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국가 브랜드, 정치 경제적 이득 안겨 줘

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재명과 윤석열[사진=YTN 캡쳐]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최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국내 사회 리더 40인에 대한 인물평이 사자성어로 회자되고 있다.

'이재명 =거짓화신', '윤석열= 우직돌쇠'

20대 대통령 선거를 불과 두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싯점에서 가장 '핫'한 인물인 여야 대선 후보 이재명과 윤석열에 대한  인물평이다.

이 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평도 있지만 국가 최고 지도자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건너뛰기로 하고  '안철수=만년초딩',  '이준석=경거망동', '추미애=무당칼춤', '송영길 망언제조'  등 풍자와 재치가 가득한 인물평들이 당사자를 바로 연상케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들 리더들에 대한 인물평은 대부분 시니컬 하고 부정적인 면들을 부각시키고 있어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이처럼 정치 사회 각 분야의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가 있듯이 각 나라에도 나라평이 있기 마련인데 이것은 곧바로 국격(國格)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대한 세계인의 평가 즉 국격은 어느 수준일까?

대한민국은 지난해 우리정부에 협력하다 무장조직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놓인 아프간인 377명을 국내로 이송, 이들에 대한 약속을 지킴으로써 국격을 높였다는 평가다.

정치권에서는 “아프간 동료들을 책임있게 데려온 데 대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게 될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이와 함께 일반 국민들도 이들 아프간인을 흔쾌히 수용한 충북 진천 주민들에게 감사 인사와 함께 ‘돈쭐 내자’며 특산물 구매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물론 요즘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K팝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의 국격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게 사실이다.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 존경받는 것처럼 국격이 높은 나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마련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째 국내는 물론 해외여행이 막힌 상황이지만 그래도 만약 당신에게 휴가가 주어졌을 경우 '어느 나라로 여행을 가고 싶은가?'라고 물을 때 사람들은 대부분 평판이 좋은 나라를 손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물론 국내는 물론 해외 여행지를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있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수히 많다.

문효진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국가에 대한 평판은 해외여행이나 유학 투자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때 많은 참고가 된다”며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선택은 무엇보다 위험부담이 크고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판 결과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선택에 대한 후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그 나라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며 평판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표=평판연구소 홈페이지]

미국의 평판연구소(The Reputation Institute)에서는 기업대상 평판연구와 함께 국가대상 평판조사를 실시, 정기적으로 그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2019년 국가 평판조사 결과에서는 스웨덴이 가장 평판이 좋은 국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스위스, 3위는 노르웨이, 4위 핀란드, 5위 뉴질랜드 순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나라들이 평판 조사에서 상위권에 속했다.

문 교수는 “긍정적인 국가 평판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유리한 이점을 제공한다”며 “여행객이 여행지를 선택할 때, 투자자가 투가국가와 투자기업을 선정할 때, 학생이 유학가고 싶은 나라를 정할 때도 국가 평판을 참고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민을 고려하는 사람이 살고 싶은 나라를 결정할 때, 소비자가 해당국가의 제품과 서비스 구매여부를 고민할 때, 취업준비생이 해외취업에 적당한 나라를 선택할 땡에도 국가 평판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이어 “사람들은 국가를 평가할 때 국가를 하나의 브랜드로 인지하고 관리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가 국가 브랜드를 관리하는 이유는 그 효과가 크고 다양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 교수가 공동 저술한 ‘브랜드 평판 혁신설계’에서 언급한 ‘국가브랜드 품격을 높이는 평판관리’에 따르면 국가브랜드는 우선 국가의 경제적 부를 향상시킨다.

견실한 국가 브랜드, 즉 긍정적 국가 평판은 통화안정성 증가, 국제신용과 투자자 신뢰회복, 국제 신용등급 향상, 국제 정치력 강화, 브랜드 제품과 서비스 수출 증대, 외국인의 국내 관광과 투자증가 등의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국가 자신감 회복, 환경 및 인권 문제에 관한 부정적 시각 해소, 부패와 편파논란 일소, 세계시장 접근의 용이성, 세계 경쟁기업에 대한 자국 시장 경쟁력 향상 등의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 대학교 일본 캠퍼스의 키쓰 디니(Keith Dinnie) 경영학과 교수에 따르면 국가는 관광객 유치, 내부투자 활성화, 수출증대라는 중요한 3가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를 브랜드화 하는 데 점차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브랜드는 또 해당 국가의 국내외 정치적 역량을 길러 준다.

국내적으로 국가브랜드 아래 국내정책을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데 이때 국가 브랜드는 국내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동시에 국민들에 국가정책을 홍보하는 슬로건으로서 국민의 이해를 돕고 지지를 이끌어내며 결집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외적으로는 국가인지도를 향상시켜 국가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문 교수는 “포스트파워 시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국가가 국가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도 한류 붐에 힘입어 국가인지도와 국가브랜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고 또한 한국 브랜드의 긍정적 효과로 한국산 제품을 구매하고 한국을 관광하려는 외국인들의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존재하며 한국전쟁, 군사독재 등 부정어와 연관해 한국을 인식하는 외국인들도 많은 실정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국가 브랜드 관리를 통해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문 교수는 “긍정적 국가 평판을 가진 국가는 그렇지 못한 국가에 비해 여러 이해관계자 집단들로부터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국가 평판관리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표=브랜드 평판 혁신설계(나남출판사)]

평판이 호의적이고 긍정적인 국가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수출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유능한 인재에게 매력적 취업시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투자를 유치할 수 있으며 이민자들에 이주하고 싶은 국가로 인기를 끌 수도 있다.

특히 국가 평판은 한 국가와 다른 국가를 비교하고 상호 경쟁력을 키우는데 활용된다. 그러나 한 나라의 평판은 국가의 크기가 그 국가의 평판을 보증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가 평판조사 결과 상위권에 오른 국가 대부분은 땅덩어리가 그다지 크지 않은 국가이고 인구면에서도 한국과 비교했을 때 적거나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는 우리가 이른바 강대국이라고 부르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영토가 넓지도 인구가 많지도 않다.그렇다고 자원이나 문화적 유산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평판조사에서 최고 국가에 등극한 힘은 무엇일까?

문 교수는 “국가평판을 긍적적으로 이끈 동기와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크게 국민, 제도, 문화, 원칙, 책임 등 5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평판이 좋은 국가의 국민들은 친절하고 배려심이 강하다. 사회적으로 치안유지가 잘되고 안전하며 빼어난 자연경관을 보유하고 매력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즐긴다. 문화적으로 여유가 있고 삶을 즐길 줄 알며 원칙을 중요시한다. 제도가 잘 갖추어진 것은 물론이고 이를 잘 관리하고 존중하며 준수한다. 글로벌 시민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문 교수는 스웨덴이 국가평판에서 1위를 차지한 배경에 대해 “스웨덴은 유럽에서 이주위기가 한창일 때 16만3000명의 이민자를 받아들였다”며 “세계에서 가장 성차별이 없는 성평등 국가이며 미투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 한마디로 평판의 감성적 차원에서 느낌이 좋은 국가, 필 소 굿(feel so good), 느낌 갑((甲)의 나라”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평판관리 주소는 어느 지점에 있을까?

문 교수는 “한국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국가를 관리하는 조직과 인력, 전략의 일관성이 흔들이는 경향을 보였다”며 “정권 간 이념차이, 기존 정권에서 이룩한 성과에 대한 불인정, 국가 평판관리와 관련된 국가 브랜드 관리 전략의 견해차 등 여러문제가 발생, 이로 인해 국가 브랜드가 장기적 목표 하에 지속적으로 관리되지 못하고 5년 단위로 단절적으로 관리되는 양상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국가평판 관리의 궁극적 목표는 내외 국민들에게 장기적이고 일관된 평가를 받는 것으로 그 평가는 당연히 긍정적이어야 함에도 우리는 그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국가 평판관리의 목표를 세가지 차원에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1차적 목표는 ‘인지도 제고 전략’으로 한국을 모르는 외국인이 한국을 알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것이다.

2차적 목표는 ‘호감도 제고 전략’으로 한국을 경험한 외국인이 한국을 좋아하도록 평판을 관리해야 하고 3차적으로는 한국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존경하고 칭찬하며 믿음을 가지도록 힘써야 하며 나아가 한국을 사랑하는 국가로 인지할 수 있도록 범정부차원의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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