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장 대비 연봉 1.5배 인상, 사이닝 보너스 등 파격 조건 제시
거래소 외 다른 업종서도 IT인력 유치...경쟁 치열

[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최근 개발자 영입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잇달아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소리없는 경쟁으로 치열하다.

이들의 경쟁 무대는 바로 채용 시장이다.

개발자 직군을 대상으로 연봉을 전 직장보다 1.5배 인상해주겠다는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에도 '없어서 못 뽑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개발자 영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다음 달 6일까지 가상자산 지갑 개발, iOS 개발, 데이터엔지니어, 서비스보안, 클라우드보안, 크립토 신사업 개발 등 총 25개 분야에서 100여명의 경력직을 공개 채용한다.

앞서 코인원은 지난해 11월 개발자 및 자금세탁방지(AML) 센터를 중심으로 12개 분야에서 우수 인재 100명을 채용하겠다고 공고한 바 있다.

이전과 비교해 이번 채용에선 코인원이 서비스보안, 클라우드보안, 클립토신사업 개발 등 개발직에서 경력직을 영입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코인원이 제시한 조건도 눈길을 끈다. 

개발자 직군 입사자는 전 직장 대비 최대 50%까지 연봉을 더 받을 수 있다.

일정 기간 근무 조건으로 계약 연봉의 최대 100%에 달하는 사이닝보너스 혹은 최대 200%의 스톡옵션 등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가 보장된다.

코인원 관계자는 "이번 채용은 시스템 강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공고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전체 채용인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개발직군이다"고 설명했다.

다른 거래소들 역시 개발자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도 지난해 12월 29일 업계 최고 수준의 복지 혜택을 내세우며 모바일 앱 개발자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매년 본인 포함 3인 가족 기준 인당 100만원 상당의 건강검진, 연봉의 3배까지 보상해 주는 생명보험, 본인 및 배우자, 직계 존비속 대상 치과 진료를 포함한 실손 의료비를 지원한다. 

1년 이상 재직한 임직원의 경우 사내 대출을 통해 1억원까지 무이자로 주택자금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빗썸도 지난해 9월 백·프론트엔드 개발 등 200여명에 달하는 개발직군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당시 빗썸은 코인원과 마찬가지로 이전 직장 연봉의 최소 1.5배 인상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재직 기간 1년을 조건으로 계약 연봉의 20% 수준 사이닝 보너스 등의 혜택도 제시했다.

코빗 또한 사람인, 잡코리아 등 채용 플랫폼에서 플랫폼 개발자, 프로덕트 디자이너(UX/UI) 등 개발 직군에 대해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각 거래소가 대대적인 인력 채용을 단행한 결과 인력 규모는 올해 초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한 거래소 관계자는 개발직 영입과 관련해 "구인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각 거래소들이 인재 영입을 위해 개발 직군의 처우를 높게 제시하고 있지만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다른 산업군에서도 IT인력 모집에 나서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서울에 본사를 둔 거래소에서 개발자를 영입하기 위해 판교 등으로 직접 가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지난해부터 부각되면서 시장 참여자가 대폭 증가했다"며 "이를 대응하기 위해 거래소들이 수시채용 혹은 상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같은 거래소 업계뿐만 아니라 IT 등 이종업계에서도 개발자들이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도 "블록체인 등 전문 개발직을 비롯한 앱 서비스 개발 등 IT인력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