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진행중인 와인컨슈머리포트 4.0버전에 대하여

라벨을 마실 것이냐 내 입맛을 찾아갈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뉴스퀘스트=이철형 와인 칼럼리스트 】지난 칼럼에서 와인 컨슈머 리포트 시즌 1.0에서 3.0까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시즌 1.0부터 3.0까지를 보게 되면 일부 아쉬움들이 있었다.

와인컨슈머리포트 1.0 은 와인문화 확산 초창기라고 할 수 있는 2010년 10월(보도는 11월)부터 30개월간 소비자들에게 수많은 와인들 중에서 와인 선택의 기준점을 제시하기 위해 기획되어 특정 가격대, 특정 품종, 특정 나라 등의 주제별로 국내 기수입와인들을 대상으로 전문가와 일반인, 그리고 통합점수 기준으로 1위부터 10위까지를 발표하여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었었다.

하나 당시 1위 와인은 대형마트들에서 불티나게 판매된 반면 2위부터 10위까지는 1위와 점수차이가 불과 1~3점밖에 나지 않는데도 큰 호응을 받지 못해 다양한 와인에 대해 즐길 기회를 제공하자는 또 하나의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2.0버전은 와인문화는 와인과 음식과의 궁합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2014년에 특정 맛집(특히 한식)의 요리와 국내 기수입와인 중 그 요리와 어울릴 만한 와인 몇 종을 선택하여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전문가들간의 음식 맛과 향에 대한 평가의 객관성 확보와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의 종류의 범위 등의 문제로 인해 음식과 와인의 궁합의 중요성을 선구자적으로 부각시키는 선에서 마무리되고 말아 아쉬움이 컸다.

버전 3.0 은 국내 와인문화가 많이 보급되었다는 가정하에 2016년 11월부터 버전 1.0의 업그레이드판으로 소비자 판정단수를 100명으로 늘려서 전문가 판정단과 함께 2017년까지 9회에 걸쳐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 기수입와인을 대상으로 했기에 미수입 와인까지로 확대하자는 당초의 계획은 진행되지 못해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컸다.

이런 진화의 과정을 거쳐 2021년 국내 와인 시장이 빅뱅이라 불리울 정도로 2020년 대비 수입금액 기준으로 약 70%라는 큰 폭의 수입규모 신장을 보임으로써 와인시장이 1단계 성숙기로 완전하게 접어들었다고 보고 2단계 도약을 위해 그동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 와인문화를 선도하는 방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여 기존의 장점은 살리되 아쉬움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4.0 버전을 기획, 진행하게 되었다.

MZ 세대와 다른 세대의 차이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인스타 등 SNS 활동도 활발히 한다고는 하지만 개인주의 성향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나는 나’라는 의식이 또렷한 것 같다.

이는 와인 소비에서도 뚜렷하다.

그래서 현재와 미래의 장기적인 소비자들인 이들에게도 어울릴 것 같은 기획을 한 것이다.

우선 버전 4.0은 평가 대상 와인이 기존 버전 3.0까지와는 달리 미수입와인 위주다.

그리고 다른 국내외의 유명한 와인품평회와는 달리

1) 국내외 품평회에서 입상한 와인

2) 유명 플라잉 와인메이커가 생산하거나 컨설팅한 와인

3) 그동안 국내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나라와 지역의 와인

4) 강소 부띠끄 와이너리의 와인과 라이징 스타 와인

5) 중소수입상이 수입하여 수입되었더라고 널리 알려지지 않은 와인

등을 평가하기로 했다.

여기에 국산와인과 전통주, 민속주의 진흥을 위해 이들에 대한 평가도 1년에 한 두번은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물론 다양한 맥주와 위스키 등의 증류주에 대해서도 기준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기 수입된 것과 미수입된 것을 함께 와인과 별도로 평가기회를 마련해볼 계획도 세웠다.

둘째는 1등만을 선호하는 순위발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등급제를 도입했다.

최고점과 최하점을 제외한 평가점수의 평균값을 구하여 95점이상 그랑 골드, 90점이상 골드, 85점이상 실버, 80점이상 브론즈의 등급제 시스템과 평균점수발표를 병행하여 소비자가 단순히 등수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다양한 와인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셋째는 해외직구가격 수준에서 보다 저렴하게 소비자들이 와인을 구매할수 있게 와인펀드나 공동예약 구매 이벤트를 병행하기로 했다. 미수입 와인 위주이다 보니 국내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와인들이 많기에 평가만 하고 구매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어 공동구매의 기회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림의 떡이 아니라 와인 컨슈머 리포트가 거듭될수록 소비자들은 매월 새로운 와인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평가에 직접 참가하여 자신과 다른 소비자들이 높게 평가한 와인을 구매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내 와인은 내가 평가하여 직접 고른다거나 직접 참가하지는 않더라도 나와 같은 일반 소비자가 참가하여 선택한 와인을 고른다면 와인 애호가가가 되는 과정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는 쓰라린 구매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넷째 와인을 몰라서 판매하지 못하는 카페나 레스토랑 점주들을 위해 WCR 판매자 클럽을 결성하여 와인 컨슈머 리포트에서 입상한 와인을 판매한다면 판매자나 소비자나 판매와 소비에 사이의 정보부족이라는 변수가 사라지게 되어 중소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부가가치 사업기회를 부여할 수도 있고 소비자들도 구매 접근성이 그만큼 커지게 될 것이다.

즉 버전 4.0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미수입와인 평가를 통해 수입할 와인을 직간접으로 선별하고 언론매체를 통한 결과 보도를 통해 자연스러운 상품 홍보가 이루어지게 하여 그동안 와인을 취급하지 못했던 업소들이 쉽게 와인을 판매할 수 있게 하고 소비자들에게도 해외직구가격수준으로 와인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와인 유통 생태계를 조성하여 기존의 샵시장 중심의 와인 유통구조와 충돌하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기회를 보다 다양하게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당연히 해외 생산자들은 굳이 한국까지 비행기타고 날아와서 호텔에 머무르며 대관행사를 한 후 국내 수입에이젼트도 구하지 못한 채 돌아가면서 도대체 왜 수입파트너를 구할 수 없는 지 소비자들은 자신의 와인에 대해 어떤 평가를 했는 지 등에 대한 정보도 얻지 못하고 돌아가게 되어 행여나 생길 수 있는 시간낭비, 돈 낭비도 이 와인 컨슈머 리포트 시스템을 이용하면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오히려 입상하여 중앙일보에 보도된 후에 시음회 등의 이벤트에 자신의 와인을 더 잘 홍보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시즌 4.0은 또 와인전문가 1~2명과 소비자 5~6명이 한팀이 되어 평가하게 하여 소비자들이 와인을 간접적으로 배우는 기회까지 제공한다.

소비자도 전문 와인 평가자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다양한 경험을 들어가면서.

물론 평가한 후의 토론이지 평가전 토론은 금지되어 있다.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이다.

다만 각 와인 종류별로 처음 서로의 기준점을 잡기 위해 평가에 포함되지 않으나 평가는 해야 하는 와인 한병씩을 먼저 평가하게 하여 평가후 점수에 대해 토론하게 하여 서로의 맛과 향 평가 높이를 맞추는 작업을 하여 평가의 객관성과 지나치게 낮은 점수나 높은 점수를 주어 소위 의미없는 평가가 되는 것을 예방하는 시스템은 운용한다.

이 시즌 4.0은 벌써 3회가 지나고 이제 이달 10월 21일에 4차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다.

1회차는 이탈리아의 플라잉 와인 메이커인 로베르토 치푸레소가 직접 생산했거나 컨설팅한 와인이 대상이었고 2회차는 오딧세이에도 나오고 드라큘라 백작으로 유명한 루마니아 와인이 평가 대상이었다. 3회차는 이제는 월드클래스로 손색이 없는 한국와인 즉 한국에서 재배된 포도로 양조한 한국와인에 대한 품평회였다.

4회차는 최근 5여년 사이에 와인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내추럴 와인에 대한 품평이다.

최소한 친환경농법이나 유기농, 바이오 다이나믹 농법으로 재배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자연효모를 사용하고 맛과 향을 조절하기 위한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는 등 인위적 관여를 최소화하고 아황산염 사용을 극도로 최소화하거나 아예 넣지 않는 등 19세기 이전의 양조법으로 만든 와인 25종을 평가할 예정이다.

현재 자주 접할 수 있는 와인과는 다른 내추럴 와인을 한자리에서 25종을 테이스팅함으로써 자주 접하는 와인들과의 차이점이나 유사점을 발견하고 내추럴 와인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와인컨슈머리포트에 평가단으로 참가하고 싶거나 자세한 결과를 보고 싶은 사람은 홈페이지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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