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의 과기누설(68)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우주 쓰레기(space debris)는 말 그대로 우주에 떠다니는 쓰레기의 총칭이다. 일반적으로는 지구 궤도를 도는 각종 물체 중에서 인간이 만들었으나 쓸모가 없는 것들을 가리킨다.

그 종류는 초기의 로켓에서 분리된 부스터, 수명이 끝난 인공위성, 페인트 조각이나 누출된 냉각재 등 다양하다. 또한 위성 요격무기로 인공위성을 파괴하면 그 잔해는 모두 우주 쓰레기가 된다.

영화 ‘그래비티’는 우주에 떠 있는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탐사하던 라이언 스톤 박사와 동료들이 우주 잔해물과 부딪혀 스톤 박사가 우주의 미아가 돼 우주를 떠도는 이야기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김형근 논설위원 과학평론가 

우주 쓰레기와 부딪혀 우주 迷兒 되는 영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연구중심의 말라가 대학(UMA)의 과학자들이 수행한 새로운 연구는 미래의 우주 탐험과 위성 기술에 대해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우주 잔해물, 또는 우주 쓰레기는 우주 탐사와 우리의 행성인 지구에도 위협이 된다.

우주에서 소멸된 물체 우주 쓰레기 양의 늘고 있는 것은 지구의 대기를 넘어선 인간의 우주 활동의 직접적인 결과다.

과학전문 사이트인 어스닷컴(earth.com)의 2일(현지시간)자 보도에 따르면 1957년 첫 인공위성이 발사된 이후 우주 쓰레기의 확산은 가차없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은 현재 1억3100만 개 이상의 우주 쓰레기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것들의 크기는 1밀리미터에서 10센티미터까지 다양하며, 시간당 3만6000 킬로미터의 속도로 우리 행성인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로켓의 잔해, 오작동하는 위성들, 심지어 우주 비행사 도구들로 어수선하다.

이 연구를 이끈 호세 루이스 토레스(José Luis Torres) 교수는 “그 잔해들은 활동중인 위성들과 미래의 우주 탐사 작업에 심각한 위협을 제시한다. 1 센티미터보다 큰 조각은 충돌 시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나 위험한 지경일까? 토레스 교수 연구팀은 기존 우주 파편의 양을 기반으로 위성 발사의 최적 속도를 개략적으로 설명하는 이론적 모델을 확립했다.

인공위성 우주 쓰레기와 부딪혀 결국 우주탐사도 불가능

NASA와 ESA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성한 이 모델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사용하여 우주 잔해의 양이 활동하고 있는 인공위성과의 충돌 확률을 조사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은 약 6000개로 알려져 있다.

UMA 연구팀은 각국의 정부와 우주 운영 업체들이 발사하는 위성들의 수와, 이를 바탕으로 발생되는 우주 쓰레기의 양을 계산했다. 그 결과 우주 쓰레기의 양이 발사와 위성의 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계산에 따르면 지금의 상황이 계속된다면 1센티미터보다 큰 10만2000개 이상의 새로운 쓰레기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파편이 사라지려면 높은 고도 때문에 무려 1000년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우주 쓰레기 연구를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들은 우주 공간을 공해(公海)와 마찬가지로 보고 있다. 지나친 개발과 착취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세계적인 공동재로 간주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구속력이 없는 유엔국제조약(United Nations International Treaty) 이상의 명시적인 규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산권의 부재로 인해 우주 자원은 오용되고, 결국 명백한 "시장 실패"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인간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우주 쓰레기 때문에 앞으로 우주탐사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 연구는 주인 없는 '우주 전쟁'을 막기 위해 구소력 있는 국제 주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MIT]
인간이 쏘아올린 인공위성의 잔해들로 이루어진 우주 쓰레기 때문에 앞으로 우주탐사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연구가 나왔다. 이 연구는 주인 없는 '우주 전쟁'을 막기 위해 구소력 있는 국제 주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MIT]

주인 없는 우주, 법적 구속력이 있는 새로운 국제 조약 만들어야

또한 연구팀은 민간 우주 기술 회사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증가하는 것은 우주 잔해의 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따라서 위성의 충돌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들은 "우리는 규제되지 않은 거대한 시장에 직면해 있으며, 문제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경고했다.

더 놀라운 시나리오가 있다. 시뮬레이션은 우주탐사 전쟁의 여파로 250개의 위성이 파괴되었다고 가정했다.

이 상황에서, 이 모델은 각각 1센티미터보다 큰 2550만 개의 파편들이 생기면서 우주 쓰레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 학술지 ‘국방과 평화 경제학(Defense and Peace Economics)’ 저널 최근호에 실린 이 연구는 우주 쓰레기가 우리의 세계 경제에 미칠 잠재적인 결과와 우주 쓰레기가 지구에 부과할 수 있는 물리적인 문제들을 엄중히 상기시켜준다.

이 연구는 또한 상업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우주에서의 인간 활동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현재 우주 쓰레기 발생을 줄이지 않는다면 인간이 우주탐사를 통해 얻어보려는 경제적 이득도 물 건너갈 수 있다는 것이다. 쓰레기 때문에 우주 탐사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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