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소풍 대표/와인칼럼니스트】 기생충, 미나리가 세계 영화계를 흔들어 놓더니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또 전세계 시청률 1위를 기록하여 세계를 놀라게 한다.

이 와중에 국내 TV 프로그램에서는 수퍼밴드 시즌 2와 풍류대장, 국민 가수라는 음악 프로그램이 기존 음악 경연 대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남녀노소와 장르를 불문하고 경연을 펼치며 우리 국악과 서양 음악의 융합까지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백댄서로만 주로 활동했던 춤꾼들이 스트리트 우먼 파이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주인공이 되어 경연을 펼치면서 새로운 경지를 선사하고 그들이 세계 대회에서 1등한 내용도 소개된다.

이런 프로그램들을 보면서 향후 최소 10년 이상 한류가 전세계 음악, 예능, 영화와 드라마 등의 문화계를 주름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장르가 다양화되는 것도 놀랍지만 그렇게 많은 음악 경연 프로그램을 치렀는데도 이런 재주꾼들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각종 문화 예술 분야에 인재들이 많이 분포되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현상을 한편으로는 뿌듯하게 생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기해 하면서 이렇게 한류 문화가 확산하게 된 과정을 정리해보고 싶던 차에 페북 친구중 한 분이 전문가들이 이 한류 문화의 확산과정을 시기별로 구분한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은 글을 접하게 되었다. (출처: 김흥순 님의 페이스 북)

그는 “한류(韓流)는 1990년대 말 한국의 드라마와 가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중국에서 붙인 용어다. 전문가들은 크게 네 단계로 분류한다”라면서 한류 문화의 확산 과정을 4단계로 구분했는데 이것이 국내 와인 문화 확산과도 거의 동시성을 갖기에 비교해가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 ‘제1대 한류’와 ‘와인 문화 태동기(이노베이터와 얼리 어답터의 단계)’

‘1997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영상 콘텐츠가 선두주자였다. 일본, 동남아, 중국에 한류가 퍼져 나간 첫 단계다.’라고 제 1대 한류의 시작을 설명한다.

이 시기는 경제적으로는 1997년말 IMF와 맞물리는 시점이다.

우리 나라 와인 문화는 IMF가 회복되는 시점인 2000년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가 사실상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다. 사실 IMF가 없었다면 태동기의 시작점을1995년부터로 볼 수가 있다. IMF로 인해 감소한 와인 수입이 회복하는데 약 3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 1997년 즈음에 국내 최초의 와인 아카데미가 생겨나고 인터넷 붐과 함께 온라인에서 와인 홈페이지가 등장하면서 와인 문화가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그 배경에 무엇이 있을까?

1995년 1인당 국민 소득이 일만불을 넘기면서 국민의 경제적 생존의 문제가 궁극적으로 해결되었다는 신호탄이 오르고 개성이 중시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개성별 집단이 그 특정 개성만을 대상으로 하더라도 영속이 가능한 시장규모가 성립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문화는 생존 문제가 걸린 경우 다양한 장르가 꽃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시기를 문화 확산 이론을 적용해보면 이노베이터들과 얼리 어답터들 즉 전체 성숙시장을 100%로 보았을 때 약 3~5%가 이를 받아들이는 단계이다.

◆ ‘제2대 한류’와 ‘와인 문화 1차 확산기(얼리 어답터와 1차 대거 진입자 1기)’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다. K팝이 인기를 끌면서 아시아권을 넘어 중남미, 중동, 유럽과 북미 일부까지 확산됐다.’

이 시기에는 중간쯤인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시기이기도 하다.

한번 탄력을 받은 경제성장과 문화 확산은 후퇴가 거의 없기에 금융위기에도 문화 확산은 지속된 것이다.

일종의 문화 확산 관성의 법칙이 작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찌 보면 인간의 본성상 위기상황일수록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기 위해 음악 등의 문화 수요가 더 증가하는 현상이 작용한 것이라고도 보여진다.

이때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불을 돌파하여 3만불을 향해 가고 있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와인의 경우에는 이 시기에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에 대형 와인 전문 코너가 별도로 생기고 재벌 기업들이 와인 수입회사를 설립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중소수입업자들이 키워온 와인 문화가 사업성을 갖는다고 대기업들이 판단하여 본격 진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래의 블루오션을 발견하기 힘드니 와인을 블루오션이라고 보고 뛰어든 측면도 있다.

이 시기를 문화 확산 이론을 적용해보면 얼리어답터(Early Adoptor)의 단계의 끝을 지나 최초 대량 진입자(the First follower)의 시기가 된다.

전체 성숙 시장 100%중 50%까지 시장규모가 커지는 단계인데 국내 와인 문화는 1차 확산기로 이 최초 대량 진입자 단계중에서도 1차 대량 진입기가 된다.

즉 시장이 대략 30~40%까지 확장되는 단계라고 생각된다.

◆ ‘제3대 한류’와 ‘와인 문화 1차 빅뱅기 (1차 대거 진입자 2기)’

‘2010년대 초반부터 2019년까지로, 한류의 본격적 세계화가 이뤄진 시기다. 대중 문화뿐만 아니라 한식, 여행, 복식, 화장품, 한글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의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대됐다.’

한한령 이전까지 중국이 본격적으로 한국의 문화와 상품을 소비하기 시작했고 BTS와 블랙핑크가 등장하여 전세계를 주름잡기 시작한 시기이기도 하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경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가 지속성장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불까지 진입하는 상황이 문화 확산을 촉진시킨 배경이라 생각된다.

재미있는 것은 와인 문화도 이때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확산되어 한류 2기때 진입했던 일부 재벌 기업들은 와인 산업에서 철수했지만 유통망을 가지고 있던 재벌 기업들은 승승장구 시장을 본격 확대하여 이 중에 한 재벌 그룹 산하 수입사가 매출규모 1위로 등극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문화 확산 이론을 적용하면 1차 대거 진입자 2기로 전체 성숙시장 100%중 50%까지 성장하는 시기로 와인 문화 1차 빅뱅기라고 볼 수 있다.

금융위기를 극복하면서 와인을 즐기는 연령대가 20,30대와 6,70대로 확산되고 여성들이 본격적으로 와인을 즐기기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1인 가구의 급성장의 시기이기도 하다.

◆ ‘제4대 한류’ 혹은 ‘신한류’ 와 ‘와인 문화 2차 빅뱅기( 2차 대거 진입의 시작)’

‘2020년부터 시작된 새로운 흐름이다. 장르가 더욱 다양해지고 연관 산업이 결합하며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까지 가세하는 특징이 있다. ‘오징어 게임’ 열풍은 전 세계를 휩쓰는 ‘K콘텐츠 쓰나미’의 최신 물결이다.’

와인의 경우에는 2019년부터라고도 볼 수 있지만 완전 성숙 시장을 100%로 보았을 때 50% 능선을 넘어 80%까지 가속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기라고 보여진다.

코로나가 이 시기에 혼술 문화를 강요하게 되면서 1인 가구 골드 미스터, 미스들이 소주나 맥주보다는 와인을 선호하게 된 것이 이 시기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문화 확산 이론 상으로는 이 시기는 2차 대거 진입자(the second follower)의 시기에 해당된다.

이제 우리는 한류를 케이 컬처(K-culture)라고 부르고 있다.

일제 해방후 76년, 6.25라는 전쟁의 폐허 70년만에 경제면에서의 한강의 기적을 너머 문화면에서 코리아의 기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휴전 중의 반쪽의 나라가 만들어낸 기적이다.

페친은 그의 글에서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만든 석학이다.

소프트파워는 강제가 아닌 ‘매력’을 통해 얻는 ‘부드러운’ 권력. 최근 그는 “한국이야말로 문화의 소프트파워가 잘 갖춰져 있다.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공 스토리’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한류에는 패권적 요소가 없고 닮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많다는 평가다.’ 라고.

문화는 패권이라는 강압적 강제적 요소가 없어야 하고 즐거움과 행복감, 위로 등의 감성적, 감정적 공감의 영역을 너머 닮고 싶게 만드는 매력까지 있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자유(Freedom)와 사회적 자유(Liberty)가 보장되는 상황속에서 문화는 꽃피워지고 거기서 꽃피운 문화가 지구인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개인적, 사회적 시련도 양념처럼 존재해야 하는 필요악(?)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죽지 않을 만큼의 시련 상황이 있기에 오히려 고품격의 문화가 태어나고 문화의 고마움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미 시작되고 있지만 우리의 식음료 문화도 ‘미식 한류’로 만개하는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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