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배임 횡령으로 입증된 쥐꼬리 금액만 가능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위)과 국민의힘(아래) 의원석에 관계자들이 대장동 의혹 관련 팻말을 부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화천대유=아빠의힘 게이트, 50억이 산재위금?' 팻말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재명 판교 대장동게이트 특검 수용하라' 팻말을 붙이고 있다.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위)과 국민의힘(아래) 의원석에 관계자들이 대장동 의혹 관련 각자 주장을 담은 팻말을 붙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박민수 기자】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에 투자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실소유주들이 받은 수천억원대 배당금의 환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일단 이들 주주들이 받은 배당금의 대부분을 환수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들 투자자들이 받은 배당금 가운데 뇌물이나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된 돈에 대해서는 환수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자산관리회사 화천대유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은 지난 3년 간 전체 주주에게 5903억원을 배당했다.

이 중 4040억원이 화천대유와 관계사 천화동인 1∼7호의 몫으로 돌아갔고,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이 배당 수익의 대부분을 가져갔다.

구체적으로는 천화동인 1호 소유주인 김씨가 1억466만원을 출자해 1208억원, 2호와 3호 소유주인 김씨의 지인 두사람은 각각 872만원을 투자해 101억원, 4호 남욱 변호사는 8721만원을 투자해 1007억원, 정영학 회계사는 3381만원을 투자해 644억원, 6호 조현성 변호사는 2442만원 투자에 282억원, 7호 배모 전 기자는 1046만원 투자로 121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무려 수익률이 천배에 달할만큼 천문학적인 금액의 배당금에 대해 대다수 시민들은 허탈감을 넘어 일할 의욕이 안 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들이 거둔 수익금에 대해 ‘배가 아플지 모르지만 환수할 방법은 없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투자자들이 챙긴 배당 수익 가운데 뇌물로 약정한 700억원을 범죄수익금으로 간주해 환수에 나설 경우 그나마 일부 환수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또 성남시가 민간 사업자의 고수익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할 경우도 수익을 몰수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정도 소송을 통해 대법원까지 올라가 당사자들이 유죄로 확정되야 하기 때문에 환수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서초동의 박 모 변호사는 “일부 몇몇 투자자들이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천문학적인 돈을 배당금으로 챙기는 것에서 자본주의의 민낯을 봤다”며 “불법적인 과정이 없었다면 이들이 거둔 수익을 환수할 수 있는 방법은 마땅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고 이를 법적으로 제재하거나 수익을 환수하는 것은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환수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금액이라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편의 등을 봐주는 대가로 받았다는 8억원이 법원에서 뇌물로 인정될 경우 검찰의 몰수가 가능하다.

또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대로 유 전 본부장의 몫이 700억원이고, 이 돈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조성된 것이라면 이 역시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

아울러 화천대유의 실소유주인 김씨가 회사로부터 차입한 473억원에 대해서도 횡령 혐의로 세금을 물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인과 개인을 철저히 분리하고 있는 것이 대법원 판례로 확립돼 있는 만큼 김씨가 화천대유로부터 차입한 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 이를 횡령한 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화천대유 등이 횡령·배임 피해에 대한 구제 조치를 단행하지 않을 경우 국가가 대신 나서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들 투자자들이 경영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법인이 피해 회복에 적극 나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에 대해 대다수 시민들은 “한탕 크게 해먹고 몇 년 살고 나오더라도 그 정도의 돈이라면 대대손손 떵떵거리고 살 수 있다”며 “이게 도대체 제대로 된 사회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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