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렌식 작업으로 복원된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과의 2차례 통화 내용
【뉴스퀘스트=민기홍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검찰이 야당에 여권 정치인 등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제보한 조성은씨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으로부터 고발장을 전달받은 당일 두 사람이 통화한 녹취록을 지난 19일 밤 10시30분에 방송된 MBC PD수첩을 통해 공개했다.
이날 조씨가 공개한 녹취록은 모두 11페이지 분량으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으로 복원된 지난해 4월 3일 김 의원과의 2차례 통화 내용이 기록돼 있다. 통화 시간은 모두 17분가량 된다.
조씨는 김 의원이 지난해 4월 3일 오후 4시 19분에 텔레그램을 통해 조씨에게 여권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으며, 그 전후에 김 의원과 통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의원은 오전 통화에서 조씨에게 "고발장 초안을 아마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검사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고발장 작성이 검찰과 관련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고발장 접수처에 대해선 "고발장은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라면서 제3자의 말을 옮기듯이 말했다.
오후 통화에서는 김 의원은 고발장을 대검에 접수하도록 하고 "만약 가신다고 그러면 그쪽에다가 이야기를 해 놓을게요"라고 말했다.
또 "이게 검찰이 받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 이쪽에서 항의도 좀 하시고, 왜 검찰이 먼저 인지수사 안 하고 왜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하고"라고 조언도 했다.
고발장 제출과 관련해서는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라며,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야죠. 검찰색을 안 띄고."라고 언급했다.
조씨가 전략본부 회의(당시 미래통합당 선대위 부위원장)가 예정돼 있다고 하자, 김 의원은 "우리가 좀 어느 정도 초안을 잡아봤다", "이 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이렇게 하시면 돼요"라고 말했다.
조씨가 공개한 녹취록에서는 '채널A 기자 강요미수'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오전 통화에서 "그 목소리는 이동재(채널A 기자)하고 한동훈(검사장)하고 통화한 게 아니고, 이동재가 한동훈인 것처럼 다른 사람을 가장을 해서 녹음을 한 거예요"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동재가 양심선언하면, 바로 이걸, 바로 키워서 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라고 말하고, "선거판에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고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일단 프레임 만들어 놓고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고 언급했다.
녹취록을 공개한 조씨는 휴대전화 용량 문제로 통화 내용을 삭제했지만, 최근 법무부 인증을 받은 업체에 맡겨 포렌식했고, 통화 내용이 복구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