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17일간의 열전은 막을 내렸다. 올림픽 기간 중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화제를 불러일으킨 사람은 단연 빅토르 안과 김연아였다.

지난 6일 니혼TV 올림픽 개막 특집 프로에서 김연아 특집 방송을 했다. 방송은 ‘김연아가 소치올림픽을 위해 컴백한 이유’를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온갖 부상으로 시달리던 김연아에게 다시 복귀한다는 것은 사실 악몽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미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하여 더 이상의 목표가 없었던 김연아에게 2011년 7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김연아는 한국 피겨스케이팅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자신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준 모국을 위해 다시 빙상장으로 나갔다.

김연아는 2013 런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꼭 우승해서 후배들에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주고자 했다. 방송은 김연아가 “꼭”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 패널들은 김연아의 남다른 애국심과 후배들에 대한 사랑에 감탄사를 연발하며 존경심을 표했다.

김연아의 삶은 그 자체가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이다. 총기부액이 25억원에 달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사회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제2의 김연아를 만들기 위해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김연아는 7살 때 자신을 발굴해내고 키워낸 류종현 코치와 같이 마지막 올림픽을 함께 하였다. 이미 세계적 대스타로 성장한 김연아가 스승의 은혜에 보은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을 만 하다. 어머니 박미희 씨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김연아를 뒷받침하는 현대판 신사임당이다.

안현수는 세계최강인 한국 쇼트트랙 지도자의 선진기술을 전수 받았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안현수는 많은 이들의 배려와 사랑으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에 출전하는 호사도 누렸고, 조국에 금메달 3개로 보답하였다.

빅토르 안은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 또 올림픽 4개의 메달(금3, 동1)로 연금 1억 5450만원을 일시불로 받았고, 3관왕에 대한 포상금 1억6000만원까지 추가로 받아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았다. 소속팀 성남시청팀에서 3년간 총 5억원의 연봉도 받았다.

하지만 부상으로 4차례나 수술을 받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떨어지는 불운이 찾아왔다. 설상가상 소속팀이 해체되면서 오갈 데가 없는 신세가 되었다. 안현수는 자신을 위해 러시아로 귀화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안현수는 러시아 귀화 직전인 2011년 7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100만원 월연금을 일시불(4800만원)로 받아 챙겼다.

빅토르 안으로 개명한 안현수는 러시아의 배려와 전폭적인 지원 아래 승승장구하였다. 물론 홈그라운드의 이점과 러시아 팬들의 전폭적인 응원도 있었지만 빅토르 안은 새로운 조국 러시아에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안겼다. 빅토르 안은 불굴의 의지로 러시아 영웅으로 거듭났고, 러시아가 올림픽 순위 1위가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연아와 빅토르 안은 대한민국이 낳은 천재적인 스포츠스타이다. 금메달 개수만 본다면 빅토르 안에 김연아가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김연아만이 가지고 있는 진면목은 바로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다. 그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아디오스 김연아!

 
한승범 맥신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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