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상주 서성동 팽나무가 있는 곳은 조선 시대 경상감영이 있던 자리다.

유서 깊은 터에 울창한 숲을 이룬 여러 그루의 나무 가운데 보호수로 지정된 유일한 나무다.

상주 서성동 팽나무는 400년쯤 전인 1600년 즈음에 처음 뿌리를 내렸다.

왜군에 의해 경상감영이 소실된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이 지나고 다시 안정을 되찾아가던 시절이다.

서성동 팽나무의 높이는 21m쯤 되고, 가슴높이 둘레는 3m를 넘는다.

숲속에서 다른 나무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나무로는 큰 편이고, 숲에서 가장 큰 나무다.

서성동 팽나무가 어떻게 이 자리에 있게 됐는지는 기록이 없어 자세히 알 수 없다. 

서성동 팽나무가 있는 곳은 상주시의 중심이자 오랫동안 상주 지역민들과 함께해온 ‘왕산(旺山)’의 숲이다.

왕산은 해발 71.3m의 작은 동산이지만, 고대부터 지금까지 상주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신라 31대 신문왕 7년인 687년에 왕산을 중심으로 상주성을 쌓았다.

고려 31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침략으로 피신하던 중 상주성을 임시 행궁으로 이용한 뒤로 고려 왕실의 산이 됐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왕산을 영산(靈山)으로 여겼다.

옛사람들은 상주에서 과거시험에 장원한 사람이 많이 배출되어 장원봉(壯元峯)이라 부르기도 했다.

왕산을 돌면서 소원을 빌면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전설이 내려오기도 한다.

임진왜란 전까지 상주 지역에서 68명이나 문과 급제자가 나왔는데, 모두가 왕산의 기운 덕이라고 한다.

임진왜란 때 왜병이 산의 기세를 누르기 위해 산마루에 층루(層樓)를 지었는데, 그 뒤로 40여 년 동안 장원에 급제한 인물이 나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2011년에 조성된 왕산역사공원(王山歷史公園)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상주시의 대표 공원이다.

이곳에는 복룡동에서 옮겨온 통일신라 시대 문화재인 보물 119호 석조여래좌상과 역대 상주목사 공덕비가 있다.

또 상주 지역을 대표하는 근대의 인물이며,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알린 글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을 쓴 장지연(張志淵:1864~1921) 기념비도 이 공원에 있다.

2016년에는 ‘상주 평화의 소녀상’까지 설치돼 근대의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곳이 됐다.

조선 태조 원년인 1392년, 경주에 있던 경상감영을 여기로 옮겨 설치했다.

그러나 경상감영이 담당하는 지역이 너무 넓다는 판단으로, 태종 7년인 1407년에 낙동강을 경계로 경상우도와 경상좌도로 나누고 낙동강 동쪽인 경상좌도는 경주부윤이, 서쪽인 경상우도는 상주목사가 다스리게 했다.

그러다가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데에 혼란이 생기자, 다시 좌도와 우도를 합쳤고, 이때 경주에 있던 경상감영을 상주로 옮겼다.

“왕화(王化)의 유행(流行)은 도성으로부터 상주를 거쳐서 남으로 전파되어야지, 경주에서 북으로 거슬러 오를 수 없다”라는 영의정 황희(黃喜)의 건의에 따른 조치였다.

그 후 경상감영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대구로 옮겨졌다. 

서성동 팽나무는 유서 깊은 도시 상주의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나무로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이다.

<상주 서성동 팽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1-8-1-1
·보호수 지정 일자 1982. 10. 26.
·나무 종류 팽나무
·나이 400년
·나무 높이 14m
·둘레 3.2m
·소재지 상주시 서성동 163-69
·위도 36.416728, 경도 128.1621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