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해부해보는 남자 여자, 그리고 여자(65)

성 평등을 향한 커다란 진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로맨틱한 관계에서는 옛날 구식의 역할을 고집한다. 양성평등의 시대에 이러한 낭만적인 로맨스는 존재할까? [사진=픽사베이]
성 평등을 향한 커다란 진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로맨틱한 관계에서는 옛날 구식의 역할을 고집한다. 양성평등의 시대에 이러한 낭만적인 로맨스는 존재할까? [사진=픽사베이]

【뉴스퀘스트=김형근 과학전문 기자】 양성평등은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대세다. 남성이 지배적인 지위는 점점 퇴색되고 오히려 여성의 입김이 강한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면 이런 시대에도 애틋하고 순애보적 사랑은 존재할까?

성 평등을 향한 커다란 진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여성과 남성 사이의 로맨틱한 관계에서는 옛날 구식의 역할에 고집스럽게 애착을 유지하고 있다.

남녀 로맨스를 둘러싼 관습은 남성이 여성에게 먼저 접근하여 연애를 시작하고, 여성에게 데이트를 먼저 요청하고, 데이트 비용을 지불하고, 청혼을 하며, 여성은 결혼 후 남편의 성을 따라야 한다고 지시한다.

로맨스는 남성 우위의 시대에서만 존재하나?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관습을 성적 차별이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일부 다른 사람들은 그것들을 매력적이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남녀평등의 시대에는 이러한 로맨스가 존재할 수 없을까? 아니, 여성이 주도하는 애틋한 감정의 로맨스는 앞으로 존재할 수 없을까?

심리 전문 저술가이자 호주 디킨 대학의 강사인 비트리스 알바(Beatrice Alba)는 최근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성평등과 로맨스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

알바는 “분명한 것은 우리가 생각해왔던 애틋하고 순애보적 사랑에는 남성이 주도하고 여성이 따르는 차별화된 성 역할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페미니스트 비평가들은 그러한 관행에 대해 친밀한 관계를 통한 여성에 대한 남성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사랑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 우리는 남녀 평등이 아니라 남성이 지배적인 시대의 사랑을 가장 낭만적인 로맨스로 생각한다. 그러면 양성평등의 시대에 애틋한 로맨스는 존재하지 않을까?  [사진=픽사베이]
사랑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본능이다. 우리는 남녀 평등이 아니라 남성이 지배적인 시대의 사랑을 가장 낭만적인 로맨스로 생각한다. 그러면 양성평등의 시대에 애틋한 로맨스는 존재하지 않을까?  [사진=픽사베이]

알바가 이끄는 연구팀은 왜 남녀평등에 대한 관념이 강하 현대에 여성이 여전히 이러한 관습에 끌릴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도전에 나섰다.

그들은 호주의 미혼 여성 458명을 대상으로 이러한 기존의 로맨스 패턴에 대한 선호도와 다양한 다른 태도와 욕구를 조사했다.

기사도 정신의 사랑을 원하는 여성은 ‘복종적인 여성’인가?

연구팀은 사랑에 있어서 남성 주도 관습들이 단순히 파트너와 관계에 대한 여성의 개인적인 선호의 반영인지를 조사했다. 다시 말해서 남성 지배적인 로맨스 패턴을 여성이 좋아하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여성들이 이러한 연애 관습들을 선호하는 한 가지 이유는, 단순히 그것들이 전통적이고 사람들이 전통을 좋아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이러한 로맨틱한 관습들 중 대부분이 20세기에만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남성의 지배적인 로맨스 관습은 여성에게는 헌신적인 투자 파트너일 수도 있다. 파트너인 여성 자신과 여성의 가족에게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을 갖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성은 이러한 남성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연구팀은 여성들이 이러한 ‘연애 협약’을 좋아하는 이유가 남성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로 설명될 수 있는지를 고려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여성에게 헌신적이고 투자를 하는 파트너를 찾고자 하는 욕구가 더 강한 여성들 사이에서 이러한 협약에 대한 선호가 더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여전히 남성 지배적인 연애 선호하는 여성 많아

그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다시 말해서 남성이 지배하는 연애 패턴, 남성이 더 많은 투자를 하는 연예 협약을 여성들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 전문 저술가이자 호주 디킨 대학의 강사인 비트리스 알바 박사.
심리 전문 저술가이자 호주 디킨 대학의 강사인 비트리스 알바 박사.

이러한 패턴은 남성이 주도적으로 연애 관계를 이끌어 나가는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에 연구팀은 남성에 대한 여성의 매력도를 조사했다.

여기에서도 남성의 지배적인 특성에 대한 매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러한 연애 관행을 선호하는 여성들이 자신을 페미니스트라고 확인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발견했으며 기사도의 남성을 선호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섹스만을 즐기고 깊은 사랑에는 빠지지 않는 캐주얼 섹스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여성들이 이러한 남성 지배의 연애 협약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 로맨스는 양성평등과 양립할 수 없을까?

구식의 로맨스는 친절하고 심지어 매혹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것이 연애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불평등을 강화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로맨스도 진화한다… “여성 지배 연애도 나올 것”

우리는 심지어 미묘한 형태의 일상적인 성차별, 그리고 여성을 연약한 존재로 보고 보살핌을 필요로 한다는 식의 온정적인 성차별이 여성의 웰빙과 성공에 해롭다는 것을 알고 있다.

사회가 더 큰 성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알바는 “어떤 사람들은 양성 평등이 증가하는 것이 로맨스의 종말을 의미한다고 두려워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녀는 여성들에게 로맨스는 보편적이고 미리 정해진 대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안심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아마도 우리 자신에 대한 더 비판적인 이해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이 정한 단순한 공식을 따르는 것에 대한 애착을 포기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지적했다.

알바에 따르면 보다 더 많은 평등에 기초한 로맨스, 그리고 여성 주도적인 로맨스를 보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낭만적인 사랑의 로맨스도 진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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