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금천리 느티나무

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상주 금천리 느티나무는 ‘육인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마을의 안녕을 지켜온 큰 나무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상주 금천리 느티나무는 금천리 송정마을의 상징이자 마을 당산나무다.

1982년에 보호수로 지정됐다.

나무의 높이는 8m 정도이고, 가슴높이 둘레는 9m에 이른다.

줄기의 둘레가 9m를 넘는 나무는 우리나라의 모든 느티나무를 통틀어도 많지 않지만, 그에 비해 나무의 높이 8m는 지나칠 정도로 작은 편이다.

이는 나무의 현재 모습에서 금세 알아볼 수 있듯이 나무줄기의 중간 위쪽이 오래전에 부러졌기 때문이다. 

상주 금천리 느티나무의 나이는 500년 정도로 추정된다.

중간에서 부러진 나무줄기의 아래쪽도 줄기 안쪽이 텅 비었을 정도로 오래전에 썩었고, 줄기 껍질인 변재(邊材) 부분만 살아남아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줄기의 텅 빈 부분은 충전재로 메워주는 처치를 해주었다.

살아남은 가지들은 비교적 왕성하게 뻗어 나갔지만 자유롭게 펼쳐지지는 못했다.

큰 줄기가 부러진 탓도 있지만, 사방으로 낮은 지붕의 살림집들이 나무가 서 있는 공간을 에워싸고 있는 것이 큰 이유다.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사진=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금천리 느티나무가 서 있는 송정(松亭)마을은 예전에 이 마을에 있었던 큰 소나무를 마을 정자나무로 삼았다는 데에서 이름이 유래됐다고 한다.

옛사람들은 정자나무로 이용되던 그 소나무를 도장 ‘인(印)’자를 써서 육인송(六印松)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는 옛날에 이 자리에서 여섯 명의 벼슬아치들이 자신들의 관인(官印)을 소나무에 걸어두고 쉬어갔다는 데어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나 여섯 사람이 놀았기 때문에 도장 인(印)이 아니라 사람 ‘인(人)’자를 써서 육인정(六人亭)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소나무가 있던 자리에 서 있는 나무가 금천리 느티나무다.

육인정과 지금의 느티나무가 얽힌 다른 이야기도 있다.

느티나무는 고려 말에 신창표씨(愼昌表氏) 가문이 심어 키웠는데, 이 나무를 심고 나무에 가문의 번영을 기원해서, 벼슬을 한 사람이 여섯 명이나 나왔다고 해서 육인정(六人亭)이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다.

나무 앞에는 ‘육인정’이라는 이름의 시멘트 비석을 세워두었지만, 이름의 내력을 정확히 확인할 수 없어 한글로만 표기돼 있다.

상주 금천리(琴川里)는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에 송정리(松亭里), 무릉리(武陵里), 서당리(書堂里), 죽전리(竹田里), 이천리(爾川里)를 합쳐 만들어진 지역이다.

동쪽으로는 금계천과 반계천이 만나 금강 상류인 석천(石川)을 이루어 흐르고, 서쪽으로는 백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평화로운 풍광의 마을이다.

마을의 진산(鎭山)인 백화산(白華山) 자락에는 영천자(靈川子) 신잠(申潛:1491~1554)이 상주목사로 있던 때 세운 백화서당(白華書堂)이 있다.

백화서당은 신덕리에 세웠다가 1701년에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송정마을 사람들은 오랫동안 정월 대보름에 느티나무에 동신제를 지내면서 마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해왔다.

마을 안쪽 깊숙한 자리에 살림집에 둘러싸여 있는 나무여서 마을 바깥까지 나무의 영험함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금천리 송정마을에서는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안녕과 복을 지켜주는 소중한 나무다.

<상주 금천리 느티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24-10-1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느티나무
·나이 460년
·나무 높이 8m
·둘레 9m
·소재지 상주시 모동면 금천리 302
·위도 36.318835, 경도 127.95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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