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할당관세율도 낮추기로…인하 폭 및 적용시기 다음주 발표 예정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연일 치솟는 국제유가에 정부가 결국 유류세 인하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점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유류세 인하 폭과 적용 시기 등 구체적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다음주 비상경제 중대본 회의에서 세부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류세 인하 법적 한도는 30%로, 지난 2008년에 10%, 2018년~2019년에 15%, 7%를 각각 인하한 바 있다.
정부는 또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율도 낮춰 가스요금 인상을 억제키로 했다.
할당관세란 일정 기간 일정 물량의 수입물품에 대해 관세율을 일시적으로 낮추거나 높이는 제도를 말한다.
이 차관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대응해 현재 2%인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할당관세율을 추가 인하하는 방안도 함께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 등 서민경제의 생활물가 부담 완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날 발표는 지난 20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유류세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발언한지 이틀만이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일부 언론의 유류세 인하 관련 보도에 대해 "유류세 인하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한 바 없으므로 보도에 신중을 기해 주시기 바란다"는 해명자료를 내 놓은 바 있어 전격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국제유가는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이 높아지면서 이에 따른 수요회복 기대와, OPEC+의 공급관리, 미국 허리케인에 따른 생산 차질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배럴당 60달러 선에 머물렀던 국제유가는 2개월여만에 8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조만간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기에 최근 원화약세로 인해 수입물가가 상승하면서 국내 휘발유 및 경유가격에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올초 1400원대에 머물렀던 국내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이날 오전 11시 14분 현재 1746.80원(서울 1825.09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현 상황이 계속될 경우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ℓ당 2000원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국내 휘발유 및 경유가격이 상승하게 될 경우 일반 산업현장은 물론 자동차를 이용해 생활을 영위하는 일반 서민들도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최후의 방책으로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원유 수급 부족에도 국내 에너지 수급 상황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원유는 매월 8000만배럴을 차질없이 도입 중이며 올해 비축유 목표량 구매도 완료해 총 1억배럴을 확보했다”며 “천연가스는 장기계약 비중이 80% 내외에 달하고, 사용량의 50%인 발전용은 다른 원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감축해 현재까지 수급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