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안민석 “우리가 왜 촛불을 들었나·역사적으로 잘못된 결정될 것”
野홍준표 “이번 사면은 여권의 이간계…갈라치기 사면으로 반대 진영 분열 획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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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지 4년 9개월만에 특별사면이 확정됐다.

정부는 24일 "2022년 신년을 맞아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3094명을 31일자로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번 사면·복권 명단에서 제외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면 결정에 대해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 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면서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해량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사면 확정 후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어려움이 많았음에도 사면을 결정해주신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도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확정되면서 내년 3월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 “이러려고 촛불 들었나” 진보 분열 조짐

우선 이날 정부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소식이 전해지자 이른바 친문층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박 전 대통령 등의 사면을 거론했을 당시 지지층의 강한 반발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사면 조치의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진보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우리가 이런 꼴을 보려고 촛불을 들었냐"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 같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안민석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가 겨울 광장에서 왜 촛불을 들었냐"며 "박근혜 사면복권, 역사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도 "국민통합은 국민이 정의롭다고 판단해야 가능하다"며 청와대의 이번 사면 배경 설명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 윤석열 ‘국정농단 수사 지휘’ 경력…보수 분열 가능성도

반면 이번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중도층 흡수 및 보수야권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지난 국정농단 사건 당시 수사를 지휘했으며,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도 불허해 일부 보수 야권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음해한 이재명 후보나 문재인 정권의 정치보복에 앞장서서 자유우파 국민을 숙청하는 망나니 칼을 휘두른 윤석열 후보나 한통속에 불과하다"며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과거에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민의힘 일부에서는 이번 문 대통령의 사면 결정이 "내분 유도용 친문의 획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겁이 났던 모양"이라며 "이번에 두 전적 대통령을 또 갈라치기 사면을 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반간계로 야당후보를 선택케 하고, 또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기 하는 숫법은 가히 놀랍다"면서 "거기에 놀아나는 우리(국민의힘)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박근혜 사면 문제는 여권의 이간계로 보이니 적극 대처해 주시기 바란다"며 국민의힘 대선 캠프에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박 전 대통령의 사면으로 보수층이 집결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 이재명 "문 대통령 결정 존중"…윤석열 "늦어지만 환영"

이번 문 대통령의 박 전 대통령 사면 결정에 대해 여야 대선 후보들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민통합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하고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국정농단의 피해자인 국민에게 박 전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우리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늦었지만 환영한다"며 "건강이 좀 안 좋으시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는데 하여튼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바라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특히 과거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불허 논란에 대해 "제가 불허한게 아니고 형집행정지 위원회에서 검사장은 그 법에 따라야 하게 돼 있기 때문에 위원회의 전문가 의사들이 형집행 정지 사유가 안된다고 한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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