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자퇴율 중 49.96%가 ‘학교부적응’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응 학생들의 대부분은 무의식 중에 자신들에 대한 선입견이 형성된다. 예를 들어 ‘나는 공부를 못하니 선생님이 미워 할 거야’, ‘집이 가난하고 어려워 개인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와 수업비용을 마련해야 된다’, ‘수업시간에 많이 졸리고 피곤해. 하지만 선생님은 졸고 있는 나를 미워하셔’ 등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도자는 학생들의 개인사정을 모르고 보이는 현상만 가지고 지적하고 야단을 칠 것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최근 10년간 결혼한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부부가 이혼한다. 부모의 사랑 안에서 성장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학교와 사회에 적응하며 관심을 받기에는 일반 학생들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으며 특히 선생님과 교수님들에게서 영향을 받는다.

필자도 이런 사례가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의 일이었다. 담임선생님께서 쉬는 시간에 책상 앞으로 오셔서 부모님께 난을 달라고 전달하라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나는 아버지께 선생님 말을 전했고 그 때 아버지의 표정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다음날 난을 들고 학교에서 선생님께 밝은 표정으로 난을 드렸다. 잠시 후 선생님께서는 이 난은 춘란이라며 다시 가져가라고 하셨고 이때의 일은 어린 내 마음에 혼란을 주었다. 두 번째 잊혀지지 않은 일은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아침에 방송자율학습을 하고 있을 때 한 친구가 15분을 지각했고 선생님은 부모님을 욕하며 친구의 뺨을 때렸다. 모든 친구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잠시 후 다른 친구가 들어 왔다. 모두 숨 죽이고 심하게 혼날 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 밖이었다. “어제 늦게까지 공부했구나 아버지는 안녕하시지”라며 웃으며 자리로 보냈다. 다른 과목 선생님의 말씀을 통해서 그 친구의 아버지 직업을 알 수 있었다. 검사였다.

선생님과 교수는 교육자로서 자신의 잘못된 비이성적 행동이 어린 학생들에게 큰 상처와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단기기억과 장기 기억이 있다. 부정적인 단기기억이 반복되면 장기기억으로 인식되어 바뀌는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못 바꿀 수도 있다. 반면 좋은 사례도 있다. 가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소녀 가장 역할을 하는 학생이 있었다. 부모님께서는 낮은 수입으로 가사경제가 힘든 상황이었으며 언니는 PC방을 전전하며 카드금액과 휴대폰 요금이 연체되어 신용불량 상태였다.  교육자 입장에서 보면 소녀에게 충분히 삶의 방향성을 잡아주고 옆에서 용기를 줄 수 있다. 상담을 통하여 학업을 지속하였던 소녀 가장은 현재 대기업에 재직중이며 경영학 공부를 위해서 내년 3월 독일로 유학을 간다. 교육자가 관심을 가지고 상담을 하기 전에는 절대로 학생은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단지 잦은 지각과 수업 중에 졸고 있는 모습만 보고 있을 뿐….

 
바쁜 일정이 있어도 본인이 지도하는 학생과 30분 상담을 통하여 학생의 가정환경과 감추어진 아픔을 찾아낸다면 아픔을 가진 학생들에게 학교는 집보다 따뜻한 공간이 될 것이며 교육자는 제2의 부모가 될 것이다.

이용국 서일대학교 레크리에이션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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