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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10-22 17:22 (금)
[신동권의 공정거래 바로보기③] 불황과 전쟁을 넘어 새로운 질서로
[신동권의 공정거래 바로보기③] 불황과 전쟁을 넘어 새로운 질서로
  • 신동권 KDI연구위원
  • 승인 2021.10.03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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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신동권 KDI연구위원 】 1차 산업혁명 후 약 100년 후인 19세기 중반 2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 이때는 철도, 철강, 화학 산업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시기였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자유경쟁 원리는 이윤율 저하를 가져왔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규모를 더욱 확대하고 생산량을 무한히 증대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다수의 산업자본가들은 몰락하게 되고,

살아남은 소수의 대자본가들은 빠른 속도로 기업의 결합을 도모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서 최초로 발생하였는데, 이는 1861~1865 남북전쟁이후 엄청난 사회경제적 변화와 1870년대 경제공황을 직접적인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미국 석유시장의 90%를 장악한 록펠러 외에도 미국철도 황제 제이 굴드, 철강시장의 ¼를 장악한 카네기, 금융황제 제이피 모건 등 대자본가들이 이 시기에 탄생한 대표적인 독점기업가들이었다.

석유시장의 경우 정유부터 수송까지 수직적으로 통합되는 등 혁신의 시대였다. 그러나 이들의 횡포가 사회문제화하면서 1890년 ‘불법적인 제한과 독점으로부터 거래 및 통상을 보호하기 위한 법(일명 셔먼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사실상 세계최초의 공정거래법이었다. 이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을 통해 비판했던 독점이나 불공정거래가 입법으로 구현된 최초의 사건이었다.

셔먼법의 제정 동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주장들이 있는데, 당시 철도 트러스트의 곡물수송 운임인상에 대항하기 위한 농민들의 반발이 직접적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하원에서는 242:0, 상원에서는 52:1의 압도적인 표결로 법이 통과되었고 오늘날 전 세계 140여 개국이 채택하고 있는 공정거래제도의 출발점이 된 것이다.

미국에서 공정거래법은 트러스트에 대항하기 위한 입법이었다는 의미에서 ‘반트러스트(Anti-trust)법’으로 불리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공정거래법을 ‘자유기업의 헌장(Magna Carta of free enterprise)’으로 표현하고 있다.

미국의 시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은 1901년 취임 후 독점기업을 통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한 대통령이었다. 재임중 무려 43건의 트러스트를 기소하기도 하였다.

Antitrust법으로서 셔먼법의 위력을 보여준 최초의 사건이 1911년 스탠더드오일 트러스트 해체 사건이었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스탠더드 오일은 34개사로 분할되었다.

시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의 얼굴은 미국 사우스다코타 주 러쉬모어산의 유명한 큰바위 얼굴에 3명의 미국 대통령과 함께 조각되어 있다.

미국 공정거래 역사에서 또 하나 중요한 인물이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인데, 그는 반독점법 집행의 패러다임을 혁신하였다.

즉 그 동안 반독점법 집행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고자 법무성의 기소가 아닌 별도의 행정기구를 설치할 것을 제안하여, 1914년 ‘연방거래위원회법(FTC Act)’ 이 제정되고 1915년부터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출범하였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그때부터 법무부(DOJ)와 연방거래위원회라는 이원적인 집행기구를 가지게 되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앞에는 달리는 말을 힙겹게 제지하는 동상이 서 있다. 그리고 큰 바위 얼굴의 미국을 상징하는 4인의 대통령 중 시오도르 루스벨트라는 반독점의 상징적 인물이 조각되어 있는 것은 매우 의외라는 생각과 함께 미국이란 나라를 지탱하는 기초가 무엇인가 매우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앞 동상[사진= 2018년, 필자 촬영]

세계적으로 미국 다음으로 비교적 먼저 반독점법을 만든 나라는 일본이었다. 2차대전 패전 후 재벌해체와 과도경제력집중억제 정책이 추진되었고, 1946년 미군 총사령부는 카임(Posey Kime)시안이라 불리는 입법안을 제시하였고, 총사령부와 일본간의 수차례의 협의를 거쳐 1947년 ‘사적독점의 금지 및 공정거래의 확보에 관한 법률’ 제정하였다.

유럽에서는 1950년 프랑스 외상 슈망이 1951년 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제창하였고, 미국 셔먼법과 유사한 조항을 넣게 되는데 이것이 유럽 공정거래법의 시초였다.

그러나 실질적인 최초의 공정거래법은 1958년 발효된 유럽경제공동체(EEC) 조약(일명 ‘로마조약’)이었다.

로마조약은 그 이후에 1992년 마하스트리트에서 경제적, 정치적 통합체로서 EU로 발전하게 되었고 EU기능조약으로 명칭도 변경되었다. 공정거래법은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 경쟁법으로 불리워진다.

독일은 대표적으로 카르텔이 일상화된 국가였으며, 양차대전을 거치면서 전시경제하에서 카르텔이 조장되고 나찌하에서 카르텔이 법으로 강제되기까지 하였다.

2차대전 후 시장경제를 회복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1957년 ‘경쟁제한방지법’이 제정되었다. 질서자유주의와 사회적 시장경제는 전후 독일경제의 기초가 되었고 독점규제는 이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제도적 장치가 되었다.

비교적 가장 최근에 반독점법이 제정된 나라 중의 하나가 중국이다. 등소평 집권시기인 1978년 12월 공산당 11기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하고, 1993년 11월 제14기 3중전회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의 기본구조를 확정하면서 반독점정책이 추진되었고, 결국 2007년에 ‘반독점법’이 제정되었다.

공정거래제도의 탄생역사를 보면 불황과 전쟁이라는 혼란을 겪은 후에 시장경제를 회복하거나 형성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낸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