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긴장 속 고강도 제재 준비...반도체·컴퓨터 등 선적중단 가능성

미국의 안보 사령탑인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로이터연합뉴스]

【뉴스퀘스트=김보민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를 향해 고강도 제재 칼날을 겨누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들은 최근 미 반도체산업협회(SIA) 측에 글로벌 전자제품 공급에 대한 러시아의 접근 차단 등 새로운 수출 제한을 준비하라고 전화를 돌렸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리자, 경제 제재를 동원해 러시아를 압박하겠다며 경고장을 내민 셈이다.

NSC는 반도체 업계에 러시아가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전례 없는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SIA의 한 관계자는 "NSC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이례적이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침공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 중대성을 엄중한 표현으로 전달해왔다"라며 "NSC는 정부가 모든 옵션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번 지시에 따라 SIA가 금융제재와 광범위한 수출 통제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제 반도체 등에 대한 대러 수출 제재가 시행된다면 러시아가 스마트폰과 주요 항공·자동차 부품을 수입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컴퓨터·가전·통신장비와 기타 미국 기술로 만든 전 세계 제품 선적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러시아군의 모습 [AP연합뉴스]

백악관 대변인은 NSC의 반도체 업계와의 연락 사실을 확인해주기 어렵다면서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심각한 경제적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다양한 옵션을 동맹 및 파트너들과 검토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WMI)와도 전날 통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러한 긴장 속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책임을 물을 것이며 초강경 대응을 취하겠다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은행이 달러를 결제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초강력 금융 제재를 시사했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며 우크라이나에 추가적 긴장 고조 상황이 벌어질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과 힘을 모아 중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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