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더위에도 낚시는 계속 된다.
복더위에도 낚시는 계속 된다.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낚시꾼의 로망은 대어를 잡는 거다.

5짜가 넘는 돌돔, 6짜 우럭, 8짜 광어, 5짜 감성돔, 미터급 부시리나 방어 등등. 대어를 낚는 것 말고도 낚시꾼의 로망이 또 하나 있다.

그게 바로 마릿수 낚시다.

갈치, 열기, 볼락, 주꾸미, 한치, 오징어, 갑오징어, 고등어, 가자미와 같은 낚시 대상어는 100마리 혹은 쿨러를 채웠느냐가 호조황의 조건이다.

낚시꾼에 따라 대어 한 마리를 노리는 꾼이냐(대어파), 다수확을 선호하는 꾼이냐(다수확파) 하는 것으로 성향을 파악할 수도 있다.

낚시를 통해 즐거움을 찾고 먹는 재미도 보는 이른바 생활낚시를 즐기는 꾼들은 대부분 다수확파에 속한다.

이들은 사시사철 낚시를 하지만 그 계절에 많이 잡히는 어종을 택해 많은 마릿수를 잡아 잘 손질해서 갈무리한다.

이들에게 낚시는수만 년 전 인류가 수렵 채취로 생존할 때의 원시 낚시 행위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나와 내 가족과 내 이웃의 입을 위해 낚시한다.

그러니 많이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백조기 낚시도 많이 잡아야 하는 낚시다. 삼복더위에도 불구하고 일 년에 두어 번 출조해서 최소 50마리, 많이 잡으면 100마리 이상 잡아 냉장고에 쟁여 두고 두고두고 밥반찬을 하기 위해 출조하는 낚시다.

2020년에도 7월 초에 105마리의 백조기를 낚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다음 출조에서는 그 조과가 반도 되지 않았다.

물때와 날씨 때문이었다.

역시 낚시는 바다 상황에 따라 확연히 조과 차이가 난다.

또한 한 배에서도 잘 잡는 사람이 있고 못 잡는 사람도 있다. 선장에 따라 조과 차이가 나기도 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첫째 날씨와 물때와 같은 자연조건, 둘째 어떤 지역의 어떤 배(선장)를 선택하느냐 하는 인공조건, 셋째 낚시꾼 본인의 낚시 실력에 따라 조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백조기 낚시가 쉽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수십 마리의 조과는 누구나 올릴 수 있다. 그런데 내가 30마리를 잡았는데, 옆의 낚시꾼은 100마리를 잡았다면? 기술이 다른 것이다. 그 기술의 비밀은 무엇일까?

장비, 채비, 운용, 기타로 나누어서 설명한다. 이 글을 읽고 그대로 따라 하면 월등히 많이 잡을 수 있다. 낚시도 기술이기에 배워야 한다.

부세조기를 연달아 두 마리 잡고
부세조기를 연달아 두 마리 잡고

첫째 장비.

백조기 낚시에 맞는 낚싯대를 사용하도록 한다. 시중에 백조기 전용대는 시판되지 않는다.

요즘 장비가 고급화되다 보니 연질대 사용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백조기 낚시에는 경질대가 좋다.

40호 봉돌을 주로 사용하고 순간적인 챔질을 해야 하니 허리 힘이 강해야 한다. 좀 하드한 갑오징어대나 문어전용대도 좋고, 경질의 광어 타이라바대나, 참돔대도 좋다.

둘째 채비.

요즘도 대부분의 낚시점에서는 백조기 낚시를 한다고 하면 채비로 2단 철사 편대채비를 판다. 낚시꾼들도 대부분 2단 철사 편대 채비를 사용한다.

물론 이 채비도 좋다. 하지만 이 채비는 원래 수십 년 전 인천 근해 우럭 낚시용으로 개발되었다.

윗바늘은 우럭, 아랫바늘은 노래미나 황해볼락 같은 어종을 노리고 개발된 채비다.

백조기의 개체가 많고 활성도가 좋을 때에는 이런 채비도 좋지만, 요즘같이 백조기 낚시에도 한 해역에서 수십 척이 붐비는 생활낚시 전성시대에 이런 채비는 아무래도 조과가 떨어진다.

종일 낚시를 해보면 2단 채비보다 1단 채비가 오히려 결과적으로 조과가 좋다. 2단 채비로 쌍걸이를 하는 기쁨은 있지만, 종일 낚시하면서 쌍걸이를 몇 번이나 할까?

그것보다는 미끼를 두 바늘에 종일 끼우고 갈고 해야 한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 2단으로 된 철사 편대 채비를 사용할 때는 아랫 바늘은 떼고 윗바늘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성 채비에 달려 있는 바늘은 끝이 무디다. 우럭 낚시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바늘이라 그렇다.

끝이 날카로운 18호에서 20호 정도의 여분의 긴허리 바늘을 준비했다가 교체하는 것이 좋다.

주로 조금 무렵에 물이 많이 가지 않을 때 철사 편대 채비도 효과적으로 낚시할 수 있다. 약간씩 고패질을 하다가 입질이 느껴지면 챔질을 쎄게 해야 한다.

물이 많이 가는 날이거나 백조기가 잘 잡히지 않고 활성도가 떨어지는 날에는 홍원항 우리호 이진영 선장이 고안한 외바늘 채비가 상당히 효과적이다.

이 외바늘 채비는 가짓줄로 60센티의 바늘을 다는 채비다.

우리호 이인호 선장의 채비
우리호 이 선장의 채비

봉돌 아래에 바늘이 있는 채비로 기둥줄에 목줄을 쇼크리더 매듭법으로 단다. 올브라이트, FG, 유카탄 노트 등 어느 방법으로 해도 된다.

쇼크리더 매듭법을 모르면 매듭 부분에 삼각도래를 사용해도 된다.

삼각 도래를 사용할 경우 기둥줄에 목줄이 회전하면서 엉킬 가능성이 다분하기에 삼각 도래에서 목줄이 시작하는 부분에 가는 파이프를 넣으면 된다.

자작 채비가 힘이 들면 외수질 채비를 사용해도 된다. 외수질 채비에서 봉돌 아래로 40센티 정도 더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

외수질 채비를 사용하면 유격이 있어 순간적인 챔질에는 조금 불리하다.

이 채비는 사용해보지는 않았지만 외수질 낚시에도 효과적으로 통할 것 같다.

셋째, 운용.

고패질을 말한다.

백조기 낚시에 고패질이 필요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패질을 하면 확실히 조과가 좋다.

편대 채비를 사용할 때는 바닥에 봉돌이 닿고 20-30cm 정도만 들고 놓는다는 생각으로 고패질을 한다.

이선장 자작채비를 사용할 때는 60cm 이상 드는 고패질을 한다. 물이 빠르면 더 올리고 물이 느리면 덜 올리는 게 좋다.

고패질의 요령은 들 때는 천천히 내릴 때는 빠르게. 마음 속으로 하나, 둘, 셋 하고 올리고 넷에 내린다. 이러면 대개 하나 둘 정도에서 입질이 7,80%가 온다.

가만히 있어도 고기가 안 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패질을 하면 입질 빈도가 높고, 입질할 때 순간적으로 챔질을 해야 한다. 챔질을 하지 않아도 고기를 잡을 수는 있지만 조과는 훨씬 떨어진다.

고패질을 하면 왜 백조기가 더 잘 물까?

그건 백조기, 부세조기, 민어 등 대부분 바다 물고기들의 특성이 공격적이어서 도망가는 미끼에 본능적으로 더 잘 반응하기 때문이다.

넷째 백조기 낚시는 부지런해야 많이 잡는다.

모든 다수확 고기들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조과가 떨어진다.

백조기 낚시에서는 대부분 청갯지렁이를 미끼로 사용하는데, 머리쪽만 살짝 바늘에 끼워서 통마리로 써야 입질이 더 자주 온다.

그리고 부지런히 미끼를 갈아 주어야 조과가 좋다. 때문에 미끼는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백조기 낚시는 이 네 가지 원칙을 잘 지키면 5, 60마리 정도는 최소 기본으로 잡고 활성도가 좋은 날에는 100마리 이상도 충분히 잡는다.

이날의 조과. 부세조기와 씨알좋은 백조기
이날의 조과. 부세조기와 씨알좋은 백조기

7월 18일(무시) 홍원항에서 우리호로 출조했다.

백조기 낚시라면 고수라고 자부했지만 이날 인천에서 온 한 조사는 나보다 훨씬 잘 잡았다.

결정적인 것은 채비 차이였다. 나는 외바늘 편대 채비를 사용했고, 인천 조사는 이선장 채비를 사용했다.

인천 조사는 열심히 고패질을 했고, 나는 거의 하지 않았다. 오전 10시쯤 되자 조과 차이가 거의 두 배가 되었다.

나는 고집을 버리고 그 채비를 얻어서 똑같이 고패질을 해 보았다. 내 고패질이 어설픈지 이선장이 직접 개인지도를 해주었다.

하나, 둘, 셋 하는 동안 천천히 올리고 내릴 때는 넷 하고 한꺼번에 내린다. 이렇게 하니 입질이 훨씬 빨리 들어왔다. 물론 특정 포인트, 특정 물때에 소나기 입질이 올 때가 있다.

이럴 때는 고패질에 상관없이 막 문다. 하지만 입질이 뚝 끊길 때도 고패질을 하면 간간히 물어준다.

부세조기 회. 아직 기름기가 들지 않았다. 8월이 지나고 기름이 차는 가을에 잡히는 부세조기 회맛은 아는 사람만 안다.
부세조기 회. 아직 기름기가 들지 않았다. 8월이 지나고 기름이 차는 가을에 잡히는 부세조기 회맛은 아는 사람만 안다.

철수 때까지 인천 조사는 내 조과의 두 배를 잡았다.

내가 5, 60마리니, 인천조사는 100마리 이상 잡았을 것이다. 역시 바다는 넓고, 바다에는 초절정 고수가 있다.

그 고수의 채비와 낚시 방법을 따라 하면 자신도 초절정 고수가 된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해도 좋지만, 면밀히 관찰해 흉내를 내거나 모르면 물어봐 가면서 공부하는 낚시를 하는 것도 낚시를 즐기는 방법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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