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 미국 출신 전문가 1명 포함 등 WHO 압박
시진핑 "중국 향한 정치 공작에 반대"...현지 조사 허용 미지수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AF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조사를 다시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 실험실 유출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HO는 실험실 안전과 바이오 보안전문가, 유전학자, 바이러스의 `종간 감염`에 정통한 동물 질병 전문가 등 20여명의 과학자로 새 조사단을 꾸릴 예정이다.

WSJ는 중국과 그 밖의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새 증거를 찾을 조사팀에 수백명이 지원했고, 이번주 말까지 선발 절차가 끝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꾸려지는 2기 조사단은 코로나19를 일으킨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는지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출신이 아닌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1기 조사단은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의심되는 우한을 방문하는 등 조사활동을 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다.

당시 중국 측이 제공한 데이터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답을 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들은 중국 당국이 혈액은행 샘플을 분석하고 초기 감염의심 사례를 추가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WSJ은 "이번 계획은 혈액 샘플과 같은 증거가 폐기되는 등 시간이 촉박할 수 있다는 직원들이 말한 조사를 진척시키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을 비롯한 조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에게 공개적 또는 사적으로 조사 재개를 요구하면서 최소 1명 이상의 미국인 전문가를 포함시킬 것을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이번 2기 조사단은 1기 조사단과는 다를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연임 도전을 공식화한 테워드로스 총장에게는 미국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그동안 그가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 `친중` 논란을 떨쳐내야 미국의 신임을 얻고 안정적으로 연임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이에 대해 WSJ은 실험실 사고가 대유행을 촉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실험실 유출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중국이 WHO 조사단의 자국 내 활동을 허용할지는 미지수다.

WSJ는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해 이제는 이탈리아와 같은 다른 국가나 미군 생물연구 시설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신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최근 유엔 총회 연설에서 "중국은 과학에 근거한 기원 추적을 계속 지지하고 관여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정치공작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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