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빚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빚이라는 게 일단은 쓰고 보자는 식의 매력적이라는 말이 아닌가 싶다.

빚이라는 괴물의 유혹을 떨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G1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G2 국가 중국은 이 점에서는 단연 최고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정부를 비롯한 기업, 가계 등의 이른바 트리플 경제 주체가 짊어진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 가까이에 이르는 것이 현실이다.

빚에 대해서만 말할 경우 단연 글로벌 G1 국가 아닌가 싶다. 이 정도 되면 '빚이 나라를 잡아먹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지방 정부의 부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주는 만평. 상상을 불허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얼마나 상황이 심각한지는 막연히 막대한 것으로 알려진 지방 정부 부채 상황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부채 버블이라는 말이 중국인들에게도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들린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관측도 그야말로 횡행하고 있다. 만약 우려가 진짜 현실이 될 경우 올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 전체 경제도 타격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경제 분석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16일 전언에 따르면 지난 연말 기준으로 전국 각 지방 정부의 부채는 30조 위안(元·5610조 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GDP 대비 30% 전후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상당히 양호하다는 말이 절로 나오게 된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할 경우 얘기는 확 달라진다.

회계 장부에서 빠진 부채가 최소한 15조 위안에 이른다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다. 이 정도에서 그치면 다행이다.

지방 정부들이 거의 다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좋은 도시건설투자공사의 부채 53조 위안까지 합칠 경우 총 규모는 무려 93조 위안에 이른다.

이 경우 전국 각 지방 정부들의 총 부채 규모는 GDP 대비 100% 가깝게 치솟게 된다. 바로 터져도 이상하다고 하기 어려운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지방 정부들이 중앙 정부가 도저히 모르도록 더욱 꼭꼭 숨겨두고 있는 숨은 부채까지 더한다면 상황은 더욱 처참해질 수 있다. 비관적인 관측을 하는 금융 전문가들은 GDP 대비 170% 전후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한다.

주윈라이(朱雲來) 전 중국국제금융공사 회장이 지방의 것까지 포함한 중국의 부채 규모 총액이 GDP 대비 600% 이상에 이른다고 주장하는 것은 진짜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1949년 건국 이후 사상 처음으로 부채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 상태에 직면한 지방 정부가 최근 나왔다는 사실을 보면 현실은 더욱 잘 알 수 있다.

헤이룽장(黑龍江)성의 허강(鶴崗)시가 바로 이 불명예를 뒤집어쓴 도시로 유명하다. 여러 요인이 동시다발로 작용하기는 했으나 감당 불가 규모의 부채 폭발이 불행을 불러왔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진짜 지방 정부들이 진 전체 빚의 규모가 GDP 대비 최대 170%라면 중국의 트리플 부채는 거의 400%에 가깝게 된다.

주 전 회장의 주장이 허무맹랑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은 바로 나올 수 있다. 아무리 중국 경제의 덩치가 크다 해도 감당하기 쉽지 않은 규모라고 해야 한다.

두고두고 경제에 짐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의 경제 성장률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은 거의 상식에 가깝게 된다. 더불어 부채 버블이 진짜 폭발한다면 향후 허강시와 같은 횡액에 직면할 중국의 지방 정부들이 속출하리라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 된다.

중국이 과거 겪어보지 못한 대재앙이 조만간 덮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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