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 1800원 돌파…지난 3분기 달걀 가격 전년동기 대비 70% 상승
국제 유가 상승 및 원화 약세 등으로 당분간 물가 상승 계속될 듯

지난 17일 오후 제주시의 한 주유소 입구에 휘발유 ℓ당 1780원, 경유 ℓ당 1590원을 알리는 가격안내판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오후 제주시의 한 주유소 입구에 휘발유 ℓ당 1780원, 경유 ℓ당 1590원을 알리는 가격안내판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다른건 다 오르는데 오르지 않는 건 월급 뿐’이라는 한 숨 섞인 푸념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생활필수품(생필품)과 주유소 휘발유 가격 등 일반 생활 물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기름값 상승이 눈에 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1643원이었던 전국의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19일 현재 1729원까지 올랐고, 서울의 경우 1808원까지 치솟았다.

전국 평균 경유가격도 같은기간 1437원에서 1527원까지 상승했다.

기름값의 고공행진은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의 영향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높아지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원유 수요가 늘고 있고, 미국의 원유 생산 감소 전망이 나오면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환율도 최근 연일 약세를 보이면서 원유 등 전체 수입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지난 2012년과 같이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가격. [자료=오피넷 홈페이지]

이처럼 기름값 상승이 계속될 경우 자동차를 이용해 생업을 유지하는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밖에 없다.

특히 화물차를 이용해 물건을 운반하는 기사들의 경우 정해진 배송비에 기름값 부담이 더 해질 경우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이에 일부에서는 정부의 유류세 인하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 생필품 가격의 고공 행진

주유소 외에도 마트 등 일상 생활 속 소비자 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생활필수품 38개 품목 가격 조사 결과 지난해 동기보다 4.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달걀 가격은 무려 70.0%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감시센터는 "달걀은 2분기보다는 가격이 하락했지만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서는 70.0% 상승한 가격이라는 점에서 달걀 가격이 아직 안정화하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외식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식자재 제품들의 가격 상승으로 밥상 물가 부담과 더불어 외식 물가 부담 역시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마트에 달걀이 진열돼 있다.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품목별로 보면 달걀(43.4%)이 오르는 등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3.7% 상승했다. 유가와 우윳값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쳐 가공식품은 2.5%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0%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마트에 진열돼 있는 달걀. [사진=연합뉴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15일 "지난해 10월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 요인과 유가, 환율 오름세로 상방 압력이 높아 3%대 물가상승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추가적인 물가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디지털 및 탄소 중립 경제로의 전환 과정에서 소위 그린플레이션으로 통칭되는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공급망 차질 장기화 혹은 병목 현상에 기인한 새로운 형태의 인플레이션 및 비용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들어 금리인상 등 일반 서민들에게 부정적인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상승은 더 큰 충격일 수 밖에 앖다.

이와 관련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생활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지만 생계유지 때문에 생활비는 줄이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해 각종 공과금 인상을 억제하고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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