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계의 애플, 글로벌 드론 시장의 70% 장악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중국은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최대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고 단언해도 좋다.

엄청난 규모의 시장과 금세기 들어 더욱 폭발적으로 발전한 제조 능력을 감안하면 경제 분야에서는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중국 기업들이 모든 업종의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 최대가 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드론(무인기) 분야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에 소재하는 다장촹신(大疆創新. 영문명 DJI)이 단연 주인공으로 손꼽힌다.

드론 대수 기준으로 보면 2020년 말 130억 달러 전후에 이른 글로벌 시장의 70%를 장악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시장의 30% 가까운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에서만 시장 점유율이 무려 76.1%에 이르고 있다.

2위라는 사실이 쑥스러울 정도로 인텔의 4.1%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미국의 드론 유망 기업으로 유명했던 ‘에어웨어’가 DJI에 밀려 최근 눈물을 머금고 폐업한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었다.

기술과 제품의 가성비에서 도저히 상대가 되지 못했던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비극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DJI의 경쟁력이 발군이라는 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세세한 팩트로 들어갈 경우 DJI의 경쟁력은 더욱 놀랍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등장, 인민군의 행진 대열을 촬영했던 드론의 정체만 살펴봐도 잘 알 수 있다.

DJI사의 ‘DJI 매빅 2 프로(MAVIC 2 pro)’ 모델이 이용됐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목록에 올린 금수 품목이기는 하나 당시 당당하게 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산 드론의 퇴출을 명시한 국방수권법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미국 공군의 특수전사령부(AFSOC)가 2020년 9월 DJI의 드론 57대를 구매한 사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판매자 측인 DJI까지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전혀 기대도 하지 않았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당시 미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공화당의 릭 스콧 상원의원 등이 이에 대해 “왜 우리가 공군의 중국산 드론 구매를 허락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후 “그렇게 할 경우 중국이 우리의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허락하는 셈이다. 우리 미국 기업을 희생시켜 적국에 보상을 주는 격이기도 하다.”라고 비판한 것은 나름 다 까닭이 있었다.

DJI는 어릴 때부터 드론 마니아로 유명했던 왕타오(王滔. 41) 창업주에 의해 2006년 설립됐다.

이후 매년 ‘진격의 DJI’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쾌속 성장의 길을 달려왔다.

2016년에는 전년 대비 60% 성장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매출액 100억 위안(元. 1조7500억 원) 고지를 가볍게 점령하기까지 했다.

2012년부터 고작 4년 동안의 매출액 증가율이 무려 1만%였던 사실은 이로 보면 하나 이상할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2020년의 매출액이 180억 위안이었다는 사실이 다소 아쉬운 대목이기는 하나 그동안 너무 폭발 성장을 해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이해의 소지는 충분히 있다.

이 부분은 DJ의 I현재 시장 가치가 1000억 위안에 이르는 현실이 충분히 커버하지 않나 보이기도 한다.

상장될 경우 최소한 몸값이 10배 전후로 껑충 뛰는 것은 일도 아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광둥성 선전에 소재한 DJI 본사의 직원들. 대부분 30대 전후의 젊은 인력들이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실제로도 향후 전망은 엄청나게 좋다.

현재의 70%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더 높아지면 높아졌지 절대 낮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전망되는 이유는 많다.

우선 DJI 드론의 응용 분야가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꼽아야 한다.

농업과 임업을 필두로 전력설비 관리, 인공강우, 항공 원격조정, 재난재해 구조, 의료 구호, 환경보호, 삼림화재 방지 등의 분야에 이르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분야에 투입가능하다.

심지어 불순분자들에 의한 요인 암살 같은 테러에도 이용될 수 있다.

선전의 드론 전문가인 자오샤오디(趙小棣) 씨가 “드론은 현재 세계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인들의 일상생활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극단적인 사례를 들어도 좋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주석을 비롯한 당정 최고 지도부가 각종 행사에 행차할 때마다 이른바 ‘디만샤오(低慢小. 낮고 느리고 작다는 의미)’ 비행체를 단속하기 위한 공안의 눈이 늘 하늘을 향해 신경이 곤두 서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드론의 자폭 테러가 혹시나 있을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해야 한다”라는 말은 그냥 해보는 소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올해 7월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식을 전후해 베이징 상공에 드론을 띄우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한 것은 이로 볼 때 당연한 것이 아니었나 보인다.

중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드론을 이용한 배송 시대가 활짝 열린 현실만 살펴봐도 DJI의 미래가 밝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 수 있다.

더구나 드론 배송 시대의 도래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다.

DJI 역시 이에 부응하기 위해각종 다양한 배송용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사업에 접목시키는 순발력 역시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대표적으로 3차원의 네비게이션을 이용해 유럽 등 글로벌 주요 공항을 보호하는 시스템인 ‘GEO2.0’을 구축한 사실을 꼽아야 할 것 같다.

2020년 말 기준 35개 유럽 국가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유럽 이외에서도 채택하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드론 전시회에 등장한 DJI의 신제품. 마니아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의 눈길도 끈 바 있다./제공=징지르바오.

이외에도 DJI의 미래가 밝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예컨대 2만 명 가까운 인력의 70%가 연구, 개발 부서에 속해 있는 현실, 외국인들에게도 입사 문호를 개방하는 고도의 국제화 수준, 직원들에 대한 상상을 초월하는 파격적 대우 등을 더 꼽을 수 있다. 상장될 경우 기업 가치가 10배 이상 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말할 것도 없이 DJI의 앞길에 걸림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적으로는 우선 아차 잘못하면 바로 뒤쳐진 후 나락으로 떨어질 요인을 제공할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꼽힌다.

업계 2위인 이항(億航)타도 DJI!"를 외치면서 바짝 추격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 현실을 잘 말해준다.

외부적으로는 최근 에어웨이를 대신해 복수하겠다는 다짐까지 하면서 바짝 추격을 시작한 미국의 스카이디오(Skydio)의 부상이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가 더욱 본격화할 가능성이 없지 않은 현실 역시 쾌속 발전을 위협하는 장애물로 꼽아야 한다.

그러나 시련 없는 성공은 없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DJI로서는 이 역시 즐겨야 할 현실이 아닌가 보인다.

만약 가볍게 극복할 경우 DJI는 수성만 해도 누구도 아성을 넘지 못할 드론계의 애플이 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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