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코로나 증상 연구기관 ZOE 자료, 신규 감염 사례 36%로 대폭 줄어
전문가들, 독감과 감기 수준의 ‘엔데믹'으로 전환 예상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이 이제 그 정점을 치고 그 기세가 꺾이고 있는 것이 확연히 나타나고 있다. 오미크론 변종이 코로나19의 종말을 예견하고 있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의학 전문지 메디컬엑스프레스(MedicalXpress)를 포함한 일부 외신에 따르면 이 변종으로 인해 폭증 사태를 겪었던 영국에서 최근 눈에 띄게 감염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공과 영국에서 확연히 감소, 미국 일부 주에서도 감지

또한 지난 11월 말 오미크론 변종이 처음으로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이 변종 감염이 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던 미국에서도 주(州)마다 상황은 다 다르지만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 감염 속도가 확연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부 전문가들은 짧은 기간에 정점을 지난 데다 입원율과 사망률도 델타 변종 때보다 크게 낮아, 오미크론 확산이 엔데믹(endemic), 즉 감기와 같은 풍토병 단계로의 진입을 앞당기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직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계속적인 방역과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영국과 남아공을 비롯해 미국 일부 지역에서 로미크론 감염 수가 금속히 꺾이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감기와 같은 풍토병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진= Science News for Students]

영국의 코로나19 증상 및 백신 부작용 등을 보고하는 '조 코비드 증상연구'(ZOE COVID Symptom Study, 이하 ZOE) 자료에 따르면 18일의 감염자 수는 14만4527명으로 지난주 발표된 1일 평균 18만3364건보다 21% 감소했다.

예방접종을 받은 인구(2회 접종 이상)의 경우 일일 평균 5만3703명의 새로운 증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지난 주 보고된 일일 신규 건수 8만3699건에 비해 무려 36% 감소한 수치다.

그러나 ZOE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0~18세 연령대에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75세 이상의 인구에서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ZOE 보고서는 "감기 유사"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 가운데 46%는 코로나19 감염 증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ZOE의 발생 수치(새로운 증상 사례) 보고서는 1주 동안 증상자를 포함해 약 84만 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기초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조사 수치는 2022년 1월 17일까지 지난 2주 동안 증상이 있는 환자에 대해 수행된 4만6284건의 최신 표본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ZOE의 수석 과학자인 팀 스펙터(Tim Spector) 교수는 최신 데이터와 관련 “건수(감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좋은 일이다. 불과 2주 만에 하루 21만1000명이 넘는 감염자는 최고점을 찍고 14만5000명 이하로 약 31%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새로운 코로나19 감염 증상은 감기 증상일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최악의 상태가 끝났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의료서비스는 여전히 제 기능을 못하고 있으며 안주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스펙터 교수는 이어 “ZOE 데이터는 이미 등교 제한을 풀자 아이들에게서 감염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직 발병 건수가 높고 제한이 풀리는 상황에서 분별력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남아공은 4차 확산 종식 선언

한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종이 처음 보고된 남아공의 경우 엄청난 속도로 감염자가 늘었지만 그 기간은 한 달 이상을 가지 않았다. 감염자가 급격히 줄면서 4차 확산 종식을 선언했다.

미셸 그루미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여러 지역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정점을 지났고 감염자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최근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여러 주에서 감염자 수가 줄거나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입원은 계속 늘고 있지만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영국, 남아공, 그리고 미국의 상황을 종합해 판단을 내리자면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오미크론 변종 확산 기간이 델타 변종 때보다 짧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입원 환자나 사망자 비율이 델타 변종 때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종의 빠른 확산이 오히려 엔데믹으로 가는 과정을 앞당기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독감이나 감기처럼 주기적으로 발생은 하지만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은 풍토병 단계로 전환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