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 연구팀, 백신접종 거부와 정치사회의 관련성을 새롭게 조명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교(WVU) 사회학자들이 발표한 2편의 새로운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국의 기독교 민족주의자들(Christian nationalists)은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낮은 반면, 정치적 보수주의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높은 회의감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전문 뉴스 사이트인 ‘유레칼러트(EureKalert)’는 19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을 보도했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의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을 거부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사람들로 간주된다.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의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은 코로나19 백신접종을 거부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사람들로 간주된다. [사진제공=West Virginia University]

기독교 민족주의,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강력한 변수”

학술지 ‘백신(Vaccine)’ 최근호에 발표된 첫 논문에서 연구원들은 기독교 민족주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주저하는 가장 강력한 예측 변수 중 하나로 백신 접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말하는 미국의 기독교 민족주의란 기독교가 미국 시민 생활에 스며들어야 한다는 믿음의 한 사조를 말한다.

이 연구를 이끈 케이티 코르코란(Katie Corcoran) 사회학 교수는 "기독교 민족주의는 미국인은 신에 의해 선택되었으며 신은 자신들을 보호한다는 믿음"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과학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정부의 개입에 반대하기 때문에 공중보건에 의한 보호보다는 개인의 자유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독교 민족주의자들이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적고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0명의 성인 대상 연구에서 결론 내려

연구팀은 지난해 봄 2000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종교적 정체성과 행동, 그리고 코로나19에 대한 태도 등과 관련해 진행한 조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연구원들은 기독교 민족주의의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응답자들에게 “연방정부가 미국을 기독교 국가로 선언해야 한다는 데 어느 정도 동의하느냐, 동의하지 않느냐?” 하는 질문 등을 던졌다.

공동 저자인 크리스토퍼 샤이틀(Christopher Scheitle) 사회학 교수는 우선 모든 기독교인이나 복음주의자들이 미국 인구의 약 20%를 차지하는 기독교 민족주의자로 이 법안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언론은 종교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복음주의 개신교도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의 연구가 보여주는 것은 기독교 민족주의는 복음주의자로 동일시하는 사람들 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복음주의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이 특정한 민족주의 이념을 받아들이는지 여부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두번째 연구에서 다른 형태의 과학 회의론과 관련해 코르코란과 샤이틀 교수는 코로나19에 대한회의적 시각을 검토했다.

정치적 보수주의자, 코로나19를 비롯해 다른 과학적 이슈에도 회의

그들은 코로나19 회의론자의 상당수가 진화론, 기후변화, 백신 및 유전자변형유기체(GMO)에 대해 특히 정치적 보수주의자들과 같이 과학적 문제에 대한 회의를 같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역동적인 세상을 위한 사회학적 연구(Socius: Sociological Research for a Dynamic World)에 게재됐다.

샤이틀 교수는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 과학적 반대파와 찬성파가 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가 다른 형태의 과학 회의론에 어느 정도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정치적 보수주의가 과학 회의론의 상당히 일관된 예측 변수라는 점이다. 어떤 과학적 이슈이든 간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19에 대해 정치적인 보수주의자들이 기후변화, 진화, 기타 모든 문제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나는 이것이 코로나19가 정치화와 연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이도 코로나19의 태도에 한몫 했다. 연구자들은 젊은 사람들이 백신에서 바이러스의 존재에 이르기까지 노년층보다 더 회의적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샤이틀 교수는 또한 “남부에 거주하는 개인들은 진화론을 회의적으로 보는 경향이 더 높으며, 이는 과학적 주제와 관련해 종교와 강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지역적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모든 과학 문제에 대해 덜 회의적이라는 것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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