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 GM효모로 ‘맞춤형 맥주’ 생산 길 열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알코올을 제조하는 양조업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맥주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효모다. 효모의 특성을 적절히 조절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개발하는 것이다. 알코올의 독특한 맛을 내는 것이 바로 효모다.

양조업자들은 원하는 특성을 얻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그러나 새로운 맛을 개발하는 데는 길고 힘든 과정이 필요하다. 1800년대 알코올이 대중화되면서 양조업자들이 가장 신경을 쓴 것이 바로 효모다.

맥주의 맛은 효모가 결정해

효모는 고초균과 유산균과 함께 3대 미생물 중의 하나로 발효식품에 유용하게 쓰인다. 빵, 맥주 등에 유용한 효모와 식품을 부패하게 만드는 효모도 있다.

효모는 약 1500여 종이 알려져 있으며 양조나 제빵 등에 사용되는 사카로미세스(Saccharomyces)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 효모는 1997년 최초로 염기서열이 밝혀졌으며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현재 산업적으로도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공동 연구팀은 최근 유전자 변형시킨 효모를 이용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맥주 생산의 길을 열었다. [사진=pexels]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공동 연구팀은 최근 유전자 변형시킨 효모를 이용해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맥주 생산의 길을 열었다. [사진=pexels]

효모(yeast)의 어원은 ‘(물이) 끓다’는 뜻의 그리스어로부터 왔다. 효모에 의한 발효 중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모습이 마치 끓는 것과 같이 거품이 생기기 때문에 유래했다.

효모는 인간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진 미생물로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는 이집트의 유적에서 발견된 효모를 이용하여 만드는 빵을 위한 도구들과 약 4000여년 전 양조와 제빵에 대한 그림들이 있다.

효모를 가장 먼저 관찰한 학자는 네덜란드의 과학자 안톤 반 레벤후크(Anton van Leeuwenhoek)다. 1680년 그는 자신이 손수 제작한 현미경을 이용해 효모를 관찰 기록했으나 당시에 그것을 살아있는 생물체로 생각하지 않았다.

이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로 탄저병, 닭 콜레라, 그리고 광견병 백신을 만들어 인류 보건에 크게 이바지한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가 1859년 효모에 의한 에탄올 생산을 처음 밝혀 효모가 생물체임을 처음 증명했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맞춤형’ 맥주 생산 가능

영국의 맨체스터 대학과 레스터 대학의 공동 연구팀이 오래 연구 과정을 생략해 빠르게 원하는 맥주의 맛을 얻을 수 있는 풍부한 잡종 효모 균주를 생산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효모의 유전자를 변형시켜(GM) 만든 이 잡종 효모는 생식이 불가능한 불임이기 때문에 특정한 특성이 후손에게 전달될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맥주 양조업자들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시간, 에너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효모가 지속 가능한 의약품이나 연료를 생산하기 위해 생명공학에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원들은 믿고 있다.

그들은 또한 더 바람직한 특성을 가진 효모가 이제 자연계에서 번식하고 번성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생산으로 인해 자연적인 생물 다양성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를 이끈 맨체스터 대학의 다니엘라 델너리(Daniela Delneri) 교수는 "이 연구는 잡종 불임과 다세대 번식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다룬다. 이 기술은 번식을 통해 구체적이고 새롭고 중요한 특성을 지닌 효율적인 맞춤형 효모를 빠르게 만들 수 있게 함으로써 균주 선택에 대한 현재의 관행을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접근법은 식품과 음료 생산의 기회를 여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바이오 의약품, 화학 및 연료 제조를 위해 산업 생명공학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효모 공장을 개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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