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4조원 투자로 생산력 확대...'반값 전기차' 위한 배터리 내재화 속도
스텔란티스·GM도 LG엔솔과 미 합작공장 설립...포드는 英공장 전동화 전환

[사진=도요타]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세계 전기차 시장을 두고 기업들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가운데, 일본 도요타가 대규모 투자로 미국 내 배터리 경쟁력을 확대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요타는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34억달러(약 4조2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규 배터리 공장도 짓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도요타는 향후 12억9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를 투입, 미국에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생산 개시 시점은 2025년이다. 이번 발표는 앞서 회사가 밝힌 90억달러(약 10조7000억원) 배터리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신규 배터리공장의 구체적인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신은 도요타의 자동차 조립공장이 있는 텍사스 등 5개 주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도요타는 이 공장이 1750명을 새로 고용해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테드 오가와 도요타 북미지부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전기차 계획은 환경, 고객, 그리고 미국의 일자리에 대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것"이라며 "특히 미국 소비자가 저렴하게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을 고려했을 때, 도요타의 최종 목표는 미국 내 '반값 전기차'를 만드는 것으로 점쳐진다.

통상적으로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도요타는 미국 내 공급망을 확대해 배터리 생산과 공급에 드는 비용을 낮추는 전략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도요타는 배터리 내재화를 통해 반값 전기차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2030년까지 투자와 신규 공장을 세워 연간 20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18일 LG에너지솔루션은 스텔란티스와 손을 잡고 북미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결정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도요타의 도전장으로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기업들의 전기차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국의 '빅 3'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는 18일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북미 지역에 연간 4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운다고 밝혔다.

양사는 구제적인 투자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생산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총 4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공장은 내년 2분기 착공을 시작해 2024년 1분기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생산된 배터리는 스텔란티스의 미국·캐나다·멕시코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운 뒤 현재 테네시주와 오하이오주에 합작공장을 세우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손을 잡은 포드는 영국 머지사이드 헤일우드 공장을 전기차 부품 공장으로 개조하는 작업에 돌입, 2억3000만파운드(약375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스튜어트 롤리 포드차 유럽 사장은 18일 성명을 통해 "포드가 유럽에서 전기차 부품을 제조하기 위해 처음으로 자체 투자를 결정했다"라며 "(전기차 비전에 있어)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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