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모리 대학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통해 “본능적, 신경학적 충동 갖고 있다”고 확인
여성이 더 오래 사는 이유 ‘할머니 가설’과도 연결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할머니들은 그들의 손자 손녀들을 아주 좋아한다. 이러한 손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뇌 스캔을 통해 알 수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이’ 손자에 대한 할머니의 사랑은 할아버지, 또는 아이의 아버지나 어머니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뇌 활성 정도가 훨씬 크다는 것이 스캔에서 나타났다.

할머니의 손주 사랑은 본능적 신경적 충동

미래전문지 ‘퓨처리즘(Futurism)’은 19일 생명과학저널 ‘영국왕립학회보 B(Royal Society)’에 실린 미국 에모리 대학 연구팀의 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새로운 이 연구에 따르면 할머니들은 전형적으로 그들의 손자들을 돌보고 싶은 본능적이고 신경학적 충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원들은 50명의 할머니들을 상대로 손주들의 사진을 보는 동안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그들의 뇌를 스캔했다. 또한 할머니들에게 모르는 아이들과 어른이 된 손주 사진도 보여줬다.

연구 결과 연구팀은 할머니들이 그들의 어린 손주들을 볼 때마다 감정적 공감을 결정하는 뇌의 부분들이 밝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할머니의 손주 사랑이 뇌 스캔 통해 입증됐다. 손주와 있을 때는 할머니의 뇌 특정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머니의 손주 사랑이 뇌 스캔 통해 입증됐다. 손주와 있을 때는 할머니의 뇌 특정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exels]

이 연구를 이끈 제임스 릴링(James Rilling) 인류학 교수는 "할머니들에게는 감정적 공감과 관련된 뇌의 영역, 그리고 움직임과 모토 시뮬레이션(motor simulation), 그리고 준비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되는 것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가 기쁨을 표현할 때 할머니도 같이 기쁨을 느끼고 아이들이 고통을 표현할 때 그 고통을 같이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릴링 교수는 “연구를 통해 우리가 발견한 것은 할머니의 뇌가 손주가 느끼는 것에 공명하도록 진화가 이뤄졌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성인이 된 손주 보여주었을 때는 (감정적이 아니라) 인지적 공감과 관련된 뇌의 부분들이 밝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주의 귀여움 사라지면 감정적 사랑도 사라져

그것은 할머니들이 손주에 대해 감정에 공감하기 보다는 그들의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고 있는지에 궁금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손주들의 귀여움이 사라지면 감정적 사랑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릴링 교수는 “이것은 평균적인 할머니들의 생각이다. 따라서 손주에 대한 애착은 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할머니가 손주들을 무엇보다 사랑하고 아낀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생물학 이론 가운데 하나인 ‘할머니 가설(Grandmother Hyphothesis)’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다른 동물의 암컷은 생식기간이 끝나면 죽지만 인간 여성은 가임기가 끝난 뒤에도 훨씬 오랫동안 사는 것은 손주와 자손에게 진화적 이익을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자연선택의 가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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