주로 노래가 좋거나,이슈로 전파되거나, 방송을 타면서 화제를 모으고, 다른 가수의 리메이크로 알려지기도 한다.

걸그룹 크레용팝이나 EXID도 역주행의 수혜자였다.

역주행은 왜 생길까?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은 새로운 세대들, 특히 청년세대들의 반란표가 작용했다.

부동산 문제나 권력층 자녀들의 특혜 등 불공정 사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진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몰표가 한 몫 했다.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열매도 따지 못한 브레이브걸스에 대한 열성적인 응원이 이들을 다시 정상에 올려놓았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 사례에서 보듯이 방송이 더 이상 스타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창구 역할을 하던 시대가 끝났다.

오광수 대중연예전문기자
오광수 대중연예전문기자

예전에는 지상파나 케이블 음악방송이 스타를 만들어내는 거의 유일한 창구였지만 이제는 유튜브나 각종 SNS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오히려 방송이 각종 SNS를 통해 양산된 스타들을 재기용하는 기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밖에도 특정 계절이나 크리스마스 등에 역주행하는 노래도 있다.

이를 정기적으로 저작권 수혜를 받는다는 이유로 ‘연금’에 비유한다.

장범준의 ‘벚꽃엔딩 ’과 같은 노래가 대표적이다.

과거 송대관이 부른 노래 ‘해뜰날’처럼 역주행은 ‘쨍하고 해뜰날’이 오게하는 마법과 같은 선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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