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상승해 멀리 날아가 사냥하다가 짝짓기 때 돌아오지 못하면 남은 파트너는 다른 짝과 짝짓기 해
스트레스 증가와 식량 부족도 한 몫

바다갈매기의 일종인 알바트로스가 기후변화로 인해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 earth.com]
바다갈매기의 일종으로 금슬이 좋기로 유명한 알바트로스가 기후변화로 인해 “이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 earth.com]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조류의 90% 이상은 일부일처제 시스템을 유지한다. 많은 종(種)이 평생 짝짓기를 하면서 같이 산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도 기후변화로 무너지기 시작하고 있다.

바다갈매기의 일종으로 금슬이 좋기로 유명한 신천옹(信天翁), 또는 알바트로스(albatrosses)는 부부 간에 가장 충성스러운 종들 중 하나다. 알바트로스는 여러 파트너들과 성적 관계를 시도하면서도 보통 평생 부부로 함께 산다.

조류는 대부분 일부일처제, 수온 상승으로 기존의 시스템 깨져

그러나 25일(현지시간) 영국의 생명과학 저널인 ‘왕립학회 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최근호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해 알바트로스가 "이혼"을 더 많이 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리스본 대학 연구팀은 "사회적으로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많은 종에서 이혼은 차선의 동반자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이며 과거의 번식 성과를 알 수 있는 척도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환경은 개체의 증식과 생존에 영향을 미치며, 따라서 인구통계학적 비율의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혼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환경적 변동이 개체 내의 이혼의 유병률(prevalence)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그들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장수하는 검은눈썹 알바트로스(black-browed albatross)에 대한 종단 데이터세트(longitudinal dataset)를 사용해 환경 변화가 이 새의 이혼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그들은 수온이 점차 상승하는 최근 몇 년 동안 알바트로스 커플의 8%가 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들도 이혼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바트로스와 같이 번식이 실패할 경우 이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는 알바트로스가 성공적인 번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후 이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원들에 따르면 이러한 이혼은 장거리를 이동하면서 서로 간의 짝짓기가 수반하는 문제들에 의해 야기될 수 있다고 한다.

기온상승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와 식량부족도 한몫

왜냐하면 기온이 올라가 물이 따뜻하게 되면 이 새들이 더 오래 사냥하고 더 멀리 날아가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종종 다음 번식기에 돌아오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그들의 파트너는 다른 새와 함께 움직인다.

더구나 알바트로스의 스트레스 호르몬은 바닷물이 따뜻할 때처럼 더 가혹한 환경에서 증가한다. 번식 조건이 더 까다로워지고 식량이 부족해지면 알바트로스는 적절한 생활과 번식의 어려움 때문에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해, 결국 이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일부일처제 동물의 번식 과정에 대한 도전적인 환경 조건의 파괴적인 영향을 연구했다. 잠재적으로 높은 짝짓기 비용, 생식의 계절학적 변화, 생리학적 스트레스에 의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환경적인 이유로 생긴 조류의 이혼은 지구적 변화의 심각한 한 단면을 볼 수 있다”고 연구원들은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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