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전순기 베이징 통신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은 확실히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대재앙이라고 단언해도 좋다.

하지만 발상의 전환에 능한 누구인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기업들에게는 더욱 그렇지 않을까 싶다.

때로는 결정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재에 관한 한 유태인들까지 울고 갈 중국에도 이런 기회를 잡은 기업들이 존재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

의약 분업이 확실하게 실시되고 있는 한국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한 마케팅) 의약품 배달 플랫폼인 딩당콰이야오(叮噹快藥)는 바로 이 코로나19 때문에 속으로 웃는 대표적 기업에 속한다.

비대면이 대세로 자리 잡은 현 상황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 중 하나로 최근 언론에 의해 종종 거론되고 있다면 분명히 그렇다고 해야 한다.

지난 2014년 베이징에서 설립된 딩당콰이야오는 일단 사업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갑작스럽게 집이나 사무실 등에서 몸이 아플 때 직접 약국으로 가는 번거로움 없이 상비약 구입이 가능하다면 누구 하나 이 서비스를 마다할 사람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거물들인 알리바바(阿里巴把)와 징둥(京東)닷컴이 일찌감치 의약 분야 자회사들을 통해 약배달 사업을 시작한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딩당콰이야오가 사업 초창기에 상당히 고전한 것은 바로 이들의 존재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딩당콰이야오는 곧 안정적인 경영에 돌입할 수 있었다.

전체 규모가 1조 달러에 가까운 중국의 의료 시장 규모가 제공한 파이가 큰 탓도 있었으나 역시 전략이 주효했다고 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고작 28분 만에 플랫폼에 가맹된 전국의 약국 네트워크를 활용, 서비스를 완료해준다는 소비자에 대한 약속이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이 약속은 잘 지켜졌다.

하기야 고객이 주문 버튼을 누르고 오더를 전송함과 동시에 근거리 배달 기사들이 배달을 진행하면 되는 만큼 크게 어려울 것은 없었다.

홈페이지 최상단에 있는 배너를 하단으로 두면서 오로지 소비자들의 구매를 돕기 위해 약의 카테고리와 아이콘을 큼지막하게 만든 것 역시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노약자들도 아무 불편 없이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는 말이 된다.

노부모를 모시면서 10대 초반의 아이를 함께 키우는 30대 후반의 베이징 여성 저우추이란(周翠蘭) 씨의 말을 들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나는 노약자를 보살펴야 하나 맞벌이를 하는 탓에 부모나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 챙겨주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 이들의 플랫폼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몇 번 이용 방법을 가르쳤더니 잘 하고 있다. 화면이 큼직한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써준 딩당콰이야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플랫폼에 의사 및 약사와 전화나 온라인 상담이 가능한 기능을 추가시킨 것도 완전히 신의 한 수라고 해도 좋다.

약 구매 전에 증상 및 처방에 관해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다면 병원에 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딩당콰이야오 라이더들이 주문받은 약을 배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영업이 날개를 달고 있다./제공=신징바오(新京報).

딩당콰이야오는 배후에 든든한 배경도 있다.

주인공은 바로 자오상(招商)은행과 소프트뱅크 등의 투자 기관들이다.

2019년 3월 딩당콰이야오의 장래성을 높이 보고 총 6억 위안(元. 105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상장 카드를 지속적으로 만지작거리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상장이 결정될 경우 중국이나 미국보다는 홍콩 증시가 먼저 고려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빠르면 올해 내가 될지도 모를 상장에 만약 성공할 경우 일거에 고공비행의 원동력이 될 날개를 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홍콩 증시 일각에서는 상장과 동시에 시총 100억 홍콩 달러(1조4500억 원)는 무난할 기록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장기적으로 1000억 홍콩 달러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는 않다.

다만 창사 이후 단 한 번도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한 실적은 옥의 티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영업실적만 볼 경우 곧 문을 닫아도 시원치 않을 한국의 쿠팡 같은 회사를 사례로 들어보면 얘기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

당분간은 성장 일변도의 경영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적자를 감수하는 공격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 된다.

매출액 역시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연 평균 23억 위안 남짓한 매출액으로는 유니콘이라고 자부하기가 아무래도 어색하다.

하지만 이 부분은 코로나19 창궐 이후 매월 평균 이용자 수가 이전보다 50배 이상이나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

기업 이름에서 짝퉁 이미지가 농후해 보이는 현실도 결코 자랑거리는 아니라고 해야 한다.

신선식품 배달 플랫폼인 딩둥마이차이(叮咚買菜)를 대놓고 카피했다고 봐도 무방하니까 말이다.

더구나 ‘28분 배달 약속’도 딩둥마이차이의 슬로건인 ‘29분 배달’에서 차용해왔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하지만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라는 속담도 있듯 ‘꿩 잡는 게 매’라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삼성이나 애플의 짝퉁으로 불리던 샤오미(小米)가 지금은 당당한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선 사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딩당콰이야오의 회원사 약국. 소비자들이 주문한 약이 이곳에서 라이더들에게 전달되면 28분 내에 배달이 된다./제공=신징바오.

앞으로 딩당콰이야오의 승승장구를 가로막을 수 있는 요인들도 많다.

배달계의 경쟁업체인 메이투안(美團) 등의 존재가 우선 간단치 않다.

알리바바와 징둥닷컴의 의약 분야 계열사들의 극강 경쟁력 역시 딩당콰이야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오프라인 약국들이 온라인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실까지 더할 경우는 아예 산 넘의 산이 딩당콰이야오 앞에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기세로 보나 코로나19의 창궐로 사회 전반의 대세가 되고 있는 비대면 트렌드로 볼 때 딩당콰이야오의 상승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오상은행이나 소프트뱅크 같은 든든한 배경, 곧 이뤄질 상장을 상기할 경우 더욱 그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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