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미크론 공기로만 전염 과학적 통설” 주장
4일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앞두고 이미지 쇄신 위해 책임 전가 지적도
캐나다 제품 수입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다음달 4일 열리는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이 국내 오미크론 변종 감염이 캐나다 항공 우편물에서 처음 기원했다는 주장에 캐나다가 즉각 부정하면서 새로운 제2차 ‘우한 폐렴’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동계 올림픽 앞두고 코로나19 관련 “부정적인 이미지 쇄신” 지적도

19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일부 외신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것과 관련해 중국 보건당국이 캐나다 항공 우편물 접촉으로 인한 가능성을 제기하자 캐나다 보건당국이 “과학적으로 그럴 위험은 극히 드물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캐나다 보건부는 19일 홍콩의 언론 매체 SCMP의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비록 우편물이 오염됐다고 해도 국제우편을 포함해 종이 편지나 소포를 다루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은 극도로 낮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이 자국 내 오미크론 변종 감염 발생과 관련 캐나다의 항공 우편물에 의한 유입을 지적한 가운데 중-캐나다 사이에 새로운 '우한 폐렴' 논쟁이 일고 있다. [사진=Wikipedia]  

일반적으로 새로운 변종들을 포함해 코로나바이러스는 수일, 또는 수주에 걸쳐 배송되는 제품이나 포장재로부터 전파되지 않는다고 캐나다 보건부는 강조했다.

이에 앞서 17일 베이징의 질병예방통제센터는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캐나다에서 발송된 국제우편을 받은 사람”이라고 주장하면서 “해외에서 온 물건과 접촉해 감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WHO, “코로나바이러스, 숙주 없이는 생존 못해” 중국 주장 일축

베이징 질병센터에 따르면 해당 감염자는 국제우편물을 취급했는데, 그가 11일 받은 국제우편물로 인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것이다.

중국은 코로나19 감염 확산 초기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 수입된 제품의 포장 등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을 여러 차례 제기한 바 있다. 소위 ‘우한 폐렴’ 기원 논쟁에서 이러한 주장을 폈다.다.

당시 중국 보건당국은 냉동 또는 냉장된 채로 수입된 해외 농수산품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보건 당국은 감염자가 발병 전 2주간 베이징을 떠난 적이 없으며 감염자와 함께 살거나 일하는 사람 중에 감염자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한 나라로부터의 해외 물품 구매를 최소화하고, 우편물을 받을 때 배달 요원과 안전거리를 유지할 것을 당부했다. 그리고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되자 베이징에 봉쇄령을 내렸다.

그러나 중국을 제외한 해외 과학자들은 중국의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배송기간 동안 바이러스가 물품 표면에 생존하기 어려워 오염된 물건이나 포장재 등을 만져서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중국과 캐나다 간의 ‘중국 내 오미크론 유입 논쟁’과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코로나 바이러스가 생식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살아있는 동물이나 인간 숙주가 필요하다. 식품 포장지 표면에서는 증식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코로나19와 관련해 해묵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이 오미크론 발생 책임을 캐나다에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명문 베이징 칭화대학은 학생들이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해 중국 밖 기관에서 책을 대여하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중단했다.

칭화대학 측은 베이징에서 첫 확인된 오미크론 변종 감염원에 대한 주장에 근거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중국, 캐나다와의 무역분쟁에 대한 앙금 남아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과 캐나다 사이의 해묵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앙금도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기회로 캐나다 제품 수입을 봉쇄하려는 의도다.

미-중 무역전쟁에서 줄곧 미국 편에 서 왔던 캐나다는 소위 화웨이 사태로 인한 중-캐나다 분쟁을 일으켰다고 중국은 주장해 왔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지난 2018년 12월초 캐나다 당국은 중국 굴지의 IT기업 화웨이의 부회장 멍완저우(孟舟)를 벤쿠버 공항에서 긴급 체포했다.

멍완저우는 화웨이 그룹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런정페이(任正非)의 맏딸로 화웨이의 돈줄을 쥐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였다.

그로부터 1년 동안 중국과 캐나다 사이에 무역전쟁이 벌어졌다. 중국은 곧바로 자국 내 체류중인 캐나다인 2명 체포해 구금한 이후 두 차례 걸쳐 캐나다산 농식품 및 육류 수입중단 발표했다.

캐나다도 이에 맞서 5월 중국을 철강 세이프가드 대상국에 중국을 포함시킨데 이어 9월에는 중국을 WTO에 제소하는 등 강경대응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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