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비트코인 휘청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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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암호화폐(가상자산)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위기를 맞았다.

10일(현지시간) 미 경제 전문매체 CNBC는 블록체인 정보 분석업체 코인메트릭스를 인용해 비트코인 가격이 이날 3만9771달러(약 4759만원)까지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코인당 4만달러 아래를 밑도는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최저치는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9000달러(약 8256만원)에서 40% 가까이 하락한 가격이다.

비트코인이 이처럼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5일 연준은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더 일찍 혹은 더 빠른 속도로(sooner or at a faster pace)' 인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전날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오는 3월, 6월 9월, 12월에 각각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연초부터 부상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제니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의 마켓 인사이트 총괄 노엘 애치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달 동안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처럼 행동하는 것으로 여러번 목격했다"며 "시장이 불안해지면 비트코인은 폭락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시장 심리가 겁먹었다는 징후를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현금흐름 변동성이 높은 자산에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최근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이 잠재적으로 10만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꾸준히 하락했고,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4만달러 선이 이날 무너지면서 다수의 전문가가 추가 하락을 점치는 분위기다.

지난달 캐리 알렉산더 서식스대학 금융학과 교수는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1만달러까지 추락할 것이라며 지난 1년 6개월 동안의 상승폭을 모두 반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털 어드바이저인 제이 햇필드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연준이 유동성 유입을 줄이면서 가상자산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올해 2만달러 아래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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