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 】 골프장에서 종종 “야. 저 친구 폼은 엉성한데 잘 친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런데 저렇게 치면 절대 80타를 깨지는 못 할거야.”라는 말이 뒤따른다.

나는 이 말에 절대 동의한다. 내 자신이 경험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초기에 코치를 받았으나 너무 지루한 나머지 바로 필드로 나갔고 이후 좌충우돌 엄청나게 깨지면서도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갈 겸손을 보이질 못했다.

이후 귀동냥하면서 이사람 저사람 지도해 주는 것을 듣고 제멋대로 친 것이 결국 휘두를 수는 있겠으나 여전히 안타깝다는 평가의 벽을 넘지는 못하게 되었다.

기본기를 중시해야 한다는 원칙의 중요성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 축구스타 손흥민 선수로부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어린 시절 6년간 이상이나 기본기 습득에만 치중했다고 하니 그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세계적 선수가 되겠구나 하는 가름을 해 본다.

군인에게도 요구되는 기본훈련이 있다. 여기에는 체력, 정신교육, 제식, 총검술 등과 함께 ‘사격’이란 과목이 있다.

이 사격은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는 특수한 종목이며 군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통과해야 할 종목이기도 하다.

또한 사격할 때는 정신을 집중해야 하고 주변의 총소리에 놀라지 않는 담력이 있어야 하며 호흡이 거칠어지지 않도록 체력이 뒷받침 해 주어야 한다.

그렇기에 사격을 잘하는 장병이나 부대는 그만큼 믿음직하고 다른 훈련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 사격의 기본은 바로 영점사격이다.

군에 입대한 모든 장병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사격이 바로 영점사격이다. 영점사격은 훈련소에서 자신의 총을 지급받고 그 총과 자신이 한 몸이 되는 과정으로 총의 조준선과 총구가 지향하는 방향을 일치시키는 과정이다.

총을 지급받은 사수가 조준한 표적을 제대로 맞추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훈련을 거쳐야한다. 사격은 25미터 거리의 표적을 조준하여 1회 세발씩 쏜다.

이때는 표적을 맞추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삼각형의 탄착군이 형성되었는가가 중요하다. 만일 사수가 사격술 예비훈련을 통하여 조준하는 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총구가 흔들리지 않도록 호흡을 고르며 방아쇠를 천천히 당겨 격발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면 표적에는 작은 삼각형의 탄착군이 형성된다.

통상 최초의 사격에서는 탄착군이 조준한 지점보다는 약간 떨어진 곳에 형성이 된다. 그럴 경우 사수는 총기의 가늠쇠와 가늠자라는 장치를 약간 움직여서 조준선을 조정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2차 사격을 하여 새로이 조준한 곳에 탄착군이 형성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세 번째의 3발 확인사격을 함으로써 자신의 총과 자신의 조준감각을 일치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비로소 그 총은 사수가 어떠한 거리에서든 믿고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 살아있는 병기로 탄생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한사람의 완전한 군인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이러한 영점사격은 개인화기에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직접 표적을 보지 않고 관측수가 불러주는 제원을 가지고 사격하는 대포를 운용할 때도 필요로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어떤 이는 기본이 잘 갖추어져 있다고 평가받기도 하고 그렇지 않다고 손가락질 받기도 한다. 또 사회와 회사와 같은 조직에서도 기본에 대한 논의는 적용된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결국 인간 개개인의 기본에서 출발된다. 그래서 인격이나 품성이 그만큼 중요하게 강조되는 것이다.

기본이 제대로 잡혀 있지 않으면 큰일은 물론, 사소한 일상마저도 어지럽게 진행되어 결국 자신이 세상을 혼란시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앞으로 이 칼럼의 방향과 내용은 우리가 부딪히며 살아가는 세상사에서 잊고 살고 소홀히 했던 기본을 다시 확인하고 더듬어 보는 이야기로 엮어 보고자 한다.

※필자 권태오 예비역 육군 중장은 1956년 대구 출생으로 1976년 육군 소위로 임관(육군 3사 13기)해 2014년 육군 중장으로 예편했다. 경북대 학사(사학), 미 Troy 주립대 대학원 경영관리학 석사, 국방대학교 군사학(안보정책) 박사로 군 복무 중에는 한미연합사 작전처장,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수도군단장을 역임했다. 전역 후에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차관급)을 거쳐 현재 국방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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