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요타, 코로나19·동남아 공장 셧다운에 생산량 감축...14개 공장도 휴업 초읽기
국내도 13년만에 최저 車 생산 기록..."반도체 육성·공급망 고도화 등 추가 대응 필요"

도요타 미국 켄터키 자동차 조립공장. [사진=도요타]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반도체 수급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미리 대비책을 마련한 일본 도요타까지 생산 차질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반도체 부족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전 비축에 나섰던 기업들도 영향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때문에 국내외 공급망을 지금보다 체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8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 기업들은 동남아 반도체 공장의 생산 차질로 '2차 공급난'(지난 6~9월)을 겪었다.

그중 상반기 위기 대응에 성공한 일본의 도요타도 생산 감축에 나서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도요타는 9월 생산량의 40% 수준인 40만대를 감산하고, 이번 달 내로 14개 주요 공장을 휴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도요타는 위험 관리와 대체품 생산 프로세스를 마련해, 반도체 대란 속 오히려 증산에 성공한 기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내부적으로 위기대응 시스템과 부품 공급망을 개선했고, 정부 지원을 통해 르네사스(일본)·TSMC(대만) 등 반도체 업체와 협력도 강화했다.

노력의 결실로 도요타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됐던 올해 상반기 약 500만대를 판매하며, 상위 5개 기업 중 작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비축해뒀던 반도체 곳간이 바닥을 드러내며 2차 공급난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동남아 반도체 공장의 셧다운을 꼽았다.

지난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되자, 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지역은 전국 봉쇄령과 공장 셧다운을 반복하고 있다.

반도체 부품 시장은 동남아 지역에 집중돼 있지만, 현지 생산이 불안정해지면서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연쇄 타격을 입는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말레이시아는 지난 6월 첫 전국 봉쇄령을 겪으며 공장 셧다운을 이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 공정의 13%를 차지하는 국가로, 인피니온·인텔·NXP 등 50여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현지 공장을 품고 있다.

수출을 기다리는 국내 완성차 기업들의 제품. [사진=연합뉴스]

보고서는 이번 공급난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나라도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기업도 반도체 대란에 대책을 마련해왔지만, 최근까지도 공장 셧다운과 판매 감소 등의 악재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가 집계한 올 3분기 국내 기업의 자동차 생산량은 총 76만1975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20.9% 감소했다.

이는 매년 3분기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글로벌 금융위기로 생산량이 크게 줄었던 지난 2008년(76만121대) 이후 13년만에 최소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육성과 공급망 고도화 등을 통해 미래에 또다시 닥칠 공급난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라며 "특히 국가·지역·기업 간 전략과 위험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부품 공급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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