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등 민간 핀테크 기업에 규제 강화

텐센트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텐센트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중국 당국이 자국 내 IT 공룡 기업인 텐센트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텐센트의 메신저 앱(애플리케이션)인 '위챗'(중국명 웨이신)을 일부 국영기업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데에 이어 이번에는 텐센트의 핀테크 계열사에 5억원대 벌금을 부과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민간 금융 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국가 중심으로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핀테크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환율 규정 등을 위반한 혐의로 텐센트의 전자결제 서비스 계열사 차이푸퉁에 개선명령과 함께 280만위안(약 5억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 차이푸퉁은 관련 자료를 당국에 제출하지 않은 것과 사업자 등록 범위를 벗어난 외환 업무 수행에 대한 시정명령도 받았다.

차이푸퉁 측은 성명을 통해 "회사는 관련 문제에 대한 개선 계획을 세웠으며 필요한 수정 작업을 완료했다"면서 "향후 SAFE의 지시에 따라 준법 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차이푸퉁은 텐센트가 95%의 지분을 보유한 비상장사로, 텐센트의 전자결제 서비스인 위챗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SCMP는 이번 조치가 2018년 이후 텐센트 계열사에 내린 세 번째 규제라고 설명했다.

특히, 위챗페이가 알리바바 계열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알리페이와 함께 중국 모바일 전자결제 시장을 90% 이상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규제가 주목을 받는다.

인민은행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위챗페이와 알리페이 등 중국의 비은행 결제대행업체는 지난해 8273억건의 거래를 통해 약 294조6000억위안(약 5경5043조원)을 처리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9% 성장한 규모다.

SCMP는 "모바일 결제는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의 디지털 경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라면서 "알리페이, 위챗페이의 성장을 통해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중국 당국은 핀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판 이페이 중국 인민은행 부총재는 "인민은행이 소수의 민간 금융 기술회사가 장악한 모바일 결제 부문에 대한 독점 금지 조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중국 당국이 민간 금융 시장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해 인민은행이 추진하는 디지털 위안화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번달에도 독점 관행과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알리바바그룹홀딩과 텐센트, 바이두 등 빅테크 기업에 벌금을 부과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위챗페이는 인민은행으로부터 880만위안(약 16억43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지난 2018년 위챗페이와 알리페이는 SAFE로부터 각각 60만위안(1억12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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