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대유행은 여전히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수그러들 줄 모르는 감염자 수는 우리가 여전히 세계적인 대재앙 속에 있다는 것을 실감나게 만든다.

그러나 줄어들지 않는 감염자 수와 함께 델타 바이러스와 같은 새로운 변종의 출현이 새로운 우려를 자아내고 있지만 추가적인 접종과 같은 새로운 방법이 개발되고 치료약도 줄이어 나오면서 우리에게 기댈 수 있는 희망을 선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그동안 제외됐던 어린이에게도 백신이 보급되고, 여러 나라에서 새로운 백신들이 계속 개발되고 충분히 보급되면서 대유행은 진정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낌새다.

그러나 새로운 우려들이 우리들 앞에 나타나고 있다. 이 코로나19가 인간만이 감내해야 할 인간 질병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우리들과 같이 사는 개나 고양이와 같은 반려동물만이 아니라 이 바이러스가 심지어 야생동물도 감염시키고 있다는 아주 우울한 소식들이다.

코로나19는 인간의 질병만으로 끝나지 않아

몇일 전 아주 섬뜩하게 다가온 소식이 있었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아이오와 주에 야생하고 있는 사슴을 상대로 샘플 조사 결과 무려 3뿐의 1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이다.

물론 1개 주에 국한되는 소식이다. 이는 따지자면 인간보다도 더 많이 감염돼 있다는 놀라운 결과다. 이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의 이 연구는 당연히 마치 사람들처럼 한 사슴이 다른 많은 사슴을 감염시켰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도 광범위한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야생 사슴은 수도 많아 북미에서 사냥꾼의 가장 인기 많은 표적이다. 그래서 어떤 다른 동물보다도 사람들로 인해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사냥꾼들이 내다버린 음식이나 또한 사람들이 뱉은 침으로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사람들에 의해 오염된 물을 마셔 감염될 수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코로나19는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비롯해 담비, 밍크, 사자, 호랑이, 푸마, 그리고 고릴라 등 인간과 친숙한 이름의 동물은 거의 예외가 없을 정도다. 최근에는 덴버 동물원의 하이에나서도 그 사례가 보고됐다.

자 그러면 우리의 지평을 좀 더 열고 이런 생각을 해보자. 인간과 가까운 가축은 무사한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가축에 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때 현실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예상해보자.

우리는 그동안 조류독감으로 수십만에서 수 백만에 이르는 닭과 오리가 도축되면서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가한 사례들을 보았다. 돼지 콜레라, 그리고 구제역(口蹄疫), 우역(牛疫) 등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질병 코로나19는 그 정도에서 머물지 않는다. 그 기세가 꺾여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축을 비롯한 동물을 전전하다가 어떤 살인적인 변종이 돼 다시 사람을 공격할지 모른다는 우려다.

살인적인 스페인 독감, 소에서 나온 인간 독감 바이러스가 원인

1989년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감기와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다. 그리고 소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사람의 바이러스가 소에게 옮겨갔고, 사슴에게 옮기고, 다시 사람에게 왔을 때 그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면서 치명적인 변종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에 치료약이 없었던 것이다.

코로나19가 다른 야생 동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리고 특정 다른 동물들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면 바이러스를 근절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새로운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돌연변이를 막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야생 동물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정 다른 동물들도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면 바이러스를 근절하는 것을 어렵게 하고 새로운 변이를 일으킬 수 있는 돌연변이를 막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종(異種) 간 전염은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에서 동물로 옮겨간 이 바이러스의 변이가 어떻게 변이를 걸쳐 인간을 다시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동물간 감염을 경계하는 이유다. 자연세계는 우리가 결코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한 세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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