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52.2%로 도요타 제치고 독주...넥쏘 인기 힘입어 5900여대 판매 기록
수소차 경쟁 격화될 전망...현대차·도요타, 수소상용차 확대 위한 청사진 제시

지난달 7일 현대차그룹은 온라인 행사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열고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이날 행사에서 수소사업 비전을 소개하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모습. [사진=현대차]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수소 모빌리티에 꽂힌 현대자동차가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성했다.

상반기 일본 도요타로부터 왕좌를 뺏은 후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것. 다만 도요타가 신모델을 앞세워 현대차를 맹추격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수소차 경쟁은 당분간 격화될 전망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총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보다 91.7% 증가한 1만1200여대로 집계됐다.

이중 현대차는 올해 1월 출시한 넥쏘(1세대) 2021년형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점유율 52.2%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뒀다. 8개월 만에 5900여대의 수소차를 누적 판매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일본 도요타는 점유율 39.2%를 달성하며 현대차에 이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현대차에 1위를 내준 이후 반격에 성공하지 못한 모습이다.

다만 도요타는 현대차보다 지난해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현대차의 지난해 1~8월 대비 올해 동기 판매 성장률을 34.2%, 도요타는 675.7%다.

도요타의 성장 비결은 '미라이'(2세대) 등 현대차 넥쏘의 경쟁모델의 판매 증가다. 도요타는 작년 동기 600여대의 수소차를 팔았지만, 올해 동기 4400여대로 판매 규모를 7배 이상 확대했다.

수소차에 도전장을 내민 혼다는 현대차·도요타의 강세에 점유율이 하락했다.

혼다의 올해 1~8월 판매 대수는 200여대로 지난해 동기와 비슷했으며, 점유율은 1.3%포인트 하락한 1.6%를 기록했다.

2021년 1~8월 수소연료전지차 판매 대수 및 점유율. [자료=SNE리서치]

한편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도요타의 양분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향후 두 기업의 수소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양사는 수소차 사업을 상용차로 확대해 탄소 저감에 기여하겠다는 공통 목표를 갖고 있다. 대형 트럭과 버스 등 탄소배출의 주범인 상용차를 친환경차로 탈바꿈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달 7일 온라인 행사 '하이드로젠 웨이브'를 열고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8년까지 이미 출시된 모델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를 적용하고, 향후 출시할 대형 트럭·버스 등 상용차 신모델을 모두 수소·전기차로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 상용차를 통해 연 40만대에 이르는 유럽 중대형 상용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등 글로벌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도요타는 미 상용차 기업 켄워스와 협력해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2023년까지 미 켄터키에 수소연료전지 모듈을 생산하는 라인을 세울 예정이다.

이외 베이징자동차 등 중국 회사 5곳과 수소연료전지 개발 합작사를 세워 내년에 중국 내 트럭과 버스를 대상으로 수소차 시스템 공급에도 나설 방침이다.

SNE리서치는 "현대차가 올해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도요타에게 추격을 허용하면서 기존에 누려왔던 위상이 축소되고 있다"라며 "도요타와 양자 대결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현대차는 기초 경쟁력 및 연구개발 강화, 마케팅 전략 등에 더욱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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