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약 1만5000그루의 보호수가 있습니다.

마을에 오래 살아 마을 사람들의 삶과 함께 한 나무입니다. 느티나무, 은행나무, 소나무 등 여러 수종의 나무입니다. 이 나무에는 각자 스토리가 있습니다.

나무와 관련된 역사와 인물, 전설과 문화가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문화콘텐츠입니다.

나무라는 자연유산을 문화유산으로 승화시킨 예입니다.

뉴스퀘스트는 경상북도와 협의하여 경상북도의 보호수 중 대표적인 300그루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연재합니다. 5월 3일부터 매주 5회 연재를 시작합니다. 많은 구독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상주 용유리 뽕나무는 천연기념물인 상주 두곡리 뽕나무와 함께 상주 지역의 옛 양잠(養蠶) 문화의 살아 있는 유물이다.

보호수인 용유리 뽕나무는 수령이 100년 정도 되는 나무다.

양잠 문화가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할 즈음에 마을 어귀에 심어 키운 나무다. 

용유리 뽕나무는 높이가 9m쯤 되고, 가슴높이 둘레는 2m쯤 된다.

뽕나무로는 제법 크지만, 다른 종의 일반적인 보호수와 비교하면 나이도 높이도 둘레도 모두 작다.

그러나 나무의 가치를 한 가지 기준으로 재단할 수 없다.

나무의 가치를 평가할 때 식물학적 의미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의미, 문화적 의미, 인문적 의미도 들여다봐야 한다. 

상주는 오래전부터 ‘삼백(三白)의 고장’으로 불려왔다.

곶감, 쌀, 누에의 흰색 세 가지가 상주를 상징한다는 말이다.

당연히 상주시를 대표하는 나무로 꼽을 수 있는 나무는 곶감의 재료인 감을 맺는 감나무와 함께 누에의 먹이인 뽕잎을 피우는 뽕나무다.

그동안 경상북도 지방기념물로 보호해오던 상주 두곡리 뽕나무를 2020년에 천연기념물 제559호로 지정한 것도 단지 나무의 식물학적 가치만을 살핀 것이 아니라, 상주 지역 뽕나무의 역사적, 인문적 가치를 살폈기 때문이다. 

뽕나무는 누에를 키웠고, 누에고치는 비단이 되어 신라시대 때부터 한복으로 승화되었다.

누에의 생산과 비단 생산 중심 지역이 상주였기에 최근 상주시에는 한국한복진흥원이 지어졌다.

한복전시 홍보관과 융·복합산업관, 한복 전수학교 등이 여기에 들어선다고 한다.

한국한복진흥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두곡리 뽕나무는 뽕나무로서는 두 번째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첫 번째는 천연기념물 제471호인 창덕궁 뽕나무다.

창덕궁 뽕나무는 조선시대 때 왕비가 친히 누에를 치는 궁중 의식인 친잠례(親蠶禮)와 관련한 역사적 가치에 비중을 두어 지정됐다.

상주 두곡리 뽕나무는 높이 10m, 가슴높이 둘레 4m에 이르는 큰 나무다.

일제 강점기 때 상주군수 최병역이 이 훌륭한 뽕나무를 기념하기 위해 ‘명상기념비(名桑記念碑)’라는 비석을 나무 앞에 세웠다.

이 나무에 달리는 뽕잎만으로 한때는 누에고치를 30kg이나 생산해 냈다고 한다.

상주시 곳곳에는 지금도 뽕나무가 적지 않다.

실제로 초여름에 상주시를 방문하면 골목길 바닥 곳곳에서 뽕나무 열매 ‘오디’가 까맣게 뭉개진 것을 보게 된다. 물론 예전처럼 뽕밭이 무성한 것은 아니다.

뽕밭은 사라졌지만, 그 주변에서 저절로 자라난 뽕나무도 있고 경치를 가꾸기 위해 새로 심어 키운 뽕나무도 있다.

용유리 뽕나무는 잊혀져 가는 우리나라 양잠 문화의 흔적을 뚜렷이 간직하고 있어, 오래 보존해야 하는 귀중한 나무다.

<상주 용유리 뽕나무>

·보호수 지정 번호 18-08-01
·보호수 지정 일자 2018. 2. 20.
·나무 종류 뽕나무
·나이 100년
·나무 높이 9m
·둘레 2m
·소재지 상주시 화북면 용유리 120
·위도 36.589871, 경도 127.932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