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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1-12-02 10:21 (목)
[이철형의 와인인문학㉖] 샴페인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철형의 와인인문학㉖] 샴페인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 이철형 와인소풍 대표/와인칼럼니스트
  • 승인 2021.11.2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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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소풍 대표/와인칼럼니스트】 미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루카스 포스(Lukas Foss (1922~2009)가 ”어떤 과학자가 새롭게 발견하거나 발명한 것은 그 이전의 발견과 발명에 기초한다는 것은 명백하다. 예술도 마찬가지이다.“라고 했듯이 병속 압력 5~6기압을 버텨내는 오늘날의 샴페인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단계별로 발견하거나 발명한 것들이 합쳐져서 오늘날 샴페인이 탄생한 것이다.

오늘은 샴페인의 위대한 탄생 과정을 들여다보자.

우선 거품의 발견과 이 거품을 병 속에 가두어 두는 과정에 관한 것부터 시작해보자.

샴페인이 생산되는 샹파뉴 지역은 북위 49~49.5도로 와인 생산으로 보면 거의 북방 한계선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처음에는 스틸 와인 즉 비발포성 와인이 만들어져서 이보다 남쪽인 부르고뉴의 와인과 경쟁을 하였는데 당연히 품질면에서 당해낼 수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추운 지역이다 보니 포도에서 당도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좋은 스틸 와인을 만들기에 충분한 좋은 원재료를 얻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남쪽인 부르고뉴에도 가끔 있기는 했지만 샹파뉴 지방은 더 추운 지역에 위치하다 보니 가을에 수확하여 만든 와인들이 날씨가 추워지면서 발효가 멈추었다가 이듬해 봄에 날씨가 풀리면서 다시 발효가 시작되어 병이 터져버리는 현상이 많이 발생하게 되었다.

페리뇽 수사 동상 [사진=위키피디아]
페리뇽 수사 동상 [사진=위키피디아]

1670년경에 샹파뉴 오빌레 (Hautvillers)의 베데딕트 수도원에 파견되어 근무하던 돔 페리뇽 (Dom Pérignon (1638–1715)) 수사가 봄에 병들이 터지는 것을 방지하고 더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다가 발견한 것이 거품이고 이 거품을 잘 가두어 두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처음에 그는 병이 터지지 않게 하는 것에 주력하다가 나중에는 오히려 거품을 잘 가두어 두는 방식을 찾아내게 되는데 당시로서는 결점이었던 것을 어쩔 수 없이 강점으로 바꾼 셈이다.

그는 레드 품종으로 화이트 와인을 만들 수 있게 압착하는 기술을 발전시켰는데 이것은 샴페인을 만드는 두 품종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레드 품종인데도 화이트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게 하는데 기여한 것이 된다.

또 그는 압력에 견디게 하기 위해 더 두꺼운 병을 사용하고 코르크 마개를 사용하여 거품을 병속에 가두어 두는데 활용했고 봄철에 2차 발효가 일어나도록 가을에 포도즙속에 천연 설탕이 남아 있도록 하고 그것이 봄에 발효되어 거품과 함께 병입하는 시기를 정하는 일에 능숙해서 스파클링 와인의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

즉 스파클링 와인을 그가 발명한 것은 아니나 샴페인의 품질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발견과 발명만으로는 오늘날의 고압력 샴페인을 얻을 수 없고 품질도 안정화될 수가 없었다. 오늘날처럼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샴페인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기술적, 과학적 발견과 발명이 추가로 필요했다.

먼저 라부아지에(Antoine Laurent Lavoisie (1743~1794))가 새로운 연소법 연구를 통해 산소와 이산화탄소 등의 기체의 존재를 발견한다.

그 이전에 이 기체의 존재를 모를 때에는 당시 사람들은 와인 셀러에서 봄에 갑자기 병이 터져 버리는 현상을 보고 악마의 장난이라고까지 생각했다.

멀쩡했던 와인이 봄만 되면 갑자기 터져 버리니 그리 생각하는 것도 당연하지 않겠는가?

심한 경우에는 50~80%가 파손되었다고 하니 당시 수도원의 중요한 재정 수입원인 와인이 사라지는 꼴이 되는 것이었다.

허나 라부아지에가 그것이 무형의 기체에 의한 작용이라는 것을 발견했으니 미신 하나가 사라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양조를 하면 거품이 생기는데 그것의 정체는 기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허나 병속 기체의 높은 압력을 이겨내고 병이 파손되지 않게 하여 제품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발명과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 또 기다려야 했다.

상파뉴 지방의 약사였던 장 밥티스트 프랑수아(Jean-Baptiste François (1792-1838))가 없었다면 우리는 여전히 샴페인 병의 50~80%가 터져 버려서 아주 비싸져서 극소수의 특수층만이 삼페인을 즐기거나 캔으로 된 용기의 샴페인을 마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병이 터지지 않게 병 속 2차 발효를 위해 병에 스틸 와인인 베이스 와인을 넣을 때 함께 넣어주는, ‘설탕을 섞은 포도원액(이것을 “리큐르 드 티라주(Liqueur de tirage)" (tirage liqueur)라고 한다)’의 적정한 설탕량을 당분과 압력의 관계를 연구한 끝에 찾아냈고 당분측정기까지 개발했다.

그의 발견과 발명으로 돔 페리뇽 수사의 주먹구구식 감각에 의존하던 것을 벗어나 병이 깨지지 않으면서도 높은 압력이 생기는 양의 설탕을 희석시킨 포도원액을 병입시에 투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도 여전히 골치거리 하나가 남는다.

이번에는 병속에 설탕과 함께 넣어준 효모 찌꺼기가 남아 있어 이를 제거하지 않으면 탁한 샴페인을 마셔야 하기 때문이다. 죽은 효모와 함께..

이를 해결한 사람이 마담 뵈브 끌리꼬 (Veuve Clicquot Ponsardin(1777~1866))다.

그녀는 21세에 결혼했다가 27세에 과부가 되었기에 뵈브 끌리꼬 (과부 끌리꼬)라고 불리운다.

그녀가 1816년에 리들링(Riddling)이라는 방식을 개발하여 샴페인 병 입구로 죽은 효모를 모이게 한 후 이를 제거하여 맑은 샴페인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다.

리들링은 75도 각도의 도구(삼각대 형태의 판에 구멍이 뚫려있는 뿌삐뚜르(pupitre))에 병을 거꾸로 꽂아서 매일 조금씩(1/8씩) 돌려가면서 발효가 끝난 죽은 효모가 점차 병 목으로 모이게 하는 방식인데 통상 15일~ 3달 정도 소요된다.

오늘날에는 대부분 이 작업을 지로 팰러트 (gyropalette) 라는 기계로 자동화하여 한다. 이 작업은 오랜 기간 숙성후에 마지막으로 효모 찌꺼기를 제거하고 병입한 후 코르크 마개로 막기 전에 이루어진다.

코르크 마개로 막기 전에는 청량음료의 뚜껑 같은 크라운 마개로 막은 상태에서 병속 2차 발효와 숙성을 한다.

리들링 & 뿌삐뚜르. [사진=champagne.fr]
리들링 & 뿌삐뚜르. [사진=champagne.fr]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1822~1895))는 발효와 부패에 관한 연구를 통해 발효는 효모가 당분을 먹고 알콜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임을 밝혀내서 샴페인의 거품의 정체가 이산화탄소임을 알게 해주었다.

그리고 그는 젖산 발효는 젖산균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과 와인이 부패되는 것은 미생물인 초산균에 의한 것이라는 것도 밝혀냈다.

그리고 그는 저온살균법(Pasteurization)을 개발하여 와인을 포함하여 음식물들의 부패를 방지하는 데 기여했다.

앞서 언급한 과학자들과 와인 생산자에 의한 과학적 원리 규명과 발명 혹은 발견 이외에도 산업적 발전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샴페인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영국에서의 단단한 유리병의 개발은 샴페인의 5~6기압의 내부 압력을 견디게 해주었다. 이 용기의 발전이 없었다면 섬세하면서도 기운찬 거품의 느낌을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코르크 마개의 발견과 사용이 없었으면 와인을 병에 보관하기도 힘들었고 뻥하고 터지는 소리를 즐기기도 힘들었을 것인데 이 코르크 마개를 와인 병 마개로 사용한 것이 바로 돔 페리뇽 수사이기도 하다.

뮈즐레. [사진=위키디피아]
뮈즐레. [사진=위키디피아]

여기서 마지막 화룡 점정이 코르크 마개를 병목에 붙잡아 매주어 높은 압력을 보다 견디기 쉽게 해주는 뮈즐레(뮈슬레)(Muselet)라는 철사망의 발명인데 이것은 자크송 샴페인 하우스의 아돌프 자크송(Adolphe Jacquesson(1800~1876))이 개발했다.

그는 코르크 마개위에 플레이트를 대고 이것을 철사로 병 목에 고정시켜 코르크 마개가 높은 압력에도 견딜 수 있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하는 방식을 개발하여 1844년 특허를 냈다. 오늘날 이 플레이트에는 메이커들의 홍보용 디자인이 인쇄되어 있다.

뮈즐레. [사진=위키디피아]
뮈즐레. [사진=위키디피아]

1670년대이후 1870년대에 이르는 약 200년에 걸친 이런 과학적 발견과 발명, 그리고 기술과 산업의 발전이 모여서 오늘날의 샴페인 모습을 만들어 냈고 이렇게 완성된 샴페인은 1700년대 중후반부터 1800년대 초중반에 집중적으로 샴페인 하우스들이 생기게 했다.

그리고 18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프랑스 궁중에서의 화려한 파티 문화를 배경으로 유럽 전역의 상류층들의 문화에 파고 들며 폭발적으로 샴페인 시장을 형성해 갔다.

하나의 문화가 형성되고 확산되는 데에는 수많은 발견과 발명 그리고 그것을 응용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존재해야 하고 동시에 이를 향유하려는 시장이 존재해야 한다.

오늘날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다른 와인 종류에 비해 샴페인의 수요는 더 많이 올라가고 있고 덩달아서 다른 스파클링 와인들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

오죽하면 스파클링 워터까지도 인기를 끌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