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연준 자료 인용해 "미국 상위 10% 부자가 전체 주식 89% 독차지"
상위 10%, 코로나 기간 주식 가치 43% 증가...하위 90%, 33% 증가에 그쳐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증권거래소. [뉴욕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뉴욕 증권거래소. [뉴욕 AP/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코로나19의 대유행 기간 미국에서 부의 불평등이 더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기간 수백만명의 새로운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뛰어들며 '증시의 민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시장이 창출한 이익은 고르게 분배되지 않은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경제 전문매체 CNBC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신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2분기 기준 미국에서 상위 10% 부자들이 소유한 주식 비율이 89%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CNBC는 "이같은 사실은 코로나19 대유행이 부의 불평등을 키우는 역할을 했음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상위 10% 미국인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43% 급증했다.

반면, 하위 90% 미국인의 주식 가치 증가분은 같은 기간 33%에 불과했다.

부자들의 주식 가치가 하위 90%에 비해 10%포인트 더 늘어난 것.

이와 관련해 CNBC는 두 가지 원인을 꼽았다.

우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젊은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했다는 것.

미국의 무료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지난 2년 동안 1000만개 이상의 신규 계정을 추가했고, 이들 대부분은 젊은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것을 알려졌다.

C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로빈후드의 평균 계좌 규모는 약 4500달러"라면서 "이들의 이득은 주식 보유고가 수십만 혹은 수백만 달러인 투자자들보다 훨씬 적다"고 지적했다.

또한 신규 투자자 중 다수는 단기간에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대출로 주식을 빠르게 사고파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이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보다 낮은 수익을 본다는 것이 CNBC의 지적이다.

상위 1% 부자들도 좁혀 보면 미국의 빈부 격차는 더욱 두드러진다.

연준 통계에 따르면 상위 1% 부자들은 코로나19 기간 주식과 펀드 투자를 통해 6조5000억달러 이상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하위 90%는 같은 기간 1조2000억달러의 소득을 얻는 데에 그쳤다.

CNBC는 "새로운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장이 더 광범위하게 소유됐지만, 시장이 창출하는 이익과 부는 널리 분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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