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거점 확대 본격화...내년 초 미국서 VF e35·e36 주문 받아 연말부터 차량 인도
신차 출시·초고속 충전 등으로 승기 잡을지 주목...차량용 반도체 부족은 변수로 작용

빈그룹의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가 오는 11월 차기 전기차 모델을 미국에 공개한다. 사진은 내달 17~18일로 예정된 로스앤젤레스 오토쇼 홍보물. [사진=빈패스트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자동차에 뛰어든 베트남 빈그룹이 내년 말부터 차기 전기차 모델을 미국에 인도한다.

전기차 출시와 충전기술 확보로 사업 확대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빈그룹의 자동차 자회사 빈패스트가 2022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전기차 모델 'VF e35'와 'VF e36'의 주문을 받고 연말까지 차량을 인도한다고 말했다.

두 모델은 빈패스트가 내년에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중형급 전기차로, 15일 출시되는 첫 전기차 'VF e34'의 차기작이기도 하다.

마이크 로쉘러 빈그룹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판매량을 예측하기 이른 시기"라면서도 "11월 로스앤젤레스 오토쇼에서 두 가지 최신 전기차 모델을 미국에 공식 소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빈패스트는 베트남 현지에 자동차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미국 판매절차를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로쉘러 CEO는 사업 현황에 따라 제조 시설을 확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제조시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성장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미국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 로쉘러 CEO는 "미국에서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시기는 시장 조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식에 업계는 빈그룹이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으로도 알려진 빈그룹은 지난 5월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기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전략은 국내 LG전자의 행보와 비슷하다. LG전자는 지난 7월 31일 모바일 사업에서 공식 철수했고 현재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빈그룹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손을 뗀다고 밝힌 당시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지만 협상 결렬 후 스마트폰 생산에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자회사 빈스마트의 사업을 접었다.

내년 공개될 'VF e35'와 'VF e36' [사진=빈패스트]

한편 전기차를 향한 빈그룹의 발걸음은 빨라지고 있다.

현재 빈패스트는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5개국에 대표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글로벌 거점을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를 5분 만에 80%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스라엘 기업 스토어닷과 협상을 가졌다.

스토어닷은 초고속 충전기술을 보유한 기술기업으로, 2024년 전기차용 초고속 충전 리튬이온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빈그룹에게는 야망이 있다"라며 "빈그룹도 전기차 고객 유치전에 합류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빈패스트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서 자유롭지 못해 전기차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팜 녓 브엉 빈그룹 회장은 6월 연례회의에서 내년도 전기차 판매목표를 1만5000대로 줄인다고 밝혔다. 반도체가 부족해 당초 계획인 5만6000대를 달성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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